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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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 20082268

거제도 #3 - 3대 해수욕장(명사 / 진주몽돌 / 구조라 해수욕장), 국밥집 '충남식당', 문동폭포,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 (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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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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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 아름다운 거제도 3대 해수욕장


거제도는 경상남도 내에서 가장 많은 17개의 해수욕장을 보유하고 있는 바다의 도시입니다. 거제도여행을 생각하면 깨끗한 바다를 떠올릴 정도로 해수욕장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 17개의 해수욕장 중 동글 동글 귀여운 몽돌로 이루어진 몽돌해수욕장이 있고 고운 금빛 모래가 반짝이는 해수욕장도 있는데요, 그 중에 가장 아름다운 3곳의 해수욕장을 소개하겠습니다.



1. 명사해수욕장


명사해수욕장은 '맑은 모래'라는 뜻으로 그만큼 모래의 질이 좋고, 바다도 깨끗한 곳인데요, 유명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거제시 남부면에 위치해 관광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조용하게 쉬다 올 수 있는 멋진 곳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이 공휴일이었는데도 차가 밀려있는 다른 관광지보다 한적하고 여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외진 곳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유명 관광지인 외도선착장, 바람의 언덕, 신선대 등을 10분정도만 차로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가 묵었던 하늘애 펜션에서도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죠. 그리고 거제도의 숨은 관광지로 떠오르는 여차, 홍포도 근처에 있어 조용히 쉬면서 교통은 편리한 곳입니다.




해변의 길이는 350m, 폭이 30m로 아담한 해수욕장인데요, 오목한 모양의 해안은 경사가 완만하여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하기 좋은 곳입니다. 그런데 해변에서 사람들이 쪼그리고 뭘 하고 있는 것 같죠?




해수욕장은 수영할 수 있는 여름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할 거리가 없는 곳인데요, 명사해수욕장은 바지락을 캘 수가 있어 수영을 못하는 계절이라도 누구나 바지락을 캐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꼭 근처 마을 주민이 아닌 관광객들도 간단한 도구와 복장만 갖추고 바다가로 들어가서 열심히 바지락을 캐고 계시네요. 큰 힘 들일 필요 없이 호미로 모래를 살살 파다 보면 툭 튀어나오는 바지락을 건져내기만 하면 됩니다. 체험비가 별도로 있는 다른 곳과는 달리 누구나 무료로 캘 수 있어 마음에 드네요.




점심때 잠깐만 캔 것이라는데 제법 양도 많고 크기도 큽니다. 함께 온 가족과 함께 시원하게 조개탕이나 바지락칼국수를 끓여먹어도 좋겠어요.




이곳 해수욕장 뒤쪽으로는 해안을 감사고 있는 소나무 숲에 오토캠핑장이 있는데요. 천연 노송 밑에서 텐트를 치며 한가로이 책도 읽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고 바지락도 캐고 바닷물에 발도 담그며 쉬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텐트사용자들을 위해 화장실도 있고 수도가도 있어서 한나절 텐트치고 쉬고 가기에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Map

주소 :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명사해수욕장길 32

전화 : 거제시 관광과 055-639-3198



2.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


우리나라의 해변은 주로 모래사장이거나 갯벌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인데요. 그리 많지 않은 몽돌해변이 거제도에는 4군데나 있어 특이한 해변을 보려고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나 봅니다.




거제도에 있는 여러 개의 몽돌 해수욕장 중에 가장 이름이 알려진 곳이 학동 흑진주 몽돌해수욕장입니다. 길이 1.2km, 폭 50m에 달하는 이 너른 해변 전체에 아기자기한 몽돌이 쫘악 깔려 있어 독특한 풍경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 옛날에는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들은 널려있는 몽돌이 자갈인줄 알고 해변에 왠 공사장이 있나 오해를 했다고 합니다.




학동은 학이 날아가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사진 상의 오른쪽에서 높은 곳에서 보면 학동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쏙 들어가고 양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구릉이 마치 학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합니다.




이 드넓은 해수욕장이 전체로 크고 작은 몽돌로 덮여있는데요, 맨발로 걸어도 모래가 달라붙지 않아 부담 없이 바닷물에 발을 담가 볼 수 있었습니다.




