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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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8 - 분황사, 명동쫄면, 김유신장군묘 - (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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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 2017/03/28

Travel regions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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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발코니에서 산자락 너머로 멀리 보이는 노란색 태양이 어제의 야경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경주의 야경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리조트에서 편안한 숙면을 취한 뒤라 빨리 나가서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싶었지만 오늘의 일정은 어제에 비해 짧아 느긋하게 숙소에서 둘째 날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분황사

옛날 중국 당나라 황제가 신라 선덕여왕에게 큰 모란꽃 그림을 보내왔으나 그림에 벌과 나비가 없어 자신이 향기가 없는 모란꽃과 같은 존재라고 비아냥대는 것이라고 여긴 선덕여왕은 자신은 향기가 있는 아름다운 꽃과 같다고 하여 분황사라는 절을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오늘의 첫 일정으로 향기가 있는 황제의 절 바로 그 선덕여왕의 분황사를 들러보았습니다.

분황사는 당대의 명승 자장율사와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사찰로서 신라 제일의 사찰 황룡사와 가까이 있습니다.



현재 경주역에서 얼마 멀지 않은 시내의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분황사는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으며 생각보다 관광객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신라 역사에 있어서 수많은 역할의 한 줄기를 수행해왔으며 그 이후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유서 깊은 사찰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이곳 분황사가 더욱더 유명해진 이유는 신라 최초의 석탑인 분황사 석탑(국보 제30호)이 있기 때문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석탑이 먼저 눈에 들어 옵니다. 바로 분황사 석탑. 기단의 형태나 탑의 모양으로 보아 7~9층 석탑으로 추정하며 작은 돌들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아 만든 모전석탑(模塼石塔)입니다.



살짝 열려진 감실 안쪽에는 멀리 불상이 모셔진게 보입니다. 탑의 모서리마다 사자상을 배치하고 4면에는 인왕상이 2기씩 배치되어 있으며 감실 안쪽에서는 사리함과 구슬 등 많은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분황사 모전석탑은 목탑과 석탑의 중간형태로 신라 석탑의 발달사를 연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문화재라고 합니다.



모전석탑 뒤쪽으로는 이곳에 머무르며 화엄경소 등을 집필하였던 원효대사의 덕을 기리며 고려시대에 제작된 화쟁국사비 자리인데 아쉽게도 비석 없이 비부만 남아있습니다.



화쟁국사비부 왼쪽에는 삼국유사에 호국룡이 살고 있다는 설화가 깃들어 있는 신라시대 우물인 석정이 있습니다.

삼룡변어정(護國三龍變漁井)이라고도 불리는 이 석정은 바깥쪽은 8각 안쪽은 원형 우물 안쪽은 격자형으로 만들어져 각각 팔정도와 원륭의 진리, 사성제를 상징하며 아쉽게도 이 우물 안에서는 다른 유물이 아니라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인해 목이 부러진 석불들이 많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마침 사찰 한켠에도 작고 오래돼 보이는 불 상이 얼굴이 많이 훼손된 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 분황사에는 이외에도 솔거가 그린 '관음보살도'와 향가 '도천수대비가'의 배경이야기 벽화가 있었다고 하지만 현재 전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뒤쪽에는 조선시대 불상인 분황사 약사여래입상이 모셔진 보광전이 보이며 관람 온 불교신자로 보이는 관광객이 보광전 안쪽으로 들어가 절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뒷편에서는 신자분들께서 제사용으로 보이는 놋그릇을 담소를 나누며 열심히 닦고 계셨습니다.



분황사에서는 체험까지는 아니지만 직접 범종을 쳐 볼 수 있습니다.

대신에 파손의 위험이 있어 마구 칠 수는 없고 종과 종채 사이를 30cm이내 거리에서 1번씩 살짝 치면 됩니다.

가볍게 쳤는데도 “데엥~" 하는 웅장한 소리가 경내에 울려 퍼지고 마음이 차분해 집니다. 종교를 떠나 이런 소리들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범종 옆쪽에는 색이 다 벗겨진 채 재미있는 표정을 가진 물고기 모양의 통나무가 있습니다.

