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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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9 | 20031551

속초, 양양 #14 - 청호동 아바이마을 - (한국여행)
 | Holiday Journal
최종 수정일 : 2017/02/28

여행지역 : South Korea
 | 조회수 : 41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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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마을


속초 시내 방향에서 갯배를 타고 건너 온 이곳은 속초시 청호동(靑湖洞). 이른바 속초 「아바이 마을」로 불리는 곳입니다.



많은 이름들 중에서 하필이면 왜 아바이마을이라고 불리게 되었는지는 동상 옆에 있는 비석에서 그 유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6.25전쟁 중 1•4후퇴 당시 국군을 따라 남하한 함경도 일대의 피난민들이 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갈 길이 없게 되자, 휴전선에서 가까운 바닷가 허허벌판에 집을 짓고 집단 촌락을 형성하였고. 이후 함경도 출신 가운데서도 특히 늙은 사람들이 많아, 함경도 사투리인 '아바이'를 따서 '아바이마을'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바이라고 부를 만한 실향민 할아버지보다는 관광객들을 유치하기에 바쁜 음식점들로 가득차 있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요.



아바이마을은 갯배 선착장 입구와 뒤쪽의 해변 사이에 골목길 하나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집들이 있을 뿐인 아주 아담한 마을입니다.



이 작은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멋진 풍경도 맛있는 음식점도 아닌 작은 구멍가게. KBS '1박 2일'에 방영되고 나서부터 이곳의 명소가 되었지요.



가수 '이승기'의 지인 할머니가 운영하신다는 이 구멍가게에는 요즘은 정말 쉽게 볼 수 없는 잡다한 물건들을 가게 앞 들마루에 늘어놓고 팔고 있었지요.



오히려 마트에서 볼 수 있는 물품들은 이곳에서 구경하기 힘들 정도, 어린 시절 학교 앞에서 즐겨 먹던 추억의 간식들이 가판에 가득 가득하게 쌓여 있습니다.



어렴풋이 기억날 모습들의 불량식품들을 양손 가득 샀는데도 2,500원. 거기다가 많이 샀다고 쌀과자도 하나 얹어 주시는 주인 할머니. 이곳이 그저 상술에 녹아든 관광지의 이슈거리가 아니라 이런 인정이 있는 곳이라는 것이라는 점 때문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높이 올라가도 마을 전체가 한눈에 다 들어올 만큼 작은 마을이다 보니 마을을 둘러보는 데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아바이마을을 둘러보기보다는 주변에 가득한 식당가에 음식을 먹으러 오시는 분들도 꽤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도 분명히 어촌마을의 일부.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둘러보면 관광지로서의 아바이마을이 아니라 어촌마을에서 볼 수 있는 모습들을 하나둘 찾을 수 있지요.



처마밑 그물에는 작은 생선들을 말리고 있는 한산한 풍경이 있는 반면, 마을 한쪽 작은 포구에는 어부들이 먼바다로 나가기 전에 어구들을 정리하는 바쁘디 바쁜 어촌마을의 일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속속들이 방파제 사이를 헤치고 바다에서 돌아오는 배들이 있고 또 만선의 꿈을 품고 다시 바다로 나아가는 배들도 많이 보입니다.



속초 중심에 자리잡은 호수. 청초호와 바다를 이어주는 길목인 이곳에는 바닷물고기의 살아 있는 손맛을 보기 위해 낚싯대를 던지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아바이마을 북쪽에는 도시의 북부 지역과 연결해 주는 금강대교가, 남쪽 편인 이곳에는 고속터미널이 있는 남부 지역을 이어주는 설악대교가 이어져 있어, 지금은 육지도 섬도 아닌 지역이 되었지요.



마을 남쪽에 있는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설악대교에 오르면 전망대라고 불러도 될 만큼 앞뒤로 넓은 시야가 펼쳐지고, 대교 중간중간에는 동해바다와 설악산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등 뒤로는 뾰족 뾰족한 설악산의 봉우리들이 펼쳐져 있고, 앞쪽으로는 평평한 바다의 수평선과 하얀 거품을 만들며 빠르게 달리는 배들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지요.



교각의 가운데에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먼 곳까지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서 이 기막힌 풍경을 좀더 실감나게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잘 볼 수 있는 것은 속초의 모든 앞바다에서 볼 수 있는 작은 바위섬 조도.



새가 많기로 유명한 조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나무 숲이 울창했었지만 이상 현상으로 새들이 많아져서 나무들이 많이 황폐해졌다고 하네요. 망원경으로 보아도 바위 위에 새들이 가득합니다.



마을 안. 그리고 설악대교 전망대의 풍경을 보았으니 이제 마지막으로 아바이마을의 해변을 살펴볼 차례. 우리는 철제 계단을 통해 다시 마을쪽으로 내려 갔지요.



해변에는 나무로 조각한 몇몇 조각품들이 널려 있습니다. 오징어 모양을 한 이 녀석 상당히 귀엽지 않나요?



속초에는 많은 해변이 있지만 이곳 간이 해수욕장의 해변은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사용된 곳으로 유명합니다.



속초항과 닿을 정도로 길게 초승달처럼 펼쳐진 이곳 해변은 반대편 포구와는 또 다른 세상.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을 바라보니 싸늘한 날씨에 이곳을 찾은 것이 너무 아쉬웠지요.



지리적으로 보면 이 해변과 아바이마을 전체가 속초의 청초호를 지켜주는 커다란 방파제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바이마을은 속초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관광지이기에 선뜻 속초의 보물이라고 말할 수 있지요.



적어도 속초에 왔다면 넓은 백사장의 해변과 전망대 그리고 갯배 체험들로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으로 손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 유명세의 이름처럼 '아바이'를 연상시킬 수 있는 곳들은 딱히 볼 수 없었다는 게 조금 아쉬웠더랬지요.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조금씩 보완된다면 훌륭한 관광지이자 우리 역사의 장소로 언젠가는 탈바꿈해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음식점들의 호객 행위가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그런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속초에 가시면 한번쯤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Map

주소 :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1076

전화번호 : 033-633-3171

홈페이지 : http://www.aba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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