몽돌은 모가 나지 않고 둥근 돌을 뜻하는데요, 크기도 색깔도 모양도 제 각각이지만 하나같이 다 동글동글 귀엽습니다. 이곳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돌멩이가 예쁘다고 주워오시면 벌금을 물 수도 있으니 가져가진 마세요.




모래사장이 없다 보니 파도가 쳐도 물이 참 맑았는데요, 바닷물에 젖어 더욱 진하게 변한 몽돌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큰 몽돌에는 고동같은 것이 제법 많이 붙여 있었는데요. 그만큼 바닷물이 깨끗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맑은 바다물과 몽돌의 모습이 아름다워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쉬었습니다. 모래사장에 밀려오는 파도소리와는 다르게 또르르~ 자갈 소리를 내는 청량한 파도소리가 독특하네요.




이곳은 거제도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인 만큼 각종 숙박 및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데요, 요즘 캠핑 유행에 맞춰 자동차캠핑장(오토캠핑장)도 있습니다.




캠핑하시는 분들 참 많던데 이렇게 텐트를 이용한다면 좀 더 재미있는 추억도 많이 쌓을 것 같네요.


Map

주소 : 거제시 동부면 학동5길

전화 : 거제시관광과 055-639-3198



3. 구조라 해수욕장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고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구조라 해수욕장입니다.




거제도에서 관광객이 많이 붐비는 해수욕장이 학동흑진주해수욕장과 구조라해수욕장인데요, 몽돌해수욕장은 몽돌이라는 독특한 풍경 때문에 구경하는 이가 많지만 울퉁불퉁한 바닥이 불편해서 수영을 오래 즐기고자 하는 이는 구조라해수욕장을 찾습니다. 실제로 거제도에는 구조라처렴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이 얼마 되지 않아 특히 더 인기가 있나 봅니다.




이곳은 동쪽으로 망산, 서쪽으로는 수정봉, 앞쪽 바다에는 안섬, 서쪽 바다에는 윤돌섬이 자리잡고 있어 주위 경치가 아름다운데요, 바닷물도 속까지 들여다 보일 만큼 맑고 깨끗합니다. 한국 전쟁 후 포로수용소가 거제도에 자리잡으면서 미군들이 주로 이용하던 해수욕장이라더니 몇 십 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사람보다 외국인 이용객이 더 많은 해수욕장입니다.




모래사장이 하얀 백사장으로 곱고 깨끗합니다. 좀 전에 밟아본 몽돌과는 다른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네요.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완만하고 수온도 따뜻하여 해수욕을 즐기기 안성맞춤인데요, 내륙형 해안지대라서 마치 잔잔한 호수같이 조용한 분위기라서 꼭 물놀이를 하지 않더라고 일광욕이나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입니다.




조금 전에 봤던 몽돌해수욕장은 몽돌을 닮은 동글동글 검은 고동이 있었다면 이곳 구조라는 백사장을 닮은 뽀얀 조개가 많네요. 이곳의 조개껍데기는 주워가도 벌금을 물지 않으니 안심하고 예쁜 것으로 골라 가세요.


Map

주소 :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 500-1

전화 : 거제시관광과 055-639-3198



내가 먹어본 가장 맛있는 국밥집 '충남식당'


거제도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은 고현종합시장인데요, 이곳에 거제도 토박이가 침을 튀겨가며 추천하는 오래된 맛집이 하나 있습니다. 국밥으로 유명한 '충남식당'인데요, 이곳은 거제도민에게는 매우 유명한 곳이나 관광객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곳입니다. 어딜 가나 현지인에게 입소문이 난 식당이 진짜 맛집이죠. 자, 들어가 볼까요?




충남식당는 고현종합시장 1번 입구로 들어가 30미터 정도 들어가면 있습니다. 대부분 승용차를 이용해서 여행하는 거제도 특성상 주차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은 시장 주변은 관광객이 잘 오지 않은 곳인데요, 그래서 더욱 외부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인가 봅니다.




고현종합시장의 1번 입구로 들어오면 각종 상점들로 즐비해 있는데요, 30미터정도 들어가면 왼쪽에 걸려있는 간판을 보고 들어오면 됩니다.




