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상의 문화유산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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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문화재연구원장 김호상교수님의 글들을 소개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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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인들은 화장장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 문화유산편지
Last Modified :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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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뼈 항아리(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교내 출토)

설명) 화장한 뼈는 고온에 의하여 압축되어 균열이 가기 때문에 5cm 미만의 크기로 나누어지므로 뼈 항아리에 담아 보관하거나 별도의 공간에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 뼈를 항아리에 담는 순서는 다리뼈부터 상반신으로 차례차례 쌓아 올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화장한 인골에서는 DNA를 측정할 수 없어 친자관계와 유전자 정보 등을 확인하는 연구에서는 한계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죽고 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죽은 자를 위한 장례의식이야말로 그 사회의 가장 보수적인 측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지역성, 풍토성, 내세관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구조 등 문화전반을 반영하고 있다. 화장법(火葬法)은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 이미 고대국가에서 실행한 장례법 가운데 하나로 자리하고 있었지만,불교 공인 및 확산을 바탕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화장(火葬)은 시신을 불태운 후 뼈의 처리방법에 따라서 산골(散骨)과 장골(藏骨)로 구분된다. 이중 ‘산골’은 뼈를 부수어 가루로 만들어 처리함으로 문헌기록에만 존재할 뿐 전해오는 유적과 유물이 없다. 그러나 ‘장골’은 화장한 뼈를 모아 2차적으로 무덤을 만들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발견되고 있다.

필자는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박물관 재직시 교내 석장동 고분군가운데서 다수의 화장묘를 조사하였는데, 그중 2개의 화장묘에서 인골(人骨)이 수습되었다. 두 개체 모두 인골표면이 푸른 회청색을 띠며 파열선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산화염이 아닌 1200℃ 이상의 고온 환원염에서 화장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통해 본다면 1200℃ 정도의 온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밀폐된 가마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으며, 이를 감안한다면 현재까지 발굴조사 된 고고학적인 조사 예는 없다고 하더라도, 신라시대에는 분명 화장용 가마시설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한 때 고도의 기술력으로 한 시대의 장례법으로 유행하던 화장시설이 오갈 때 없는 혐오시설로 오인되어 설립할 곳을 잃어가는 현실은 조선시대 유교적 이념에서 출발한 조금은 삐뚤어진 시각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같은 시간 속을 살아가는 인도에서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노천에서 시신을 화장하고 있으며,그러한 모습을 일상적인 삶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루는 모습이 일반적인 장례모습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아파트가 일반적인 거주지로 자리 잡기 전인 30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그리 높지 않았다. 이제는 유교의 이념적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의 삶이란 측면에서 죽음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해 볼 때이다. 더불어 죽은 후 시신의 처리와 제례에 대한 새로운 시대적 접근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원문 링크 http://www.kimhosang.com/html/sub2-2.html?page=5&a...


김호상, 문화유산, 신라, 경주, 화장,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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