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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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2 - 김광석길, 경상감영공원, 서문시장, 앞산공원 - (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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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終更新日 : 2017/04/06

旅行地域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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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행 이튿날. 국민 가수, 시대의 목소리 김광석 길에 가기 위해 경대병원역을 찾았습니다. 3번출구로 나와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방천시장과 신천대로 옹벽 사이의 김광석 길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입구부터 금속부품들로 아주 멋지게 장식되어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감이 예술적입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나간 가수 김광석. 지금 그는 그를 위하여 조성된 거리에서 영원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공휴일이 아닌 날에는 일정 시간에 거리 전체에 그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고 하네요. 그의 목소리와 노래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사진 속 저 자리에 앉아 그를 추억했을 겁니다.




김광석 거리 옆의 골목들에는 어딘가 예술적인 향기가 나는 가게들이 있습니다. 김광석의 음악뿐만 아닌 지금 새롭게 태어나는 음악과 미술, 그 밖의 온갖 문화들이 말을 거는 것 같습니다. TV 프로그램 <히든싱어> 김광석 편에 출연했던 채환 씨의 콘서트도 이 곳에서 정기적으로 열린다고 합니다.




벽화로 가득한 골목길 벽 곳곳에 김광석의 모습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한번쯤 들어봤을, 그리고 추억 속에 존재할 주옥 같은 가사들이 쓰여져 있습니다. 그는 그 당시 젊은이들의 사랑과 꿈을 노래한 가수였기에, 많은 이들에게 이 길은 자신의 추억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길이 될 것 같습니다.





골목 곳곳 탐방 중 어릴 적의 향수를 자극하는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지금은 '4대악'(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 중 하나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전국 '국딩'과 '초딩' 들에게 쏠쏠한 재미가 되어주었던 온갖 불량식품들이 보입니다.

지금은 택도 없는 이야기지만 어릴 적에는 100원만 있어도 문방구에서 입안을 즐겁게 해주는 사탕이며 젤리며 껌을 살 수 있어 기뻐했었죠. 딱지와 옷 입히기 스티커, 그리고 언제적 교과서인지 모를 읽기 책도 보입니다. 추억에 젖어 푼돈으로 군것질을 하고 다시 걸었습니다.




김광석 동상 앞에서 그의 음악혼을 빌려와서 이런저런 포즈로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왠지 197-80년대의 감성이 묻어나는 분식집이네요. 금방이라도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흘러 나올것만 같습니다. 다음에 오면 꼭 '김광석길 세트'를 먹어봐야겠습니다.




자유롭게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담벼락. 한 아이가 열심히 하트를 그리던 중 저에게 딱 걸렸습니다. 다음에 또 찾아와 자기 글씨를 찾으며 추억을 되짚는 재미가 있겠네요.






그 다음에 방문한 곳은 경상감영공원입니다. 선화당은 이 곳에 있는 경상감영의 정청(政聽)으로 관찰사가 집무를 맡아보던 곳이라고 하네요.

지금으로 치자면 시청이나 도청 정도 되는 관아건축입니다. 원래 경상도 감영은 경상북도 안동에 있었는데 1601년 대구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대구가 그 당시 경상도 일대의 상권을 꽉 잡고 있어서 권력까지 이동한 것 같습니다.


경상감영공원 바로 옆에는 대구근대역사관이 있습니다. 1932년 완공된 건물로 원래는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이었다고 합니다.

1954년부터는 한국산업은행 대구지점으로 쓰이다가 2011년 대구근대역사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1층 상설전시장에 들어서면 일제시대 당시의 조선식산은행실 모형이 있어 은행 금고에 직접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부영 버스 탑승 체험 코너도 있는데, 귀여운 대구 사투리를 쓰는 버스 안내양과 함께 근대기의 대구 시내를 한 바퀴 돌 수 있습니다. 지금껏 본 대구의 역사적 건물들과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장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근대기에 문화를 이끌었던 도시 중에 하나가 대구였다니 처음 안 사실이었습니다. 여러 동인 문예지의 실물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를 경제적으로 착취하는데 쓰였던 일제의 기구가 지금은 근대사를 알려주는 박물관이 되어 여러 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약전 골목 옆에는 염매시장이 있어 쏠쏠한 구경거리가 됩니다. 반찬거리를 파는 집이며 떡집이며 공휴일이지만 명절 막바지 손님을 잡느라 분주합니다.





