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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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 20030997

문경 #3 - 옛길박물관, 새재할매집 - (한국여행)
 | Holiday Journal
최종 수정일 : 2017/03/27

여행지역 : South Korea
 | 조회수 : 53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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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갯길의 대명사 문경새재 옛길박물관

길이라는 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엮여 있습니다. 과거시험을 보러 가는 양반들, 그들의 합격과 관직임명, 도시를 넘나들며 장사하던 보부상들, 팔도를 여행하는 여행객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장사하는 주막까지 수많은 형태의 인생들이 뒤엉켜있습니다. 옛길박물관인 이러한 길이라는 정체성을 잘 나타내주는 박물관인데요, 길을 떠돌던 사람들의 괴나리봇짐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이 길을 다녔을 수많은 양반들의 과거시험지는 어떤 것이었고, 합격과 금의환양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으리으리하게 건물을 지어놨습니다. 팔작지붕 3개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 3채를 합쳐놨군요. 이 곳은 어디를 둘러봐도 현대식 건물은 보이지 않아 정말 이채롭습니다.


Map

주소 :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 944

전화 : 054-550-8366~8



입구들 들어서니 바닥의 옛지도와 정면에 걸려있는 괴나리봇짐이 인상적입니다.



당시 조선시대 선조들이 입었던 옷들도 전시되어 있네요. 이 옷들은 모두 재현된 것이 아니라 실제 출토된 것들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1960-70년대 사용하던 책가방도 전시되어 있네요. 네모난 걸고리에 쇠를 돌려 가방을 열고 잠그는 저 가방은 저도 사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길을 걸으며 불렀을 아리랑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던 옆에는 아리랑 담배와 성냥도 전시해뒀군요.

재미있는 구성입니다.



조선시대 한양을 중심으로 주요 간선도로와 경유지 등을 정리해 놓은 지도정리표도 전시하고 있고,



선조들이 사용하던 나침반과 해시계도 있네요. 저걸로 시간을 알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1층 전시관에는 괴나리봇짐에 들어있는 당시 사용되던 물품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에는 방금 보신 지도책의 지도를 상세하게 바닥에 표현해두었습니다. 실제로 보면 장관입니다. 이곳에는 문경새재와 관련된 사람들의 생활문화와 행정결과물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조선시대 과거 시험지에요. 이걸 가지고 타임머신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가면 장원급제는 따놓은 당상입니다.



이것은 가느다란 대나무에 외워야 할 경전 문구들을 적어놓은 경서가지입니다.

오늘날 학생들의 단어장 같은 역할이겠죠. 그 시절에도 신비나 학생들은 이렇게라도 해서 외워야 했나 봅니다.



이건 조선시대의 과거시험에서 문과에 합격했다는 합격통보서인 교지입니다.

생원 이현상께서 문과에 합격하셨나 봅니다. 200년이 넘게 지나지만 축하합니다. ^^*



이건 누구나 잘 아실 테죠? 이몽룡이 춘향을 만날 때 어사화를 머리에 올리고 있었죠. 어사화는 조선시대에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게 임금이 하사했던 종이 꽃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주막의 물자도 관에서 관리했나 봅니다. 관에서 발행한 주막에 필요한 물자를 조달한다는 문서에요. 오른쪽은 도시락이군요.



이 책이 흥미롭습니다. 생원과 진사 과거시험 합격자 명단이군요. 아래 설명에는 역리(驛吏)출신 김해 김씨의 '상추'라는 사람(왼쪽 페이지)이 생원시험에 합격했답니다. 역리는 평민보다는 지위가 높지만 지방 관청의 하급관리인 향리보다는 낮은 신분입니다.



조선 건국 후, 통치에 필요해서 만든

'신증동국여지승람'을 포함한 각종 지도책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각종 보부상과 관련된 차정(差定-사무를 맡김)문서들도 전시되어 있어요. 이걸로 예측하면 보부상에게 특정임무가 있는 경우에는 관의 임명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책입니다. '여행기'란 이름이 붙어있는 이 책은 '유행록 삼(遊行錄三)'이란 책인데요, 문경출신의 학자 권섭 선생이 전국을 유람하고 일정과 여행길의 감흥을 적은 책입니다. 관동팔경을 포함한 금강산까지 모두 둘러보시고 낱낱이 기록으로 남겼다고 하네요. 정말 흥미로운 책입니다. 한글로 풀어놓은 해설본이 있다면 구입해 보고 싶네요.



이 책도 여행기인데요, 개성을 여행한 기록을 남긴 책입니다. 한자를 알지 못하는 게 참 안타깝네요. 이 책 또한 한글 해설본 출시기 시급합니다.



이 문서는 전라도에 있는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올린 송사인데요, 암행어사가 판결을 내리고 마패로 도장을 찍었습니다. 당시 살았던 사람들의 송사가 저에게는 왜이리 흥미로운지 모르겠습니다. 재밌네요.



옛길박물관에서는 제가 올린 사진보다 훨씬 많은 유물들과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가신다면 전해줄 이야기도 많고, 역사나 옛사람들의 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도 아마 만족스런 박물관이지 싶네요. 추천 드립니다. 이제 배가 슬슬 고프니 밥을 먹으러 가 볼까요?



문경새재의 40년 전통의 맛집 '새재할매집'

이제 많이 걸었으니 고기를 흡수해야 할 시간입니다. 문경을 대표하는 음식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 유명한 음식은 '약돌돼지 석쇠구이'가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문경시 가은읍에 위치한 은성탄광 광부들은 몸 속의 탄가루를 제거하고자 이 지역에 돼지고기 소비가 유난히 많았답니다.