외부의 빨간 돌출 간판을 보시고 들어오면 좁은 상가 통로를 지나 충남식당이 있습니다.




유명하지만 가게 안은 크지 않고 좁습니다. 대략 20명정도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라 식사시간에는 밖에서 줄을 서거나 합석해야 할 정도더군요. 아직 점심시간 전인데도 사람들이 이미 많이 들어차 있네요




메뉴는 내장국밥, 순대국밥, 두개 밖에 없어요. 내장국은 포장해가거나 밥이 없는 술안주입니다. 우리는 내장국밥, 순대국밥 각각 한 개씩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특별한 것 없이 딱! 국밥집스러운 밑반찬이 차려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생양파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




충남식당에서 가장 유명한 내장국밥입니다. 유난히 뽀얀 국물에 내장이 푸짐하게 올렸는데요, 밥은 따로 나오지 않고 국속에 함께 담겨 있습니다.




내장은 돼지곱창, 염통, 간, 허파 등 종류별로 들어 있고요, 속에는 밥과 고명으로 잘게 다진 깻잎과 대파가 올라갔네요. 특이하게 소금간이 적당히 되어 있으니 맛을 본 후 추가로 새우젓이나 소금간을 해야 합니다.




보통 다대기라고 하죠? 빨갛게 다진 고추양념을 풀어서 한 숟갈 떠보았는데요. 일단 뽀얀 국물이 진하면서 돼지 잡내가 전혀 없이 깔끔해서 놀랍습니다. 내장 역시 잡맛이나 잡내없고 깔끔하면서 부드러워 두 번 놀랬어요. 과장 조금해서 아이스크림 먹는 듯~ 매우 부드럽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비위가 약해서 돼지부속물을 못 드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합니다. 이 맛 때문에 주차도 힘들고 복잡한 시장통 안까지 찾아와서 먹는구나 싶네요. 진심으로 맛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와이프가 먹은 '순대국밥'입니다. 내장국밥과 마찬가지로 밥이 이미 국 속에 담겨져 있고 그 위에 육수, 순대, 파를 얹었습니다. 소금 간도 이미 조금 되어 있습니다.




내장국밥에도 내장이 참 푸짐하게 들어갔는데 순대도 많이 들어있어서 양이 적은 여자분들은 순대와 국물만 먹어도 배가 부르겠어요. 순대는 평범한 당면순대인데 뜨거운 국물에서 퍼지지 않고 탱글탱글 쫄깃했습니다.




고깃국에는 잘 익은 깍두기가 잘 어울리죠. 진하고 깔끔한 국물에 탱글탱글한 순대를 올려 아삭하고 깍두기를 올려 크게 한입 먹으니 정말 맛있더라고요. 포장판매도 해서 집에 갈 때 사가지고 갔는데요. 6살 어린 조카부터 나이 많은 어른까지 모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거제도는 토박이들도 인정하듯이 음식값이 비싼 편인데요, 국내산 재료만을 사용해서 질도 좋고 맛도 좋아서 저렴하고 든든한 한끼식사로 충남식당을 적극 추천합니다.


Map

주소 : 경상남도거제시고현동 98-27

전화 : 055-632-1332+ 영업시간 및 휴무 : 오전 10시~ 오후8시, 명절 휴무



아늑한 문동휴양림 '문동폭포'


'거제도'하면 푸른 바다가 가장 먼저 떠올라 여행일정 내내 해안도로만 달리는 분들이 많은데요, 짜디짠 바닷바람이 지겨워질 때 즈음,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도 있고 시원한 폭포도 있는 문동휴양림을 들려보세요. 거제도에서 맛집이 많이 몰려있는 장승포나 고현동에서 차로 15분거리이니 맛있게 식사하시고 소화시킬 켬 산책하기도 좋은 곳입니다.




거제시 문동동에 위치한 문동휴양지는 거제도 유일한 계곡이자 폭포가 있는 곳인데요, 거제시청에서 동쪽으로 4km 정도 국도를 달리면 왼쪽으로 문동저수지 입구를 만나게 됩니다. 저수지를 지나 100여미터 올라오면 북병산 허리에서 주차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휴양지 주차장에서 폭포가 있는 정상까지 천천히 걸어서 20분정도 걸리는 짧은 트래킹코스인데요, 어린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 걸어도 좋을 길입니다.