서문시장을 찾아가던 도중 눈을 잡아 끄는 <구암서원 가는 길>이라는 표지가 있어 따라가보았습니다. 이런 좁은 골목길에 설마 했는데 정말 번듯한 서원이 나왔습니다.




주택과 높은 담이 늘어선 골목길 한 가운데에 마법처럼 탁 트인 잔디밭과 서원이 나타났습니다. 시끄럽게 차들이 지나다니는 큰 길이 바로 주위에 있다는 게 잊혀지는 경관입니다. 관리자 한 분만이 있을 뿐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방문하는 이도 적은 듯 합니다.




널따란 대청마루에 앉으니 앞 뒤로 바람이 통해 시원합니다.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예약하면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대구' 하면 덥고 복잡한 대도시의 이미지만 떠오르는데 이곳에서 도시 속에서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드디어 서문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에 남대문 시장이 있다면 대구에는 바로 이 시장이 있지요.한때는 지하철 역 이름이 '서문시장역'이었을 정도로 대구의 대표 시장, 서문시장은 대구 먹거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입니다. 칼국수, 수제비, 칼제비, 비빔밥 등 여러 가지 저렴한 먹거리가 발길을 잡아 끕니다. 이미 가게는 사람으로 북새통이네요.




사람들이 줄을 서서 호떡을 사길래 저도 사먹어 봤습니다. 호떡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호떡은 반죽 안에 설탕과 씨앗, 견과류를 잔뜩 넣어 즉석에서 기름에 튀겨내는 호떡입니다. 유독 사람이 많이 몰려 너도 나도 사먹는 것이 신기했던지 지나가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멈춰 이게 뭐냐고 묻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데리고 놀러온 듯한 청년이 'H-O-D-D-U-K' 이라고 명쾌하게 대답해주었습니다. 금방 기름에서 건져 올린 호떡에 입이 댈세라 호호 불며 단숨에 먹어치웠습니다. 시장 음식답게 속이 알차고, 온종일 돌아다닌 터라 무척 달콤했습니다.




호떡으로 군것질을 한 후, 본격적인 식사를 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비빔밥 한 그릇을 먹었습니다. 여러 가지 종류의 채소와 김, 깨와 참기름, 고추장에 쓱싹 비벼 맛있게 해치웠습니다. 여기저기서 '칼제비'를 많이 주문하던데, 칼국수와 수제비를 섞어 한 그릇 주는 걸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다음에 오면 칼제비와 납작 만두를 사먹어 보고 싶어집니다.






저녁으로는 든든하게 삼겹살을 먹으러 갔습니다. 두툼하니 육질이 좋은 삼겹살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었습니다. 푸짐하게 온 가족이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좋은 품질의 고기도 이 가게의 장점이었는데, 후식으로 나오는 잔치국수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습니다. 고깃집 후식용 국수가 다 거기에서 거기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성껏 낸 국물에 제법 구색을 맞춘 고명까지 속이 알찬 국수였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빙수가 대유행입니다. 원래 빙수는 남녀노소 좋아하는 여름철 간식이었지만, 요즈음 들어 더더욱 여러 가지 빙수가 한여름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우리나라의 극서지라는 호칭에 어울리게 대구에는 아직 무더운 기운이 남아있어서, 매일 빙수와 함께 했습니다. 어제는 기본에 충실한 빙수를 먹었다면 오늘은 '설빙'의 화려한 고명이 올라간 빙수를 선택했습니다.

빙수의 종류가 많으니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빙수 한 그릇의 가격이 조금 센 편이지만 그만큼 푸짐한 토핑이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인절미 빙수는 처음 먹어봤는데 고소하고 고운 콩가루가 입맛을 돋구어 주며 우유 얼음과 찰떡궁합을 이루어서, 모두에게 권해주고 싶었습니다.