분황사 목어로 원래 북처럼 걸어놓고 배 부분에 파진 홈에 나무를 넣고 소리를 내는 사찰의 물건인데 아쉽게도 제 목적대로 걸려 있지 못하고 한쪽에서 툭 튀어난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Canon DIGITAL IXUS 65 | f/4.0 | 2014:04:27 12:40:26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12.12mm


간단히 분황사 관람을 마치고 경내를 벗어나면 앞쪽에는 통일신라시대의 '구황동 당간지주'가 유채꽃 사이로 우뚝 서 있습니다.



이 유채꽃 너머로 보이는 드넓은 평지는 바로 지금껏 보문단지 등에서 형상화 했던 황룡사지 9층목탑의 주인 황룡사지입니다.

작은 분황사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오고 갔지만 신라 최고의 사찰이었던 황룡사는 지금 주춧돌 외에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은 채 유채꽃에 묻혀 벌들만 바삐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Map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구황동 313
전화번호 : 054-742-9922
운영시간 : 08:00 ~ 18:00
홈페이지 http://www.bunhwangsa.org/



명동쫄면

아침을 가볍게 거른지라 시내 쪽에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려고 경주의 맛집 중 하나인 명동쫄면에 들렀습니다.



30년 이상 영업해 온 쫄면 전문점으로 방송도 많이 타고 늘 손님들이 줄을 서 있는 맛집입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매장 안은 물론이고 골목길까지 점령해가며 손님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판매하고 있는 음식의 종류는 달랑 4개 비빔쫄면, 유부쫄면, 오뎅쫄면, 냉쫄면. 역시 진정한 맛집들은 음식종류가 다양하지 않습니다.



20여분을 줄을 서며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테이블도 아닌 좁은 식탁에 앉았습니다. 결국 선택한 메뉴는 오뎅쫄면과 비빔쫄면.



오뎅쫄면은 쫄깃한 쫄면을 우동육수에 담아 어묵과 함께 국수처럼 낸 것인데 쫄면에 국물이 있으니까 약간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쫄깃한 면발의 맛에 금방 적응하고 뱃속으로 막 밀어 넣기 시작했습니다.



추운 겨울밤에 먹으면 왠지 별미일 것 같습니다. 총총 썰은 파와 쑥갓과 어묵 그리고 쫄면을 한 움큼 잡아 먹는 맛은 순간 온가지 맛이 다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비빔쫄면.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쫄면과 비슷합니다. 대신 오이와 양배추 그리고 쑥갓이 아주 아주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면보다 야채가 더 많은 모양새~.



양념에 슥슥 비빈 다음 한입 넣으니 입안에 쑥갓의 향이 퍼집니다. 매콤함도 적당하고 양념은 조금 달달한 맛이 나는 일반적인 쫄면과 비슷한 맛입니다.

단무지 하나와 함께 열심히 젓가락질을 하고 난 뒤에 우동국물 한모금 들이키고 나니 그릇엔 이미 남은 쫄면이 없습니다. 20분 기다리고 10여분 만에 식사 끝.

다음에 또 간다면 중국집 짜장면, 짬뽕처럼 또 몇십분 기다리는 동안 비빔을 먹을지 우동을 먹을지 다시 심히 고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손님이 많은데 잘 웃으시며 담에 또 오라는 인사를 잊지 않는 주인아주머니를 보니 맛도 훌륭하지만 맛보다 친절이 더 멋진 경주 맛집이었습니다.

다만 두 메뉴 모두 한그릇 별미로 괜찮은 메뉴임은 틀림없지만 역시 한국 사람은 밥. 이 정도는 간식으로 추천합니다.


Map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노동동 80-8

전화번호 : 054-743-5310

운영시간 : 08:00 ~ 21:00



김유신장군묘


이번에 둘러 볼 유적지는 삼국통일의 주역 신라 김유신 장군묘 입니다.

