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상의 문화유산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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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문화재연구원장 김호상교수님의 글들을 소개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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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날, 우리시대의 장례법을 생각해본다.
 | 문화유산편지
Last Modified : 20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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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우리들은 삶이 힘들고 지칠 때 막걸리한 병, 명태포 하나, 또는 꽃 한다발 들고 무작정 찾아가는 그리움의 산소 전경(청송군 안덕면 신성리)

설명) 한식은 원래 우리의 풍습이 아니라 중국에서 들어온 계절의 구분이었으나 한국에 토착화되면서, 우리의 4대 명절 중의 하나로 청명절(양력 4월 5일, 6일 경으로 천지가 상쾌하여 맑은 공기로 가득 찬다는 시기) 다음날 이거나 올해처럼 같은 날이 되어 행하여지기도 한다. 이날은 나라에서는 종묘와 각 능원에 제향을 지내고 관리들에게 공식적인 휴가를 주어 성묘하도록 하였으며, 민간에서는 산소를 돌보고 제사를 지낸다. 현대사회에서는 화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한식날 겨우내 무너져 내린 무덤을 보수하거나 산소를 찾아가는 일이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조상의 묘소를 돌보는 마음만큼은 전통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도시구조는 당나라 장안성(長安城)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신라만의 독특한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의 가장 큰 요인은 지리지형적 조건으로 판단되지만, 그와 함께 무덤의 입지선정과 장례법 또한 도시구조의 변화발전에 큰 영양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환경과 사상적인 영향을 크게 받았던 화장법(火葬法)은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 이미 신라의 장례법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었지만 불교 공인 및 확산을 바탕으로 빠르게 자리 잡게 되었으며 이는 곧 이후의 도시구조 변화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화장(火葬)은 화장 후 뼈의 처리방법에 따라서 산골(散骨)과 장골(藏骨)로 구분된다. 이중 산골은 문헌기록에만 존재할 뿐 전해오는 유적과 유물이 없는 반면, 장골은 현재까지도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발견되고 있다. 현재까지 경주지역에서 조사된 화장묘의 유형을 보면 크게 6가지로 분류된다.


석곽으로 외부구조물을 만들고 내부에 골장용기(骨藏容器)를 안치하는 경우, 석실분 내부에 골장용기를 안치하는 경우, 토광에 석함을 매납하는 경우, 봉토에 골장용기를 매납하는 경우, 암반이나 바다를 이용한 사례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필자가 발굴조사 한 경주 석장동 고분군유적에서 다수의 화장묘가 조사되었는데, 그중 2개의 화장묘에서 인골이 출토되었다. 두 개체 모두 인골표면이 푸른 회청색을 띠며 파열선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산화염이 아닌 1200℃ 이상의 고온 환원염에서 화장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통해 본다면 1200℃ 정도의 온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밀폐된 가마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으며, 이를 감안한다면 현재까지 발굴조사 된 예는 없다 하더라도 신라시대 당시에 분명 화장용 가마시설이 있었음이 분명해진다.


이렇듯 한 때 고도의 기술력으로 한 시대의 장례법으로 자리하던 화장이 오갈 때 없는 혐오시설로 오인되어 갈 곳을 잃어가는 현실은 조선시대 유교적 이념에서 출발한 조금은 삐뚤어진 시각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같은 시간 속을 살아가는 인도에서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노천에서 시신을 화장하고 있으며 그러한 모습을 일상적인 삶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루는 일들이 30년전만 하더라도 오늘날처럼 일반적인 장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는 예상에 부정적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화장장이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것이라 생각해 본다. 이제 장례법만은 유교의 이념적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의 삶이란 측면에서 죽음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원문 링크 http://www.kimhosang.com/html/sub2-2.html?page=7&a...


김호상, 문화유산, 신라, 한식,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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