탄광이 없어진 후 그 지역에서 화강암의 일종인 거정석(巨晶石)이라는 돌이 발견이 되었는데, 이 돌에는 홀뮴(피부질환, 간암치료), 셀레늄(중금속제거), 게르마늄(살균작용) 등 인체에 유익한 약리작용을 하는 희귀원소를 함유하고 있어 이를 '약돌'이라고 부르고 가루로 만들어 음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약돌의 돌가루를 사료에 섞어 먹여 키운 것이 약돌돼지입니다. 이 약돌은 문경일대에만 분포되어 있어 문경만의 대표음식으로 자리잡은 것인데요, 약돌을 먹고 자란 돼지가 더 건강하고 고기 맛이 좋다하여 지금까지 약돌돼지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Map

주소 :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288-60 (문경새재 입구)
영업시간 : 오전 10시~ 오후 8시 (재료소진에 따라 달라짐), 명절휴무
인기메뉴 : 고추장양념석쇠구이, 더덕구이
주차 : 가게 뒷 편에 전용주차장 이용 또는 문경새재 주차장 이용시 1시간30분 무료




문경새재 입구에는 약돌돼지 석쇠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길게 줄지어 있어요.

저는 그 중에 40년 전통을 자랑하고 여러 방송에 소개된 바 있는 '새재할매집'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촬영 차 들른 유명인들도 여기를 많이들 왔다 갔나 봅니다.

그뿐 아니라 문경시민들도 일부러 찾아오는 맛집으로도 유명하답니다.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 음식이 진짜 맛집이죠!



새재할매집의 대표메뉴는 고추장양념석쇠구이와 더덕구이로 식사를 겸할 수 있는 '정식메뉴'와 술안주로 이용할 수 있는 '일반 구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더덕이야 다른 지역에서도 맛 볼 수 있는 것이니, 우리는 문경에만 있는 약돌을 먹인 돼지고기!! 약돌돼지 고추장양념석쇠구이 정식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주방에서는 아주머님들이 재빨리 밑반찬을 차리시고 동시에 바깥 주방에서는 양념된 고기를 석쇠에 올려 굽기 시작하는데요, 한가한 시간에 가서 그런지 시간이 얼마 되지않아 10여가지의 밑반찬, 쌈채소가 나오고 잠시 후 바로 석쇠구이도 나왔습니다.



밑반찬은 익힌것부터 생채소, 맵고 짭잘한것부터 담백하게 양념한것, 방금 조리한것부터 묵혀 조리한것, 어른들이 좋아하는 여러 김치류부터 아이가 좋아할 부침개,잡채 등등 균형을 맞춰 골고루 준비되어있는데요, 맛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간이 적당히 잘 배어있네요.

고추장양념이 부담스러운 아이에게는 잡채, 파래부침개가 좋을 것 같구요.

어른들께는 나물과 묵은지가 인기 있을 맛이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약돌돼지삼겹살을 이용한 고추장양념석쇠구이 2인분입니다. 캬~ 저 윤기 좔좔흐르는 자태를 좀보십시요. ^^*

일단 먹음직스러운 빨간 고추장색상에 솔솔 풍기는 숯불냄새부터 식감을 마구 마구 자극합니다. 고기만 한점 먹어보니 식감은 부드러우면서 돼지껍데기가 붙어 있어서 쫄깃한 식감도 있습니다. 여기에 기름기가 아래로 빠지도록 석쇠구이를 해서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 부위인데도 많이 먹어도 느끼하지 않았습니다.


서울/경기지역의 고추장삼겹살양념과 비교하면 간이 조금 심심한 편인데요, 많이 맵거나 달고 짜지 않다는 뜻이에요. 강한 양념맛을 좋아하는 이들이게는 실망을 줄지도 모르겠지만, 저에겐 강하지 않은 양념맛 때문에 고기맛이 더욱 살아있는 느낌이습니다. 여기에 숯불향과 맛이 더해져 아주 맛있었습니다.



고기를 한참 맛있게 먹고 있는데 정식메뉴에만 제공되는 찌개가 나왔습니다. 두부, 호박, 양파를 넣고 청양고추,파를 송송 썰어 올린 된장찌개인데요, 청양고추 때문에 매콤하면매 개운한 것이 맛있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된장을 쓰게되면 텁텁하고 걸쭉한 느낌인데 집된장을 사용한듯 깔끔하고 깊은맛이 나는 된장찌개였답니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쌈을 싸주면 또 다른 맛이 나겠죠? 큼지막한 고기 한 점을 올리고 쌈장, 마늘, 고추를 함께 싸서 먹으니 자극적이지도 느끼하지도 않아 이래도 맛있고 저래도 맛있네요. 한쌈 하실래예?



돌가루를 먹인 약돌돼지고기는 문경여행을 준비할 때부터 궁금했던 요리인데요, 먹어보니 일단 맛은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역시 돌가루 먹은 고기라 달라~ 이런 느낌은 아니었고요, 부담스럽게 맵다거나 달고 짜서 고기 본연의 맛은 놓칠 수 밖에 없는 흔한 고추장양념이 아니라 적당히 맵고 양념이 배어 있지만 그 맛이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아 고기본연의 맛까지 느끼게 해주는 새재할매집만의 양념맛이 좋았습니다.

문경새재 가시는 분께는 입구에 위치해 있어 거리부담도 없고 문경에만 드실 수 있는 요리라고 하니 추천하고 싶은 맛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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