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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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 | 20190563

제천 #1 - 의림지, 박달재 - (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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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 2017/04/04

Travel regions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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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기운이 가득한 자연치유도시 제천

이번은 아름다운 청풍호와 천혜의 자연을 가지고 있는 제천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제천은 충청북도에 위치해 있는데요, 월악산, 소백산, 치악산 등의 높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형태의 도시입니다. 인접한 곳에는 강원도와 경상도가 같이 붙어 있어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로 알려져 있지요.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곳 1박2일 제천여행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수리시설 '의림지'

삼한시대에 축조된 의림지(義林池)는 김제의 벽골제, 밀양의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수리시설로 불리고 있습니다. 호반의 둘레는 1.8km이며 저수량이 50만㎥이고, 수심은 최대 13미터의 큰 인공 저수지랍니다.



의림지로 들어오니 제천의 마스코트인 박달신선과 금봉선녀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제천에는 이 둘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노래의 본향인데요, 다음 편에서 이 둘에 대한 전설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고 오늘은 살포시 산책이나 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충청도를 왜 '호서(湖西)'라고 부르는지 아시나요? 여기서 말하는 '호서'는 호수의 서쪽을 말하는데요, 이는 의림지의 서쪽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제천의 옛 이름이 '내제(奈堤)'라는 것도 '큰 제방'을 의미하는데, 이것에서 비롯된 이름이랍니다.



의림지 길을 걷다 보면 규모가 크진 않지만 조그만 놀이시설도 있습니다. 마치 인천의 월미도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인데요, 아기자기한 놀이기구가 있어 매우 정다운 곳이더군요. 안에는 타가디스코도 있고 바이킹, 범퍼카, 회전목마 등이 있으니 자연과 더불어 다양한 연령층을 만족시킬 수 있겠더군요.



호수 가운데는 불쑥 올라온 섬이 하나 있습니다. 물론 인공호수이니 저 섬도 인공 섬인데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호수 풍경에 방점을 찍는 멋진 섬이었습니다. 여기서 탈 수 있는 오리배나 보트를 빌리면 가까이 접근해 볼 수 있어요.



인공연못 치고는 규모가 상당합니다. 호수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1.8km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는 30분 정도 걸리는데요, 오르막이나 내리막길이 없고 계단도 전혀 없기 때문에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돌아보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 나무데크로 잘 마련된 산책로를 살포시 걸어보겠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늦어지는 장마로 수위가 많이 떨어졌더군요. 개울물이 흘러 들어오는 끝부분에는 모래를 들어내고 있네요. 하지만 워낙 큰 호수라 아직 물은 많~이 있어요!



호수 옆을 걷다 보면 독특한 바위 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손으로 직접 만져보니 실제 바위였는데, 이곳은 자연적으로 생긴 게 아니라 바위를 이용해 만들어 낸 인공폭포랍니다. 이 위로 물이 흘러 호수로 빠져들게 되어 있지요. 그런데 지금은 물이 없어 폭포는 흐르지 않더군요.



바위 동굴을 빠져나오면 '2007.05… 어느날'이라는 작은 카페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사용하던 의자가 인상적이네요. 2007년 5월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주인장이 없어 물어보진 못했는데 궁금하네요.



의림지 끝에는 물을 다른 지역으로 내려 보내는 계곡과 연결돼 있는 지점이 있는데, 이곳이 절벽이에요. 물을 방류할 때는 아마 폭포가 되지 않나 싶군요. 깊이가 4~50미터는 돼 보이는 멋진 곳이었어요 사진으로 원근감이 잘 표현되지 않아 아쉽네요.



여기서 오리배와 노를 저어 가는 보트를 빌릴 수 있나보네요.



제천에 KBS 대표예능인 1박2일이 다녀갔었어요. 이때 의림지와 박달재, 그리고 청풍문화재단지를 다녀갔었는데요, 거기는 다음 편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보트 대여료는 이렇게 됩니다. 오리배(로맨스) 3인승은 30분에 12,000원하네요. 노를 젓는 보트는 3인승 1시간에 1만원이니 그리 비싸지는 않네요.



누군가 오리배를 타고 호수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떠 있는 오리배가 꽤 운치 있어 보이는데요?



절반쯤 걸으셨다면 중간에 식당과 매점이 있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나무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다시 걸어갑니다.



지금은 현대화되어 꼭 이 물이 아니더라도 농사를 지을 수 있겠지만, 옛날에는 이 물에 의지하며 가족들을 먹여 살렸던 없어서는 안될 기특한 물이었겠죠. 의림지는 제천 10경중에서 제1경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에요. 특히 맑은 가을날 오시게 된다면 호수에 비친 파란 하늘이 기막힌 장관이 연출됩니다.



길 옆 벤치에 잠시 앉아 커피를 마시며 물에 비친 소나무를 구경합니다. 사진으로 제가 느낀 감정을 모든 걸 표현할 수 없는 게 참 안타깝네요. 잔잔한 호수에 새들이 재잘거리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물에 비친 나뭇가지가 일렁거립니다. 참 기분 좋은 산책이네요.



