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상의 문화유산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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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문화재연구원장 김호상교수님의 글들을 소개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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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총의 금관과 오늘날의 모자
 | 문화유산편지
Last Modified :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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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주시 노서동 금관총에서 발견된 신라의 금관(국보 제 87호)

설명) 신라의 금관을 ‘왕관’ 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은 왕들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왕비나 왕자 등 최고의 계층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였기 때문에 재료에 따라 ‘금관’ 이라고 부른다. 신라의 금관들은 연약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실제적으로 사용되었다고 보기 보다는 죽은 사람을 위하여 넣는 부장품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금관총의 금관은 기본 형태나 기술적인 면에서 볼 때 신라 금관 양식을 대표할 만한 걸작품이라 할 수 있다.



금관총(金冠塚)은 경주 노서동고분군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발굴 후 복원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해져오고 있다. 금관총은 1921년 주민이 담장을 수리하다가 우연히 유물을 발견하여 일본 경도제대(京都帝大) 총장 하마다(濱田耕作)가 발굴, 세계 고고학계에 센세이션(Sensation)을 불러일으키면서 경주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발굴 당시에는 금그릇, 은그릇, 금반지, 유리잔 등 상당한 수의 유물들이 출토되었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신라의 금관과 금제 허리띠가 수습되었다. 신라의 고분에서 처음으로 ‘금관’이 출토되었고, 여기에 무덤 ‘총’ 자를 붙여 ‘금관총’ 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후 신라의 고분발굴조사에서 금제관모들이 현재까지도 꾸준히 발견되어 오고 있다.


모자(帽子)는 머리를 덮을 수 있는 것 중의 하나이며, 예의를 차리거나 더위, 추위, 먼지 등을 막기 위하여 머리에 쓰는 물건으로 나라와 지역에 따라 특색이 있다. 예전에는 모자를 이용해 사회적 신분이나, 군대와 같은 특수 단체에서는 계급과 부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모자의 이용은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 이외에도 종교적인 이유 또는 안전 및 패션 악세사리를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그 종류는 남성용, 여성용, 남녀공용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고대사회에서의 모자는 추위를 막아주는 옷이었기도 했고, 또 종류에 따라서는 신분을 표시하는 물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대사회에서도 서양의 신사들에게는 중절모가 필요했고, 아직도 한국의 나이 드신 어른들께서는 중절모를 쓰고 다니시고 있다. 이러한 모자는 마차나 인력거를 타고 다니던 19세기까지도 품위 있는 예절로 유지되었지만, 자동차가 생겨나면서 서양식 모자 에티켓은 단숨에 사라지게 되었다.


조선 정조(正祖) 때 실학자 이덕무(1741~1793)는 [갓에 대하여] 라는 글에서 관모의 폐단을 지적하였다. ‘나룻배가 바람을 만나면 배가 기웃뚱 거리는데, 이 때 조그마한 배안에서 급히 일어나면 갓양태의 끝이 남의 이마를 찌른다. 좁은 상에서 함께 밥을 먹을 때에는 양태 끝이 남의 눈을 상하게 한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는 갓이 너무 크게만 보여 흡사 난장이가 오오구구 모여 있는듯하여 민망하기도하다.’


이덕무는 갓을 폐기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크기를 줄여야한다고 건의하였다. 의관정제를 중요시하던 동아시아에서의 의미는 예의와 염치의 에티켓이었다고 믿었다. 체면치레의 본디 뜻은 인간존중과 인격의 대접에 있는 것이지 끼리끼리 봐주기 문화의 관행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전통시대의 관, 또는 관모의 체통이 중요하였던 것은 예의를 지키기 위한 윤리정신에 기인하겠으나 다른 한편으로 봉건적 신분과 계급사회의 유지에 따르는 것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선조들의 삶 속에 모자가 체통이거나 체면치레에 지나지 않았을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내면에는 남을 위한 배려로 바깥출입 시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나름의 의관 정제에 신경을 썼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실내외의 장소구분이나 상대방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살려 모자나 옷을 입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기를 바래본다.



원문 링크 http://www.kimhosang.com/html/sub2-2.html?page=2&a...


김호상, 문화유산, 신라, 경주, 금관총, 금관, 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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