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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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7 - 백두대간 협곡열차 V트레인(V-Train) - (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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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 2017/02/27

Travel regions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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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 돋는 여행의 기술! 백두대간 협곡열차 V트레인(V-Train)


우리는 국내여행에서 온갖 방법으로 여행을 합니다. 이 중에서 기차는 너무 빠르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적절한 템포를 유지하면서 여행을 할 수 있는 좋은 기술입니다. 특히, 기차에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돋게 만드는 특유의 향수가 있기 때문에 중간에서 만나는 작은 간이역도 달콤하고 목적지에서 만나는 고즈넉한 시골풍경도 사랑스럽습니다. 오늘은 석탄을 실어 나르던 기차를 타고 굽어진 백두대간 협곡을 달리는 V트래인(V-train)을 타고 철암에서 분천의 산타마을까지 여행을 떠나볼게요. 저도 자동차를 가지고 떠났지만, 이번만큼은 운전대를 내려 놓고 일상을 털어버릴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관광열차는 대충 세어봐도 12가지 이상이 되는 것 같은데요, 그 중에서 V트레인(V-tratin)과 O트레인(O-train)은 대한민국 관광열차에선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여행객이 사철 북적이기도 하고 평일이라 하더라고 최소 몇 일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표를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말의 경우에는 승차권 예매가 시작되자 마자 잔여좌석이 0으로 되는 게 순식간일 정도에요.




V트레인(V는 협곡을 뜻하는 Valley의 약자)은 백두대간 협곡열차라고 부릅니다. 강원도 태백의 철암역에서 경북 봉화의 분천역까지 하루에 두 번 왕복 운행하는 열차인데요, 승용차로는 갈 수 없는 백두대간의 절벽 위에 놓여진 철로를 따라 아찔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여행이에요.




태백의 철암역 주변은 지금도 석탄을 캐는 광산이 몇 있는데요, 그래서 석탄을 싫어 나르는 기차가 지금도 종종 다니고 있더군요. 위에 하얀 연기 퓨슉~ 나는 곳은 석탄을 실어 나르는 곳인 선탄장입니다. 쉴새 없이 석탄을 실어 나르던 그 옛날의 호황은 다 어디로 가고 이제 관광객들만 찾는 한적한 도시가 되었네요.




기차는 KTX나 새마을호 같은 그런 객차가 아니고, 이렇게 관광을 위해 널찍하게 꾸며져 있어요. 한쪽은 정방향으로 앉고, 다른 한쪽은 창문을 향해 앉아갈 수 있는데요, 의자를 뒤로 젖힐 수 있기 때문에 마주보며 여행할 수도 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이 돋는다고 제가 말씀 드린 이유는 기차가 가지고 있는 감성도 그렇지만, 이 열차 안에는 에어컨도 히터도 없어 그렇습니다. 여긴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히터 대신 목탄을 태우는 난로가 있는데요, 그 옛날에 운행하던 비둘기호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난로에다 매점에서 파는 쫀드기를 구워먹을 수도 있습니다.




열차 한 켠에는 이렇게 매점이 있는데요, 옛날 기차에서 즐기던 음식들을 팔고 있어요. 쫀드기나 오징어 같은 걸 사서 방금 보신 난로에다 구워 먹으면 맛있습니다.




돋보이는 다른 아날로그 감성은 일반 열차와는 달리 창문을 열 수 있어 달리는 협곡에서 맑은 공기를 허락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객차 안에는 화장실이 없는데요, 달리다가 중간에 승부역과 양원역, 두 곳의 간이역에 정차를 5분~10분 정도 하는데 거기서 해결하면 됩니다.




전 기차 뒤편의 풍경을 제일 좋아해서 열차 제일 뒷자리를 예약했는데요, 제 눈 앞에 이런 풍경이 펼쳐지네요. 멋지죠? 참고로 철암에서 분천방향 3호차 30A, 30B가 사진에서 보시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꼭 이 자리가 아니더라도 볼 수는 있으니 어디가 되어도 상관 없을 것 같네요.




기차여행에서는 요런 풍경 꼭 봐야지 않겠습니까? 기차여행의 로망 창 밖 풍경 끝내주지요?