호수 주변 산책로에는 수령이 200-300년 된 소나무와 버드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이런 멋진 길을 훼손하지 않고 수백 년 동안 지켜주신 조상님께 참 감사한 마음이 드네요.



제천 제1경이라고 할만 하죠? 다른 곳을 소개해드리기 위해 빠른 걸음을 걸어야 하지만, 벤치에 앉아서 이 풍경을 보고 있자니 시간이 금세 흘러갔습니다.



호숫가 산책로 옆에는 영호정(暎湖亭)이란 정자가 보이는데요, 1807년(순조 7년)에 이집경이 건립되었는데 6.25때 파괴되었다가 1954년 후손인 이범우가 중건했습니다. 단단한 석주 위에 지어진 영호정을 보고 있으면 구한말 일제에 항거하며 나랏일을 걱정하던 제천의병들의 기개를 느낄 수 있습니다.



비가 오질 않아 물이 많이 빠졌지만 여전히 의림지의 물은 맑디 맑습니다. 호수에서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절경이 펼쳐지지요. 정말 예쁜 곳이었습니다.



호수에는 작은 물고기부터 어른 팔뚝만한 큰 물고기까지 살고 있더군요. 이곳은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라 낚시를 좋아하신다면 도구를 챙겨오는 것도 좋겠습니다, 대부분 베스가 낚이기 때문에 손맛을 즐길 분들에겐 강력추천 되겠습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호수가 꽁꽁 얼어붙는데요, 여기서 호수에 구멍을 뚫고 빙어낚시도 할 수 있어요!



사진을 거꾸로 뒤집으나 바로 하나 멋진 풍경이 열려 있습니다. 제천에 이곳이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했을까요?



도로와 맞닿은 곳으로 걸어 나오면 독특하게 생긴 널찍한 바위 옆에 '통합기준점'이란 돌멩이가 하나 박혀있네요. 이 표시는 대한민국 국토교통부의 국토지리정보원이 표시한 국가기본측량의 기준점입니다. 이 지점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땅의 위도, 경도, 고도 등을 표시하게 되지요.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네비게이션과 스마트폰 지도의 좌표 기준점이 되고 있답니다. 신기하죠?



호수 주변에는 돗자리를 펴고 한가로이 휴식을 즐기는 연인도 있고, 가족들끼리 나온 여행객들도 많이 있더군요. 물고기도 많이 살고 있어 아이들과 이야깃거리도 많고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어요.



길 옆에 심어져 있던 살구나무. 제천에는 가로수로 벚꽃나무도 많지만 유난히 살구나무와 매실나무가 많았어요. 살구는 6월말~7월에 열매가 노란빛을 띈 붉은색으로 익는데요, 지금 모두 익었더군요.



나무 아래 가만히 앉아 있어도 바람에 살구가 우수수 떨어지기 때문에 하나 주워 먹었습니다. 정말 새콤달콤 맛있네요. 낮은 나무는 방역을 하기 때문에 그냥 먹으면 안 되는데요, 높은 나무는 괜찮습니다. 그래도 가지고 있던 생수로 쓱쓱 씻어서 먹었지요. 방금 떨어진 살구열매 맛이 끝내줍니다!!!



길 옆에 아무렇게나 핀 민들레 홀씨를 훅~ 불어가며 걷는 정말 산뜻한 산책이었어요. 제천에서 의림지가 왜 제1경인지 도착하는 순간 아시게 될 거에요. 제천여행 코스를 짜고 계신다면, 반드시, 기필코 이곳은 가봐야 할 곳입니다. 추천합니다.


Map

주소 : 충청북도 제천시 모산동 241

전화 : 043-651-7101



울고 넘는 '박달재'


해발 453m에 위치한 충북 제일의 고갯길인 박달재는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애절한 전설이 서려있는 대중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고갯길은 충주와 제천을 잇는 유일한 길로 차와 사람으로 북적대던 곳이었지만, 1997년에 박달재터널이 개통되어 한적해져서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 드리는 곳입니다.



오르막을 올라가는 길 옆으로 벌통이 잔뜩 쌓여 있군요. 조심스레 구경가려는데 벌들이 귀 주변에서 위윙거리네요.



가까이 다가가보니 진짜 벌들이 살고 있는 벌통이 맞네요. 주변에 꽃들도 많이 있고 깊은 산속이라 먹이가 많은가 봅니다.



벌통에서 조금 더 올라오니 길 오른쪽에 성황당이 보이네요. 이곳은 금봉이가 박달도령의 장원급제를 빌던 곳인데요, 여기를 지나는 분들은 꼭 돌 하나를 올려놓고 가세요. 옛날부터 성황당(서낭당)을 지날 때는 돌 세 개를 던지고 가면 재수가 좋다라는 말이 있죠.




표지판이 없다면 숲 속에 뭐가 들었을지 전혀 눈치챌 수 없도록 울창한 숲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입구에는 금봉이와 박달도령의 장승이 으스스하게 서 있네요.



