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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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5 - 추전역, 물닭갈비 - (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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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 2017/02/27

Travel regions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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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태백 '추전역'


한국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은 어디일까요? 바로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추전역'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미터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차를 가지고 직접 올라갈 수도 있고, 코레일(KORAIL)에서 운행하는 백두대간 탐방열차(관광열차)인 O트레인(O-Train)을 타고 갈 수도 있습니다.


추전역은 1973년에 만들어져 태백의 탄광촌 사람들과 삶의 궤적을 함께 해온 곳입니다. 70년대 오일쇼크를 두 차례 겪으면서 대대적인 석탄증산정책이 있었지만, 80년대 국제유가가 다시 폭락하면서 석탄 생산을 조절하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많은 탄광이 문을 닫았어요. 이후, 현대에 이르러 코레일에서 겨울철 눈꽃열차와 오트레인 순환열차를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다시 찾는 관광명소로 탈바꿈 된 곳입니다.




역명이 추전(杻田)인 이유는 이곳의 마을 이름인 '싸리밭골'을 한자로 표기해서 杻田(추전)이 되었습니다. 해발 855미터로 워낙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연평균 기온이 남한의 기차역 가운데 가장 낮은데다, 적설량까지 많아 여름을 제외한 다른 계절엔 난로를 피워야 하는 추운 곳입니다.




한 때는 사람으로 북적이던 역이 이젠 가끔 관광열차만 정차하는 남루한 역이 되었군요. 사람의 인생과도 비슷한 절차를 걷고 있는 것 같네요. 중부내륙순환열차(오트레인, O-train)는 2013년부터 운행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지금도 일반열차는 이곳에 정차하지 않고 그냥 통과합니다.




1박2일간 태백여행에서 눈이 멈춘 적이 없네요. 지금도 눈이 보슬보슬 조금씩 내리고 있습니다. 추전역 주변으로는 태백산도립공원,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 구문소, 한국에서 가장 높은 동굴인 용연굴, 그리고 태백석탄박물관과 철암 탄광역사촌 등 둘러볼 곳이 많은 곳인데요, 이곳들을 여행하면서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보기 좋은 곳입니다.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기차역은 왠지 쓸쓸하기도 하면서 나름의 향수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 지금은 돌아가신 내 형과 이 길을 걸으면서 나무조각 하나씩 주워다가 밭 옆에서 불을 피워 고구마를 구워먹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태백에는 지금도 활발히 채광중인 석탄 탄광이 존재하기 때문에 석탄을 싫은 열차가 지금도 여길 지나고 있습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지금 연탄을 사용하진 않지만, 지금도 전국엔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이 많아요. 연탄을 사용하면 난방비가 워낙 저렴해서 요즘은 새로 짓는 집에 연탄과 기름을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일러를 많이 놓는 추세라고 하더라고요.




역사(驛舍) 안에는 역무원의 옷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있고요, 사진 갤러리도 작게 운영하고 있어 관광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네요.




큼직한 표지석 옆으로 안개에 살짝 가린 산 봉우리를 보시면 여기가 얼마나 높은 곳인지 감이 오실까 모르겠습니다.




태백의 눈도 만지니 손 시렵군요. ^^* 특별히 볼 것이 많은 곳이라기 보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간이역이란 것만으로도 한 번쯤은 찾아보고 사진에 담아보는 것도 좋을 정다운 역이었습니다. 어차피 태백여행을 오셨다면 주변을 둘러보다 잠시 들르는 것도 좋습니다. 역무원 코스프레도 한 번 해보시고요~


Map

+ 주소 : 강원도 태백시 화전동 산123

+ 전화 : 033-553-8550


들어는 봤나? 물닭갈비? 태백맛집 '송이닭갈비'


강원도 춘천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토속음식 닭갈비가 있는데요. 그러나 이곳 태백에도 닭갈비가 유명하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태백의 그것은 국물이 있는 '물닭갈비'인데요, 태백의 대표 토속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태백에 석탄공장이 많았던 시절, 힘든 일을 하는 광부들에게는 고기섭취가 필요했었어요. 그들은 비싼 소/돼지고기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닭고기에 각종 채소를 넣어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들어간 요리를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물닭갈비'입니다. 닭갈비란 음식은 원래 국물 없이 양념과 채소를 볶아먹는 요리인데 '물'이 붙어 있으니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태백여행에서의 첫 식사는 이것으로 정했습니다.




