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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3 -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원대리 자작나무숲’ - (한국여행)
 | Holiday Journal
最終更新日 : 2017/03/03

旅行地域 : South Korea
 | 閲覧数 : 9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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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대규모 자작나무숲이 있습니다.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에 있는 국유림인데요. 몇 년 전 이곳을 찾았지만 출입통제기간에 묶여 그냥 발길을 돌려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5월 15일부터 10월 말일까지는 출입통제가 풀립니다. 자작나무는 비교적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나무에요. 백두산에도 울창한 자작나무 숲이 있고, 영화 <닥터 지바고>의 배경도 시베리아의 드넓은 자작나무 숲이었죠. 한국에도 제법 큰 자작나무 군락지가 바로 강원도 인제에 있습니다. 걸어 올라가긴 조금 힘들지만 올라가면 절대 후회는 안할 멋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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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탐방로 코스는 4개로 나뉘어져 있어요. 1코스 자작나무 숲 900m, 2코스 치유코스 1.5km, 3코스 탐험코스 1.1km, 4코스 힐링코스 2.4km 이렇게 됩니다. 언뜻 보기엔 1코스가 제일 쉬울 것 같은 착각이 들죠?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어요. 1코스 자작나무 숲까지는 3.2km 산길을 걸어 올라가야 해요. 임도를 따라 1시간 20분 가량 오르막을 오르면 비로소 900미터 1코스가 시작됩니다. 1코스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총 거리 왕복 8.2km 정도 되는데, 시간은 3시간 30분 가량 소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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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자작나무가 있을 걸로 예상했어요. 900미터 짧은 코스는 1시간 정도 걸릴 걸로 생각하고 여길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등산을 하게 되어 여행 계획을 조금 수정해야 했어요. 혹시 저처럼 준비없이 오실까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운동화 신으셔야 하고요, 물 꼭 챙기세요. 올라가면 물 마실 곳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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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초소를 조금 올라오니 신비탈에 자작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반갑습니다. 평일에 찾았더니 사람도 별로 없고 호젓한 숲속에 햇빛이 쏟아지는 모습이 상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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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스 입구까지 약 1시간 20분 가량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가는 내내 자작나무가 빼곡히도 심어져 있네요. 이 나무가 추운지방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북한에도 대규모 자작나무 군락지가 있다고 하던데, 북녘땅의 눈부신 하얀 나무들도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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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위해 길은 내었지만 자연 훼손을 최소화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화장실도 1코스와 거기까지 올라가는 임도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고요, 물을 마실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시설이 되어 있으면 사람은 편리하겠지만 자연은 또 그만큼 살을 깎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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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20분의 트래킹을 얼렁뚱땅 사진 한두장으로 뛰어넘어 1코스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 세겨진 나무 조각상 옆으로 들어가면 하얀색 수피가 눈부신 아름다운 숲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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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있는 줄 알았다면 엽서라도 한장 써올걸 그랬나요? 얼마전 베트남 호치민의 한 우체국에서 엽서를 썼었는데, 잊을만 하니 집에 도착하더라고요. 1년 후 편지를 받는 것도 이곳이 다시 추억할 수 있는 매력이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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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들어오자마자 온 사방에 끝도 보이지 않는 자작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요. 3.2km 걸어 올라올 땐 힘들었는데, 여기서 그 보답을 확실히 받는 느낌입니다. 실제 눈으로 보면 훨씬 더 장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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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더운 날씨였지만 나무 잎들이 하늘을 덮고 있어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느낌이 들어요. 너무 아름다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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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시 내려갈 때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건 산행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겠죠? 제가 추천드리는 코스는 1코스 자작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3코스와의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때 3코스인 탐험코스(1.1km)를 따라 내려오다 안내소 방면으로 내려가시는 걸 추천하고 싶네요. 2코스는 계곡은 있지만 자작나무가 없고 야산을 넘어야해서 조금 힘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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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는 불태우면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보통 20미터 높이로 자라는데, 하얀색 수피는 겉면에 기름기가 있는 밀랍가루 같은 걸로 덮여 있고, 안쪽은 종이처럼 갈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껍질을 촛불 대용으로 불을 밝히기도 했고, 종이로도 사용했다고 하죠. 지금도 결혼식을 화촉(華燭)을 밝힌다고 말하는데. 화(華)자가 자작나무를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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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고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숲은 처음 만납니다. 구불구불 길을 돌면 또 감탄하고 또 올려다 보고 두리번 거리게 됩니다. 참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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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이리저리 길만 보이면 들어가 보고 눈에 담고 그러고 있습니다. 이 숲은 산림청에서 41만평에 70만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어 조성한 곳이에요. 2008년부터 숲 유치원으로 개방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일반에게 개방한 것은 몇 년 전인 2012년부터라 아직 못 가본 분들이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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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에 하트모양 나무 그루터기 의자가 있어 잠시 앉아 쉬어갈 수 도 있네요. 임도에는 길이 꺾이는 부분에 벤치가 있지만, 자작나무 숲 안에는 인위적인 벤치 같은 건 없습니다. 그런데 쉬면서 이메일도 확인하고 페이스북에 사진도 올리려고 하는데, 워낙 깊은 산 속이라 여기선 핸드폰도 안터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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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만 돌아보는데는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는군요. 그런데 굉장히 아름다워서 그런지 1시간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나와 3코스로 내려갑니다.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하다보면 마치 시베리아나 북유럽에서 본 이국적인 경치를 인제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인제여행에선 입산통제구기간이 아니라면 기필코 가서 보고와야할 곳입니다. 그대의 취향저격을 제대로 해줄거에요!


Map

+ 주소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763-4

+ 전화 : 033-460-8036 (인제국유림관리소)

+ 운영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 출입통제기간 : 2월 1일~5월 15일, 11월 1일~12월 15일


holidayjournal,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麟蹄, 院垈里, 白桦树林, 院垈里のシラカ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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