석탄과 시멘트, 목재를 실어 나르던 기차에 올라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계곡을 달리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창문을 열고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정말 상쾌하고 가슴이 팡팡 뚫리는 느낌이에요. 백두대간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오지를 달리는 기분이 이런 거군요. 유럽의 어느 시골마을을 달리는 기분입니다.




깊은 계곡을 달리다 보니 기차는 터널을 자주 지나게 되는데요,




컴컴한 터널을 지날 때면 천정에 붙어 있는 야광 스티커들이 밝게 빛나는데 정말 예쁘답니다.




기차가 25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간이역인 승부역인데요, 이곳에서 5분 정도 정차하더군요.




승부역에선 500원으로 어묵을 사먹을 수도 있고요, 막걸리 한잔과 돼지껍데기 안주를 천원에 먹어볼 수도 있어요. 가격이 저렴해서 그런지 사람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더군요. 저도 어묵 두 개를 순식간에 호로록~ 했습니다.




간이역에서 사 온 간식이나 미리 싸온 군것질 거리는 창 밖을 보면서 요래 멋지게 먹을 수 있습니다. 하늘을 잘 볼 수 있도록 지붕도 동그란 모양으로 조금 뚫려 있어 좀 더 시원한 느낌을 주더군요.




승부역에서 기차는 10여분 더 달려…




양원역에 도착하니 10분간 정차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기차는 멈춥니다.




양원역에는 방 한 칸 정도의 크기로 보이는 작은 건물이 있는데요, 외부로 나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기차밖에 없는 원곡마을에서 기차를 정차시키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만든 건물입니다. 이런 일은 다른 지역과 연결된 도로가 없는 오지마을이기 때문인데요, 이 건물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기차역이자 최초의 민자 역사(驛舍)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작은 역사 옆으로는 간이 화장실도 한 칸 있습니다. 지금은 문도 달려있지 않은 여기서 볼일을 보는 사람은 없겠지만, 1980년대에는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 모두 볼일을 봤다고 하네요.




역사를 만들었으니 이제 기차를 세워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는 당당히 받아들여져서 이제 무궁화호와 V트레인, O트레인이 정차하는 간이역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서 떡과 막걸리, 그리고 돼지껍데기를 천원에 팔며 생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하네요.




제가 간 날은 SBS모닝와이드에서도 취재를 나왔더라고요. 창 밖을 보고 있는 제 모습을 여러 컷 담아갔는데, 방송을 언제 하는지 물어보질 않았군요. 에고…




종착역인 분천역에 도착하기 전 갑자기 방송에서 이벤트를 한다며,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모양의 스티커를 찾아서 가져오랍니다. 우리가 양원역에 내린 사이 승무원들이 몰래 여기저기 붙여놓은 모양인데요, 산타 모양의 스티커를 가져가니 핫팩(손난로)을 하나 선물로 주네요. 덕분에 따뜻하게 보냈습니다!




경상북도의 최북단인 봉화군, 봉화에서도 최북단에 있는 이곳엔 오후 1시 10분에 도착했습니다. 12시 10분에 철암역에서 출발했으니 딱 한 시간 걸렸네요. 분천역은 분명 대한민국 간이역인데 모양새는 스위스의 기차역처럼 생겼어요.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스위스에서 가져온 나무와 시계로 체르마트역을 재현했다고 하네요.




여기서 다시 철암역으로 돌아가려면 약 한 시간 정도 뒤에 오는 무궁화호를 타고 가는 게 가장 빠르고 저렴한데요, 그 사이 이곳을 구경하면 시간이 딱 맞겠네요. 분천역에는 산타마을이라 이름 붙여진 작고 예쁜 마을이 하나 있는데 역사(驛舍)와 마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하도록 할게요.


Map

+ 출발지 철암역 주소 : 강원도 태백시 동태백로 389

+ 전화 예매 : 1544-7788
+ 인터넷 예매 : http://www.letskorail.com/ebizprd/EbizPrdTicketpr21100W_pr21110.do
+ V트레인 요금 (철암↔분천 편도) : 어른 8,400원, 어린이 6,000원 (소요시간 1시간 10분)
+ 무궁화호 요금 (철암↔분천 편도) : 어른 2,600원, 어린이 1,300원 (소요시간 36분)
+ 철암역 출발시간 : 12:10, 15:50, (금/토요일은 19:45 밤열차 추가)
+ 분천역 출발시간 : 10:20, 14:00, (금/토요일은 18:00 밤열차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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