계곡을 따라 물 옆으로는 평상이 설치되어 있어 5천원의 대여료를 지불하면 맛있는 간식거리를 싸와서 하루 종일 신선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주로 거제도민이 도시락을 장만해서 쉬고 있었는데요, 평상이 있는 줄 진작 알았다면 문동휴양지에서 차로 15분거리에 있는 고현종합시장에서 먹거리 잔뜩 사와서 시원한 계곡에서 풍류가 있는 식사를 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다음 기회에…




날씨는 더웠지만 울창한 숲 그늘 속의 계곡물은 차갑습니다. 가을에 단풍이 끝내준다던데, 그 모습도 궁금하네요.




워낙 바다풍경이 유명한 거제도라서 별 기대 없이 슬슬 산책하는 마음으로 올라와 봤는데요, 계곡물이 맑고 전체적인 풍경이 강원도 쪽 계곡에 뒤지지 않아 조금 놀랐습니다.




20분정도 슬슬 올라오면 북병산 허리쯤에서 문동폭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비가 온지 몇 일 뒤였는데요, 폭포에서는 시원하게 물이 떨어지네요. 비가 오지 않아도 여기 폭포는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수량이 없어 폭포가 없어지면 저수지 물을 끌어와 인공적으로 폭포를 가동(?)한다고 합니다.




문동폭포는 폭은 좁지만 높이가 높아 생각보다 큰 폭포여서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더욱 크게 쏟아지는 물줄기가 무서울 것 같네요. 폭포 옆에는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물이 깊지 않아 여름에 아기들 튜브 띄워놓고 있어도 좋겠군요.




9월의 계곡물이라 당연히 차가웠지만 너무 맑아서 발을 담가 봤습니다. 발을 담그고 있으니 여기가 바다로 둘러 쌓인 섬이 아니라 꼭 강원도나 충청도 쪽의 계곡에 와 있는 듯 착각이 들었어요.




오늘의 목적지는 여기까지였지만 폭포 왼쪽으로는 울음재나 국사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이어져 있습니다. 시간이 허락하고 피톤치드의 건강한 기운을 받고 싶다면 산길을 더 걸어도 좋을 듯하네요.




잠깐의 산책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도 여전히 시원한 계곡은 흐르고 있었습니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 덕분에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날아가버리는 기분이 드네요.




제가 찾아간 날은 9월이었지만 30도가 넘는 여름 날씨여서 정말 더웠는데요, 울창한 나무 그늘에 둘러 쌓인 문동계곡의 길은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문동휴양림 입구에는 문동저수지가 있는데요, 중간 중간 저수지를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서 물고기 밥도 주면서 기분 좋게 산책을 마치고 왔습니다. 장승포나 고현에 있는 맛집에서 배불리 식사하시고 20분 거리인 문동휴양림에서 산책해보세요. 바다는 이 정도면 충분히 봤잖아요? ^^*


Map

주소 : 경상남도 거제시 문동동 산8

영업시간 및 휴무 : 연중무휴, 상시 개방.



세계요리대회 명장이 요리하는 중국요리집 '이화원'


거제도에 왔으면 싱싱한 해산물요리를 먹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번 여행은 거제도에 사는 지인이 추천하는 토박이 맛집을 찾았습니다. 의외로 중국요리집을 추천 받았는데요, 추천하는 이유가 중국 본토에서 개최되는 세계요리대회에서 '명장'의 칭호를 받은 실력 있는 쉐프가 요리하는 곳으로 국내 최정상급 호텔의 중식 조리장이었다니 도시에서도 흔히 맛볼 수 없는 곳이라 찾았습니다.




중식요리집 이화원은 거제도에서 가장 번화한 고현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매장이었고요, 곳곳에 각종 요리경연에서 수상한 메달이 걸려 있군요. 요리전문가가 아니라서 얼마나 대단한 메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화려한 수상경력에 기대되는 맛집입니다. 메달은 '북경 세계요리대회 명인(名人)상'과 '대만 세계요리대회 단체 특동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흔한 동네 중국집 같지는 않고 자리 세팅도 고급스럽습니다. 중국집이 아니라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온 느낌입니다.




