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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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5 | 20045480

순창 #2 - 강천산 군립공원 (2) - (한국여행)
 | Holiday Journal
최종 수정일 : 2017/04/18

여행지역 : South Korea
 | 조회수 : 47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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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걸음 걷지 않아 돌담 너머로 나타난 사찰은 도선국사가 887년에 건립한 「강천사」.

한때는 1,000여명의 승려가 있었던 큰 절이었다고 하지만 한국전 당시 소실되어 지금은 몇 개의 새 건물만 덩그라니 남겨져 있어 아쉬웠습니다.




예부터 전해져 오던 것이라고는 당간지주를 비롯한 몇몇 석재들과 1316년 강천사 재건시 세운 강천사오층석탑 뿐. 자세히 보면 2,3,4층의 덮개 돌에는 한국전 당시의 총탄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중종반정 등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이 많아서 순창은 예로부터 절의의 고장으로 불렸고, 고을 곳곳의 돌을 모아 절개를 기리기 위해 사찰의 돌담 바깥쪽에 절의탑을 세웠다고 합니다.




절의탑 뒤편 다리 건너에는 그 절의의 또 다른 역사인 「순창 삼인대」 비각이 서 있습니다. 삼인이란 세개의 직인을 뜻하는 것.




비석의 주인공은 151년 순창군수 김정, 담양부사 박상, 무안현감 류옥. 내용인즉 이들은 각자의 직인을 소나무 가지에 걸고 연산군의 폐비인 신씨의 복위를 주청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귀향가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코스의 중간지역인 이곳에는 강천사와 삼인대, 절의탑 등등 근처에 오목조목 볼거리가 모여 있었고, 그 끝자락에는 또 다른 명물 「강천사 모과나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모과나무라고 전해지는 강천사 모과나무는 수령이 300년이라고 알려져 있고, 비록 오래된 나무지만 아직도 푸르른 잎사귀를 간직하고 있고 놀라운 두께를 자랑하기보다는 오묘하게 꼬여서 자란 모양이 인상적입니다.




다시 다음 볼거리를 향해 길을 따라 걸으면 대나무숲 산책로가 나타납니다. 사실 아주 짧은 구간에다가 단순히 돌아가는 오르막길,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는 담양에서 대나무를 즐길 계획이라 이곳만은 그냥 패스~




그런데 잠시 후 나타난 더 높은 오르막길 “헉… 신이시여 저는 아직 이런 급격한 오르막을 오를 자세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길은 강천산의 가장 큰 명물인 현수교로 올라가는 길이라 필수코스지만 기왕이면 내려올 때 들르기로 하고 계속 구장군 폭포 방향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이제는 계곡물이 얕아져 때로는 다리를 통하지 않고서 징검다리처럼 계곡물을 통과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수량이 많을 때를 대비해서 옆쪽에는 다리도 마련되어 있고요.




맨발로 걷는 황톳길도 초반에 비해서 좁아지고 길 양쪽에 들어선 나무덕분에 좀더 아늑한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또 현수교 입구 이후로 사람들도 한결 많이 줄어들어 있다는 점도 참좋습니다.




잠시후 우리의 마지막 목표지점에 이르자 엄청난 높이의 폭포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사진으로는 잘 감흥이 오지 않지만 실제 첫 대면을 하자마자 “대박~!!"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되는 엄청난 높이입니다.




이곳이 강천산에서 가장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 이곳은 바로 「구장군폭포」. 기암괴석 사이로 굽이쳐 흘러내리는 세개의 줄기의 폭포는 높이가 자그마치 120m 에 이릅니다.




처음 구장군폭포의 이름을 들었을 때 그럼 신장군폭포도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이 구장군폭포는 옛 구(舊)가 아닌 아홉 구(九)의 구장군폭포. 백제가 건국되기 전 마한시대 혈맹을 맺은 아홉 명의 장수가 전장에서 패한 후 이 곳에 이르러 자결하려는 순간 차라리 자결할 바에는 전장에서 적과 싸우다 죽자는 비장한 각오로 마음을 다지고 다시 전쟁에 나가 승리를 거두었다는 전설이 깃든 곳입니다.




엄청난 높이의 웅장함과 더불어 안내판에는 남근석과 여근석의 조화로운 형상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하지만 암만 봐도 이해불가~.

