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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11 - 구문소, 맛집 '초막고갈두' - (한국여행)
 | Holiday Journal
最終更新日 : 2017/02/27

旅行地域 : South Korea
 | 閲覧数 : 357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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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산을 뚫고 흐르는 국내에서 유일한 곳! 태백 '구문소'


대한민국에서 흐르는 강물이 산을 뚫고 지나가는 곳이 딱 한 곳 있습니다. 바로 태백시에 있는 구문소(求門沼)란 곳인데요, 낙동강의 최상류인 황지천 물이 오랜 세월 바위를 때려 구멍을 내고 흐르는 곳입니다. 고여있던 물이 결국 구멍을 내자 석문(石門)이 만들어지고 흐르는 물살로 소(沼)를 이루었는데 그래서 이름이 지금도 구멍소, 구문소라 불리고 있습니다. 이 주변이 현재 천연기념물 제41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지역사람들은 강물이 산을 뚫고 흐른다 하여 '뚜루내'라고도 부르는데요, 바위 위로 자라난 소나무와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입니다. 구문소의 높이는 20-30미터 정도인데요, 석문 위로 살짝 보이는 정자는 '자개루'인데 예전부터 시인이나 묵객들이 자주 찾았다고 합니다. 강물이 산을 넘는 독특한 구조의 이 도강산맥(渡江山脈)은 지금으로부터 약 1억 5천만년에서 3억년 사이에 만들어졌는데 한국에선 유일한 곳입니다.




이곳을 흐르는 물은 모두 낙동강의 지류지만, 이렇게 뚫리기 전에는 사진 반대편은 황지천, 사진을 담은 이쪽은 철암천이 흐르고 있었는데요, 이곳에는 전설이 하나 내려오고 있습니다. 구문소가 생기기 전에 높다란 석벽을 사이에 두고 백룡과 청룡이 석벽 꼭대기에서 낙동강의 지배권을 두고 싸웠는데 좀처럼 승부가 나질 않아서 백룡이 꾀를 내어 바위에 구멍을 뚫고 청룡을 제압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오랜 세월 동안 물의 힘만으로 구멍을 낸 것이 정답이겠지만, 오히려 청룡과 백룡이 싸우다 뚫렸다는 게 비교적 현실감이 더 있는 것 같네요.




구멍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누가 적었는지 알 수 없는 한자(漢字)가 적혀 있습니다. '오복동천 자개문(五福洞天 子開門)'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조선 '정감록'에 의하면 '낙동강 최상류에 가면 더 이상 갈 수 없는 석문이 나오는데, 이 문을 지나면 이상향이 나온다.'라고 했습니다. 자개문(子開門)이란 말은 자시(子時, 오후11시~오전1시)에 열린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자시에 열리는 이곳을 통과하면 오복이 있는 무릉도원(태백)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겠네요.




구문소 바로 옆으로는 큰 바위에 구멍을 뚫어 차량이 지나갈 수 있는 도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크기를 가늠하시라고 사람이 있는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이 바위에 낸 구멍은 1937년 일본이 석탄을 강탈해가기 위해 도로를 내려고 뚫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자원의 보고인 태백을 그들이 그냥 둘 리가 없었죠. 그런데 굴 윗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우혈모기(禹穴牟奇)'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뜻은 '중국 우왕이 뚫은 석굴과 기이하리만치 닮았다.'는 뜻인데, 일본인이 자원강탈을 위해 뚫어 놓고 우왕처럼 태백주민을 위해 한 일인 것 마냥 선전을 위해 적어놓은 글귀입니다.




이 굴을 뚫으려고 태백 주민들 강제 동원해서 하지 않았겠습니까? 제주도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있는 구멍이란 구멍은 죄다 우리나라 농부들 끌고 가서 밥도 안 먹이고 일을 시켰다죠. 태백여행과는 관련 없는 말씀이지만 아무튼 그랬습니다.




시원스레 구멍이 뻥~ 뚫려 있지만 바로 옆으로 동점터널이 생겨서 지금은 이곳으론 차량이 많이 다니지 않습니다.




구멍을 들어오면 황지천을 만나게 되는데요, 여기서부터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4km의 자연탐방로가 이어집니다. 이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유는 화석의 흔적에서 이곳이 원래 바다였다는 증거가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바로 위로는 '태백 고생대 자연사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같은 연유에서 설립되었어요. 지구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은 교실과도 다름없는 곳입니다. 약 3-5억년 전 고생대에 생긴 이곳은 바다환경에서 생성된 석회암인데요, 다양한 퇴적층구조에 삼엽충 화석까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지질과학 체험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구문소 위에 자개루란 정자가 하나 있다고 말씀 드렸었는데요,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수억 년 전에 이곳은 바다였지만 지금은 봉긋 솟아올라 모두 산이 되었습니다. 주변 어디로든 잠시 눈을 돌려봐도 독특한 기암괴석과 퇴적층을 만나게 될 겁니다. 저 바위는 동점터널 옆으로 올라선 작은 산인데요, 역광 때문에 사진이 흐릿하지만 실제로 보면 꽤 장관인 풍경입니다. 태백여행에서 차를 타고 지나다 잠시 들러 구경해보세요.