가격은 전체적으로 살짝 비싼 편인데요, 특급 호텔에서나 맛볼 수 있는 요리를 기대하며 푸짐하게 주문해보았습니다. 제목도 특이한 '호남볶음밥'과 '볶음짬뽕'으로 주문하고 요리쪽 메뉴로 넘어갔습니다.




거제도에서 해산물을 못 먹은 아쉬움에 팔보채와 라조기도 작은 것으로 시켰습니다. 둘이 먹기에는 다소 많은 양이지만 이런 고급 중식당은 재료가 튼실한 대신 양이 적어서 다 먹을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우린 아무리 많은 음식도 남김없이 모두 먹어 치우는 식성을 가지고 있어요!




가장 먼저 나온 팔보채인데요. 여덟 가지 보물같이 귀한 재료로 만들었다고 해서 팔보채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그 재료로는 주로 해산물, 버섯, 죽순 등 입니다.




역시 예상대로 양은 많지 않지만 질 좋은 재료가 큼직하기까지 해서 씹는 식감이 좋았습니다. 살도 통통하게 오른 해산물들이어서 한 점 입에 넣으면 한입 가득 차서 바다 맛이 제대로 났어요.




양념도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해서 재료 본연의 맛과 신선함이 살아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먹은 라조기입니다. 라조기에서 '기'는 닭고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탕수육과 겉모습은 비슷해도 양념은 전혀 틀린 요리입니다.




닭고기를 바삭 하게 튀겨서 짭조름한 굴소스에 볶아낸 요리로 새콤달콤한 탕수육과는 아주 다른 맛이네요. 이 요리 또한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요리가 다 나오자 식사가 나왔는데요. 이건 토마토 스파게티가 아니라 '볶음짬뽕'입니다.




매콤한 짬뽕 맛의 진한 소스에 해물을 넣고 면과 함께 볶은 요리입니다. 여기에도 크고 다양한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있고 면발이 탱글탱글해서 씹는 즐거움이 있는 요리였습니다. 아주 맛있습니다.




그 많던 요리들 다 먹어 치우고 마지막으로 남은 '호남볶음밥'입니다. 사실 이때 이미 많은 음식을 먹어서 배가 불렀으나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죠!!!




볶음밥에는 깔끔하면서 감칠맛이 있는 닭육수로 만든 계란국이 나왔는데요. 밥과 잘 어울렸습니다.




호남볶음밥이 호남식 볶음밥인데요. 북경식, 사천식 요리가 한국에서 유명한데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것이 호남식 요리라고 하네요. 잘게 썬 해산물에 적당히 짭조름하면서 밥알이 탱글 탱글 살아 있어 특별히 맛있다기 보다는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볶음밥입니다.


제가 맛 본 이화원의 요리는 양념은 전체적으로 강하지 않고 담백하고 부드러웠는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는 쉐프만의 요리법인 것 같습니다. 재료를 튼실한 것으로 사용한 것을 보니 저 또한 양념이 자극적이면 질 좋고 비싼 재료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또한 매장의 분위기도 고급스럽고 편안해서 하루 종일 여행에 지쳤다면 천천히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찾으면 좋은 곳이었습니다.


Map

주소 : 경상남도 거제시 고현동 987-24

전화 : 055-637-2266

영업시간 및 휴무 : 오전11:30~오후9:00, 연중무휴



1950.6.25 한국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6.25 한국전쟁은 대단히 많은 인명을 앗아간 비극적인 전쟁이었습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악몽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과 부모와 남편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똑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여러 이웃국가의 전우와 미망인들의 아픔은 지금도 진행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비극의 역사의 한 단면을 같이 겪을 수 있는 전쟁의 잔해인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으로 가볼게요. 이 역사는 우리 부모님들이 모두 겪었던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있었던 일이고요,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는 걸 모두 명심하고 역사를 바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상륙작전을 위해 1.4후퇴 후,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으로 평양까지 진군한 UN군과 한국군은 생포한 포로가 너무 많아지자 평양에 포로수용소를 만들었습니다. 그 후 수용소를 인천으로 옮겼다가 다시 부산과 거제도 등지로 분산시켰습니다. 그리고 휴전회담이 진행 중일 때 포로들을 거제도로 모두 이동을 시켰는데, 당시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수용된 인원은 북한군 포로 15만명과 중공군 2만명 등 모두 17만 3천명의 포로를 수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 여성도 300명이나 있었습니다. 이 당시 거제도에 살고 있는 민간인의 숫자는 10만명 정도였으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겠네요