올라오니 소원을 비는 작은 성황당과 오른쪽에는 돌탑이 서 있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니 먼저 돌탑에 돌을 3개 쌓고 소원을 빌고……



성황당 안에서 또 다시 다른 소원을 빌었습니다. 박달재 지나신다면 꼭 여기서 소원을 빌고 가세요. 혹시 알아요? 소원을 덜컥 이뤄줄지요?



걸어가는 길 옆으로는 아이들이 '계란꽃'이라고 부르는 개망초가 여기저기 피어 있습니다. 한국의 들꽃은 참 예쁜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랍니다.



제천과 충주를 잇는 산길의 정상인 박달재에 올랐습니다. 주차는 주변에 무료 주차장이 있기 때문에 주차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터널이 생기는 바람에 이 길을 지나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어 요즘은 사랑을 테마로 한 관광지로 탈바꿈 시키고 있었습니다. 길 오른쪽과 왼쪽으로는 조각공원과 목각공원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고 있네요.



금봉낭자는 무슨 소원이 있길래 저렇게 간절하고 기도를 하고 있을까요?


☞ 이루지 못한 아픈 사랑

옛날 박달도령이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는 길에 이 고개를 넘어 아랫마을 백운동 평동의 한 마을에 이르렀습니다. 이곳에서 박달은 금봉을 만나 몰래 사랑을 나누었고, 과거에 급제하고 돌아와 백년가약을 맺겠노라고 언약을 맺었습니다. 금봉이는 도토리묵을 박달이 가는 길에 요기하도록 허리춤에 매달아 주었습니다.

박달이 떠나고 금봉이는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고, 한편 과거에 낙방한 박달은 금봉이를 만날 면목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슬픔에 잠긴 채 금봉이를 찾았지만 금봉이는 기다리다 지쳐 3일 전에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박달은 식음을 전폐하고 슬피 울었습니다.


이때 박달이 고갯마루 방향을 바라보니 꿈에 그리던 금봉이가 춤을 추며 고개 쪽으로 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박달은 금봉을 잡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 했지만 손에 미치지 않았고, 금봉을 끌어 안으려 했으나 허공 속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고 말았지요. 그렇게 이 고개는 박달도령의 이름을 딴 '박달재'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공원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작은 동물들을 키우고 있더군요. 이 토끼들 정말 정말 귀엽습니다. 바닥에는 얘네들이 먹는 토끼풀이 놓여져 있는데요, 조금 주면 모두 몰려와 먹이를 먹습니다. 어찌나 귀여운지……



나더러 먹이 계속 달라고 철조망에 귀여운 발을 걸치고 있는 거 보세요. ^^*



여기는 닭과 병아리가 자라고 있군요. 애들 상태도 건강하고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어 재미있더군요. 아이들 오면 까르르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고개 너머로는 충주시가 보이네요. 이 길을 내려가면 금봉낭자가 살았던 충주시 백운면이 나옵니다.



길가에 핀 무늬잎수국에 아까 봤던 벌통에서 나온 벌이 붙어 있군요. 무늬잎수국은 주변의 널찍한 잎을 가진 꽃처럼 생긴 것은 위장이고, 가운데 몽글몽글 모여 있는 작은 것들이 꽃입니다. 벌은 귀신같이 꿀 냄새를 맡고 꽃에 달라 붙어 있네요. 한 송이만 꺾어도 꽃다발이 될 것 같죠?



그 사랑이 얼마나 애절했던지 공원에는 여기저기 그들의 사랑을 테마로 한 조각품들을 전시하고 있어요. 사진 찍기에도 참 좋도록 해 놨네요.



금봉낭자의 혼령을 보고 달려가 안으려고 했던 박달도령을 형상화했나 봅니다. 이 전설이 사실이라면 참 안타까운 이야기죠. 쇠도 녹일 것 같았던 펄펄 끓는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아픔은 상대가 죽지 않아도 아픈 법이니까요.



길 건너편에는 또 다른 공원이 조성되어 있군요. 저기도 들어가 보겠습니다.



박달재 목각공원이네요. 나무로 조각을 해뒀나 봅니다.



숲을 해치고 낸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면 길 옆에 만들어 놓은 나무 조각들을 만날 수 있어요.




박달이와 금봉이의 한풀이를 위해 길 옆으로는 두 인물 중심으로 목각공원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조각들은 모두 기다림과 그리움을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볼거리를 찾기 보다는 그들의 전설을 통해 사물을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언덕을 하나 올라와서 우리가 방금 보았던 공원을 내려다 보면 이렇게 생겼군요. 어디든 올라와서 전체를 내려다 보면 참 아름답습니다. 마치 우리 인생처럼요!



이곳은 큰 구경거리를 찾으러 오신다거나 뭔가 색다른 걸 찾으러 오신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노랫말에 얽힌 전설과 그 전설을 형상화 한 조각들을 보며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에 대해 공감하는 곳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한국인의 정서에 녹아 있는 애타는 한(恨)을 되돌아보는 곳이라고 할까요.


Map

주소 :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 의암로 1길 8 (원박리 980)

전화 : 043-642-9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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