제 상상력이 너무 부족한가 봅니다. 그리고 이곳 구장군폭포에도 반전이. 때로는 폭포의 수량이 부족해서 인공으로 만든 폭포가 있다는 것. 원래는 두개의 폭포만 진짜 폭포라고 합니다. 정답은 직접 가셔서 확인하시기를…. ;;;;




구장군 폭포를 정점으로 찍고 다시 산책로를 돌아서면 맞은편 산중턱에 커다란 삼각형의 동굴이 보입니다.

강천산 「수좌굴」이라고 하지만 다른 안내판이나 설명이 없어서 그냥 동굴이구나~ 하고 길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20여분쯤 내려가고 있을 찰나. 파란하늘을 가르며 푸른 산봉우리를 서로 이어주는 길다란 다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강천산 구름다리」.




80년 8월에 설치된 이 현수교는 연장 78m, 높이 50m, 폭 1m 로 지금은 구장군폭포 보다도 더 유명해져서 강천산의 제1명물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밑에서 바라보면 구멍이 숭숭 뚫린 철판으로 바닥이 되어 있어 정말 구름다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이름입니다. 아… 근데 큰 문제는 저런 높은 곳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 그래도 언제 다시 이곳에 오랴~ 큰 마음 먹고 현수교 위로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올라 올 때의 만난 튼튼한 계단길도 있었지만 구장군폭포에서 조금 더 가까운 반대편에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가기로 하고 구석에 숨겨진 듯 놓여있는 선운교 앞에 섰습니다.




“뜨억~!!" 녹이 잔뜩 쓸어서 정말 위태로워 보이는 철계단이 엄청난 각도로 선채 우리를 반겨줍니다. 나무들이 잔뜩 둘러싸고 주변에 흙들도 많이 무너져 내려있는 모습이 더더 음침하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겠지요.




우여곡절 끝에 발만 보면서 계속 오르다보니 어라… 너무 많이 올라왔나 봅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곳은 전망대 저기 발 밑에 빨간색 현수교가 보입니다. 다시 한숨을 몰아 쉬고 현수교를 향해 Go~.




구름다리에는 이미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보통 강천산을 들리면 이곳을 목표로 많이들 온다고 하네요.




안내판에 적혀 있는 주의사항을 보니 특별히 2번 항목이 상당히 눈에 거슬립니다. 몸무게가 좀 많이 나가는 편이니까 2명으로 치고… 머릿속에서 복잡한 계산이 들어갑니다.




그 사이에 벌써 현수교 중간에 들어가 있는 우리 초딩이. 속도 모르고 얼른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다리 입구에서 바라보니 생각보다 용기가 불쑥 솟아나 일단 한걸음 한걸음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헉… 입구에 솟은 기둥이 사라지자 용기도 어디론지 사라지고 이곳은 완전히 다른 세상. 게다가 두려움이 급속도로 올라가는 마당에 구름다리가 꿀렁꿀렁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오마이갓~!!




바람에 흔들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붕붕~"의 느낌이랄까? 난간 아래로는 개미처럼 작은 크기의 관람객이 보이고 아무튼 아까 마음먹은 용기는 이미 별나라로 가고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아~ 집에 뭔가 두고 온게 생각났다~"라는 말과 함께 구름다리를 반도 못 건넌 채 후다닥 현수교를 떠나 반대편 계단으로 허겁지겁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이쪽 길은 사람들이 많이 오르내리는 길이라 튼튼한 나무데크로 만들어져 있어서 조금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내려가는 길에는 한참을 바라본 시원한 계곡물의 풍경 때문인지, 아니면 폭포의 물보라 때문인지, 그럴리는 없겠지만 구름다리의 무서움 때문인지 더위 따위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시원한 느낌이 들었지요.




순창 강천산을 들러 비록 계곡물에 몸을 담그지는 않았지만 그 못지 않은 시원함과 초록의 신선한 느낌을 잔뜩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어린시절 계곡이 많았던 곳에서 자라 웬만한 곳에는 감탄하지 않는 저였지만 이곳 강천사 계곡은 언제고 꼭 한번 다시 와서 발을 담그고 쉬고 싶다라는 다짐 아닌 다짐을 맘속에 새길 정도로 훌륭한 계곡이었습니다. 물론 사계절 다른 느낌이 있겠지만 다른 때 보다도 꼭 여름에 물놀이 장비를 챙겨서 이곳 「고창 강천산군립공원」을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Map

주소 : 전라북 순창군 팔덕면 청계리 산324

전화번호 : 063-650-1672

가격정보 : 성인 3,000 / 어린이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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