경주터미널에서 형산강 너머 산중턱에 있는 김유신장군묘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위치에 있으며 택시조차도 잘 다니지 않는 곳이기에 가까운 편 이면서도 가기 힘든 곳 중 하나 입니다.



김유신장군묘 일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좌측은 김유신장군의묘, 우측은 김유신장군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숭무전 일대입니다.

숭무전의 톡특한 점은 편액을 김대중 대통령이 썼다는 점이지만 이번에는 교통편 문제 때문에 숭무전은 제외하고 묘역 일대만 둘러보았습니다.



묘역일대에 올라서면 먼저 반겨주는 것은 '삼국통일지안치소'라는 표석이 새겨진 비각입니다. 비각 안쪽에는 '신라태대각간'이라는 전서체의 글로 김유신장군의 일대기를 기록한 신도비가 서 있습니다.

김유신은 신라에 멸망한 금관가야 왕족 출신으로 아버지는 김서현, 어머니는 진흥왕의 조카 만명공주 사이에서 태어나 화랑의 수장인 풍월주가 되었고 무열왕 김춘추의 누이와 결혼하여 삼국을 통일하는데 큰 역할을 한 장군입니다.



비석을 훑어보고 김유신장군묘의 입구인 흥무문을 통과하면 산새 소리를 한껏 들리며 울창하게 나무가 드리워진 길이 나타납니다.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이 길을 따라 100m만 올라가면 김유신장군의 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얼마 걷지 않아 금방 넓은 공간이 나타나고 높다란 계단 위에 김유신장군의 묘가 잘 정리된 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사실 이곳 계단 또한 수학여행의 포토존 중 한곳으로 예전에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김유신장군묘 봉분 근처로 올라서면 좌우측에 비석이 하나씩 서 있는데 좌측 비석에는 '신라태대각간김유신묘'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각간이란 신라의 17관등의 최고 관직이며 이후 백제를 멸한 뒤 임의로 만든 더 높은 관직 대각간, 고구려를 멸한 뒤 더 높은 관직을 추가하여 태대각간으로 명명되어졌다고 합니다.



우측 비석은 일제시대에 세워진 비석으로 '개국공순충장렬흥무대왕릉'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이 비석에는 신기한 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왜 김유신장군묘가 아니라 흥무대왕릉이라 할까? 첫번째 물음에 대한 이유는 김유신 사후 흥덕왕 때에 이르러 그의 뛰어난 공적을 치하하며 왕으로 추존하여 '흥무대왕'이라는 칭호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제일 마지막 글자가 좀 이상합니다. 이 비석에 새겨진 글자는 비석이 말라 있을 때는 '릉'자만 보이지만 비석이 물에 젖으면 '묘'자가 더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김유신이 왕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농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누가 그렇게 했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김유신장군묘의 오른쪽 비석의 아래는 항상 관광객들이 뿌린 물로 인해 젖어있다는 사실만 명확할 뿐.



김유신묘는 특이하게도 묘 주변을 둘레돌로 두르고 있는데 12방위로 구분하여 12지신 모양의 지석이 두르고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모두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으며 평상복 차림에 무기를 들고 있으며 다른 둘레돌을 두른 신라시대를 통 털어 어떠한 왕릉보다도 화려하며 또한 비슷한 시대의 왕릉인 진평왕릉, 선덕여왕릉, 무열왕릉에 비해 오히려 더 많고 화려한 치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왕과 견주어도 지지 않을 만큼 훌륭한 공적을 쌓은 장군이기에 이러한 혜택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김유신 장군묘 일대를 둘러보고 처음 올라왔던 내리막을 향해 나설 때,

우리 앞에는 엄마 허리를 잡고 아빠의 무등을 탄 아이들이 너무도 다정스러운 모습으로 꽃길을 따라 내리막을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참고로 경주시민들은 보문단지보다 이곳 김유신장군묘 일대에 벚꽃이 더 훌륭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니 벚꽃시즌에 들른다면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Map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충효동 산7-10

전화번호 : 054-749-6713

운영시간 : 09: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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