Map

+ 주소 :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 산 6-3



두부조림 맛이 기가 막힌 태백맛집 '초막고갈두'


태백은 온통 산으로 둘러쌓여있는 도시라 황지동 중심가를 제외하고는 맛집이 별로 없습니다. 중심가를 벗어나면 구불 구불한 도로에 고지대를 올라갔다 내려갔다해야해서 찾아기기도 힘들고 개발이 안되어 오지와 같이 한산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겨울이면 폭설과 한파가 자주 반복되기 때문에 평지를 벗어나는게 쉽지많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심가에서 뚝~ 떨여져 황지동 끝머리에, 그것도 주위 아무것도 없는 산 중턱에 자리잡은 '초막고갈두'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조림전문식당인데요, 얼마나 맛있는지 꽤 높은 오르막길인데도 눈오는 날 미끄러운 길 운전을 마다하지 않고 항상 손님이 바글바글한 곳입니다. 태백여행을 왔으니 그 맛을 안볼 수가 없지요. 눈이 많이 내린 날, 마음 단단히 먹고 높은 산길을 따라 태백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초막고갈두라는 식당이름이 참 독특하죠? 고갈두란 고등어, 갈치, 두부에서 한 글자씩 붙여 만든 이름입니다. 이곳의 메뉴는 고등어, 갈치, 두부를 뚝배기에 담아 매콤하게 조린 조림전문식당인데요, 원래는 생선조림을 먹으러 왔으나 오르막길 운전에 기운이 다 빠져 생선가시 발라먹을 힘까지 모두 방전되어 먹기 편한 두부조림 2인분으로 주문했습니다. 여기에 별미라는 '김가루밥'도 추가했고요.




밑반찬 5가지와 뚝배기에 얼큰하게 양념이 돼서 나온 두부조림입니다. 가격이 착해서 그런지 한상차림이 참 소박하죠? 그래서 일부러 빙판길에도 불구하고 찾아와서 먹는 유명한 메뉴라니 기대가 됩니다.




두부에 양파, 호박, 대파, 고추 등 두부를 맛깔 나게 해주는 채소 몇 가지와 딱 봐도 아주 매울 것 같은 빨간 양념으로 된 두부조림입니다.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좀 더 현실감이 있지요? 태백의 날씨는 다른 도시보다 훨씬 추운데요, 이렇게 얼큰한 요리가 지글지글 끓는 것을 보니 한입 먹으면 몸이 사르르 녹을 것 같았어요. 뚝배기에서 끓는 모습이 참 먹음직스럽습니다.




추가한 김가루밥은 밥 위에 김가루를 푸짐하게 뿌려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양푼째 나오는데요, 함께 나온 비닐장갑으로 조물조물 주물러서 주먹밥으로 먹으면 고소하니 맛있습니다. 두부조림이 많이 맵기 때문에 중간 중간 이 고소한 김가루밥을 먹어줘야 입 속이 조금 진정이 되더군요.




두부에 몇 가지 채소를 넣어 그냥 얼큰하고 짭조름하게 양념했는데 이 단순한 재료의 뚝배기 한 그릇이 밥 한 공기 뚝딱 비우게 하는 밥도둑입니다. 처음에는 소박한 상차림에 실망했는데요, 화려한 반찬이나 고기반찬 따위는 없어도 이 두부조림 한 뚝배기만 있으면 언제나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겠어요. 일부러 이곳 오지까지 찾아와서 먹을 만 합니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두부에 상당히 자극적인 양념이 몇 일 지난 지금도 먹고 싶은데요, 조미료 맛이 좀 나지만 그래도 맛은 제법 있더라고요.




제가 오로지 두부조림에 빠져 있었을 때 와이프가 독특하고 맛있다고 2번이라 추가해서 먹은 샐러리장아찌입니다. 장아찌는 원래 고추, 오이, 무 등으로 담그는데 이 샐러리도 담근 것은 처음 먹어보는데요, 샐러리 특유 향과 아삭함이 새콤, 짭조름한 장아찌양념과 잘 어울립니다. 샐러리장아찌는 따로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좋으니 찾아가신다면 꼭 드셔보세요.




함께 나온 밑반찬들은 전체적으로 간이 적당하고 정갈하고 맛있습니다. 밑반찬 중에 샐러리장아찌가 단연 맛있었고 그 다음으로 이 시래기나물볶음도 좋았어요. 질긴 시래기를 부드럽게 삶아서 시래기 특유 향과 맛을 유지하도록 깔끔하게 양념했네요.




저희가 이곳 초막고갈두를 방문했을 때는 평일이고 폭설에 한파까지 닥쳐 길이 운전해서 오기 참 힘들었는데요. 오지 같은 산중턱에 있는 식당에 들어서면 다른 세상처럼 손님이 바글바글합니다. 그만큼 태백에서 주민들에게도 관광객에게도 인정받은 맛집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조미료 맛이 이 맛의 비결인 것 같지만 그렇다 손 치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소박한 상차림을 맛있고 배부르게 먹고 왔습니다.


Map

+ 주소 :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317

+ 전화 : 033-553-7388
+ 영업시간 및 휴일 : 오전 10시30분 ~ 오후 8시, 명절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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