매표소 뒤에 있는 탱크전시관을 시작으로 거제도 포로수용소의 관람은 시작됩니다. 이 곳은 탱크를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전시관 모양만 탱크랍니다. ^^* 참고로 위 탱크는 북한군이 6.25남침의 최선봉에 세웠던 T-34 소련제 탱크군요.




전시관 속에는 한국전쟁에 가담했던 김일성과 이승만을 포함한 각 나라의 수장들과 장군들 이름과 모습을 전시하고 있군요. 전시물들을 보기 전에 이 사태가 누구에 의해 일어났는지 먼저 알고 들어갈 필요가 있겠네요.




디오라마관은 거제 포로수용소의 배치상황, 생활상, 폭동현장 등, 수용소의 전체 상황을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디오라마'는 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하여 장면을 연출하는 것을 말하고, POW는 Prisoner Of War(전쟁포로)를 말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전쟁포로들 등 뒤에 P.W라고 적힌 것을 본 적 있으시죠?




입체적인 그림과 조형물들로 당시 이곳의 모습을 대략 짐작할 수 있겠네요. 어수선하고 참담한 역사에요.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죠?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쟁의 종지부를 찍나 싶었지만, 중국군의 참전으로 UN군은 다시 후퇴를 하게 됩니다. 피난민들은 폭파된 평양의 대동강철교를 타고 건너며, 자유를 향한 필사의 피난길에 오르죠. 당시 끊어진 대동강철교를 건너다 수많은 사람들이 추락해서 사망했었습니다. 위 사진은 그 모습을 재현한 작품입니다.




<사진 – 6.25 전쟁 당시, 끊어진 대동강철교의 모습>




헌병 초소가 지켜선 M.P 다리는 포로출입의 유일한 관문입니다. 긴장된 전쟁의 그림자가 휘감고 있는 이곳을 통과하면 포로들의 생활상을 경험 할 수 있습니다. COMPOUND#62 관문을 지나면 모든 사람들은 포로관리규약에 의거 모든 행동이 제한됩니다.




포로가 된 '언젠간날고말거야' 찾아보기. ^^*




포로생활관은 제네바협약에 의거하여 전쟁포로의 지위로서 수용소 생활을 영위했던 포로들의 일상생활 모습을 당시의 사진과 모형, 그리고 영상자료들을 통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포로들은 제네바협약에 따라 하루 세끼의 식사제공과 형식적인 노동작업, 그리고 자유시간에는 각종 운동, 독서, 목욕, 세탁 등의 개인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다양한 실기교육과 교양강좌 시간도 주어지는 등 자율적인 내무생활이 허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네바협약의 규정에 의거한 북한군포로들에 대한 대우는 수용소를 지키고 있는 한국군 경비병보다 더 잘 먹고 잘 입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여, 훗날 수용소 내에서 민주주의, 공산주의 이념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되었죠.




전시관을 철모 모양으로 독특하게 만들어 놨군요. 포로사상대립관은 친공포로와 반공포로의 사상대립에 관한 이야기를 매직비젼을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대체 뭔지, 이곳에서도 같은 동족끼리 학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북한측은 북한군 포로들을 강제송환 해달라며 요구했고, 남한측은 포로들의 자유의지에 맡겨야 한다는 자유송환을 주장하면서 사상대립은 더욱 심화되게 됩니다. 강제송환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친공포로들이 일으킨 폭동과 학살로 2천명이 넘는 사람이 희생되었습니다. 사상 때문에 사람마저 스스럼없이 죽이는 정말 몹쓸 역사에요!




이제 포로수용소유적박물관을 들어가 볼게요. 이곳은 전쟁과 관련된 각종 기록물과 영상자료 등 실증적인 유적박물관입니다.