'설빙'은 빙수를 부르는 대구의 옛말에서 유래된 가게 이름으로, 대구에서 시작해 입 소문을 타며 전국으로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요즈음 서울에서 '설빙' 한 번 갔다 오는 것이 유행일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날이 화창한 오후에는 대구 시민이면 다 안다는 그 곳, 앞산공원에 올라왔습니다. 원래는 다른 이름이 있었지만 모두 '앞산' 이라고 부르다 보니 진짜 공식 지명이 앞산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앞산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동네에 있는 작은 동산 같은 느낌이 들지만 사실은 여러 등산객들이 찾는 상당한 규모의 산입니다. 동시에 경사도가 낮은 지점들로 이어져서 가볍게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앞산자락길'이 있어 가족과 연인 들이 나들이도 많이 오고 있습니다.




앞산을 즐기는 여러 경로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지나 조금 걸으면 <낙동강 승전 기념관>이 있습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와 관련해 전사한 군인과 희생된 시민을 추모하기 위하여 세워진 기념관입니다.

지금도 대구의 중고등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이 역사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한다고 합니다. 2층 규모의 전시관은 휴관이라 앞뜰에 전시되어 있는 탱크와 전투기들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꽤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전쟁 영화 혹은 게임에서나 봤던 여러 가지 종류의 탱크와 전투기가 한국전쟁 당시에 쓰이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학도 의용군들을 기념하는 동상과 글도 있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너무나도 꽃다운 나이에 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에 휩쓸려 스러진 청춘들을 생각하니 잠시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때 누가 잘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하며 눈을 벌겋게 뜨고 잘잘못을 가리기 보다는 같은 민족 간의 전쟁이라는 그 극단적 상황이 부른 비인간성을 기억하기 위해 전쟁을 공부하고, 기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운 공원이 된 이곳이 영원히 이 모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말이죠.




올라서면 대구의 전경이 한 눈에 담긴다는 앞산 전망대에 가기 위해 저는 케이블카를 택했습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표를 끊고 케이블카에 탑승합니다.




다섯 명 정도 탈 수 있는 조그만 케이블카를 예상했는데 마치 전차 한 칸에 탄 것처럼 넓은 규모에 수많은 사람을 싣고 케이블카는 잘도 올라갑니다.

뒤를 돌아보니 큰 창문 너머로 지금까지 올라온 길이 아스라히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케이블카 안에서 본 풍경도 충분히 멋있는데 정상에 도착해 보는 전경은 어떨지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15분 정도 산길을 따라가야 전망대가 나옵니다. 울창하게 늘어진 나무들 사이로 청명한 가을 하늘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수다도 떨며 걷다 보면 어느새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20여 년 전 대학생이던 시절 이 곳에 올라왔을 때는 이렇게 멋있는 입구가 없었는데, 마치 서울의 남산타워처럼 사람이 많이 찾는 대구의 명소가 되자 이런 것도 생겼나 봅니다. 커다란 네모 모양의 입구가 마치 그 뒤로 보이는 전경을 담는 하나의 창문 혹은 액자 같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파란 하늘이 넓게 펼쳐진 밑으로 대구 시내가 한 눈에 담깁니다. 통 유리가 전망대를 둘러싸고 있어 시야가 뻥 뚫려서 마치 하늘 정원에라도 올라온 것 같습니다.




크고 넓게 펼쳐진 도시를 성곽처럼 두른 산맥들이 보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또 걷고 걸으며 올라온 만큼, 아니 기대이상의 극적인 전경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깝고도 끝없는 하늘과 함께 풍경을 보는 사람들도 사진에 담깁니다. 그들 자신도 하나의 풍경이 됩니다.




앞산에서 그대로 걸어 내려오다 보면 대구 젊은이들은 다 안다는 앞산 맛 둘레 길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현충삼거리에서 앞산 빨래터공원에 이르기까지 1.5km 구간에 30여 개에 달하는 갤러리와 카페, 레스토랑이 이 길에 밀집되어 있어 하루를 완성하는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에 제격입니다.




<국수> 라는 범상치 않은 상호의 식당입니다. '온통 서양식 레스토랑이 멋을 부리고 있는 이 길에서 웬 국수집이람?' 하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니 '이탈리안 국수'를 파는 집이었습니다. 스테이크와 파스타가 메인 메뉴이고, 건강한 재료와 조리법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담백하고 건강한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린 음식들이었습니다. 특히 버섯과 루꼴라가 어우러진 샐러드에 자꾸 손길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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