복도에서는 전쟁 당시에 담은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군요. 민간인들의 집인 초가집과 포로들의 막사가 묘하게 대비되는 사진이네요. 산에 나무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보아 당시 민간인들의 삶이 얼마나 척박했을까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사용했던 각종 보급품들이군요. 하지만 아직도 변함없이 사용하는 물건들이 많네요. 반합, 수통, 플래시, 숟가락은 지금도 쓰고 있을 것 같군요.




박물관 한쪽에는 한국/UN군의 무기와 북한/중국군의 무기를 비교 전시하고 있습니다. 작은 태그로 붙어 있는 글과 위에 실제 사용하던 사진을 같이 보며 관람하면 더 재미있는 관람이 될 거에요.




COMPOUND#78은 포로수용소의 막사와 감시초소, 야전병원, 화장실, 취사장 등 포로들의 생활공간을 재현한 곳입니다. 영화 <흑수선, 2001> 촬영을 여기서 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에는 반공포로와 친공포로들을 함께 수용했습니다. 반공이지만 북에 산다는 이유로 인민군으로 끌려가 포로로 잡혀 온 사람도 있었고, 남한에 살았지만 공산주의자이기 때문에 수용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곳에 반공포로와 친공포로를 함께 수용하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휴전협정을 하면서 포로 송환 때문에 남북간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는데요, 모두 같은 북한군 포로들이지만 반공포로들은 북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했고 친공포로들은 북으로 필사적으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반공포로는 북으로 돌아가면 죽음을 당하거나 탄광 등으로 강제징집을 당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었는데, 이 때문에 반공/친공 포로들 간에 유혈사태가 자주 발생하였고, 결국 1952년에는 수용소를 책임지던 도드 준장이 친공포로들에게 납치되는 등 냉전시대 이념갈등의 축소판과 같은 양상을 띠고 있었습니다.




막사 내부는 포로들의 생활상을 재현해 두고 있는데요, 그 당시 사진들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국군에게 생포된 중국군을 담은 사진이 인상적입니다. 이념보다 삶을 이어가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전쟁의 참혹한 사진들을 많이 전시하고 있으니 나머진 직접 보시길 추천합니다.




취사장은 이렇게 생겼었군요. 큰 아궁이에 불을 때서 가마솥에 밥을 하고 국을 끓였나 보네요. 당시 사람들을 상상하며 구경하면 더 재미있답니다.




<한국전쟁 당시 수용소의 야외 취사장 실제모습>




지금은 터와 입구만 남아있는데, 이곳은 당시 P.X와 무도회장으로 사용되던 곳 이라네요. 이곳에 사용된 대부분의 돌들은 거제시청을 둘러싸고 있었던 조선시대 '고현성'의 벽돌을 가져와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손해가 막심한 전쟁이었군요.




여기는 경비대장 집무실, 경비대 막사가 있던 터입니다. 현재는 벽만 남아 있네요. 이런 헌병대 막사유적지는 거제시 고현동에 여기저기 산재해 있어 거제도여행 중에 종종 만날 수 있을 거에요.




한쪽에는 전쟁에서 사용되었던 장갑차, 전차와 전투기 등을 전시하고 있군요. 그런데 UH-1 헬기와 곡사포 등은 한국전엔 없었고 베트남전에서 사용되었던 무기들이네요.




<사진 – 한국전쟁 당시 죽은 엄마를 부여잡고 우는 아이들>




+ 입장료 및 주차요금 : 위 사진 참고

+ 입장시간 : 9시~18시(3월~10월), 9시~17시(11월~2월)

+ 휴관일 : 명절당일,

1,2,3,6,9,10,11,12월 네 번째 월요일(공유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마치며…


거제도는 한국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라 구경가볼 만한 곳이 아주 많은 도시입니다. 1박2일로는 섬 전체를 구경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로 드넓고, 꼭 먹어봐야 할 음식도 참 많은 곳이죠. 부디 제 여행기가 여러분의 제도여행 코스 잡으시는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고요, 가을날, 가족들과 연인들과 부디 사랑하는 여행 되세요. 우리들의 젊음처럼 아름다운 가을날도 그리 길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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