태백의 대표토속음식인 물닭갈비를 파는 음식점은 의외로 많은데요, 그 중에 50년간 3대째 영업하고 있는 가장 오래되었다고 소문이 난 송이닭갈비를 찾았습니다.




메뉴판에 표시된 '닭갈비(1인분 가격 7천원)'는 태백식 물닭갈비이고요, '닭볶음(1인분 가격 8천원)'이라고 적힌 음식이 우리고 보통 먹는 물이 없는 춘천식 닭갈비에 가깝습니다. 태백에 왔으니 물이 들어간 걸로 먹어봐야죠. 그리고 태백식이든 춘천식이든 맛의 화룡점정은 '사리'아니겠습니까? 우동과 쫄면사리를 하나씩 추가해서 주문을 했습니다.




양념한 닭고기에 채소를 듬뿍 넣어 냄비째 물닭갈비가 나왔습니다. 다 끓여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손님자리에서 끓이면서 먹는 전골 같은 국물요리입니다. 일반적으로 고기요리에는 잘 넣지 않는 냉이가 들어간 게 특이해서 맛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곁들여 먹는 반찬으로는 생으로 먹는 고추, 시원한 동치미, 김치 정도로 간단합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여 무심히 먹은 김치가 아주 맛있었어요. 갓 담은 겉절이인데요, 아삭하고 시원하고 적당히 간이 맞아 3번정도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5분 정도 끓이다 추가로 주문했던 우동과 쫄면사리도 함께 망설임 없이 투하합니다.




우리가 알던 춘천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죠? 또 자주 먹던 닭볶음탕과도 다르게 국물이 아주 많습니다. 우선 국물 맛부터 보았는데요, 첫 느낌은 솔직히 '왜 이렇게 싱겁지?, 뭔가 독특한 향신료 맛이 나는데 그건 뭘까?' 였어요. 국물 맛이 참 독특합니다. 일단 싱거운 것은 워낙 양념이 강한 춘천식에 평생 입맛이 익숙해져서 그럴 겁니다. 같은 닭갈비라 생각하면 안 되는 전혀 다른 요리더군요.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더 먹음직스럽죠? 싱겁게 느껴져서 조금 더 끓여봤는데요, 추운 겨울날 식탁에서 이렇게 보글보글 끓이니 따뜻해지기도 하고 먹는 내내 국물이 따뜻해서 좋더라고요.


적당히 끓고 나서 다시 맛을 보았는데요. 냉이를 넣어 향긋하면서 특유의 쓴맛이 감돕니다. 냉이, 쑥갓 등 향이 나는 채소를 많이 넣어 국물 맛이 독특하면서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개운합니다.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독특한 맛이 좋아 자꾸 먹게 되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국물 맛이 보았다면 건더기도 먹어봐야죠. 닭고기가 가장 특이했어요. 국물에 있던 냉이, 쑥갓보다 더 향과 맛이 독특한 양념이 닭고기에 배어있어 국물 맛도 특이했나 봐요. 이 양념 덕분에 닭고기 특유의 잡내는 없고 부드럽게 맛있었습니다. 독특한 국물 속에서 우동과 쫄면 사리, 고구마, 각종 채소 여러 가지 재료를 골라 먹으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랜 시간 춘천식 닭갈비나 어머님이 해주신 닭볶음탕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태백의 물닭갈비는 조금은 싱겁고 이상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먹다 보면 독특한 향의 개운하고 깔끔한 국물 맛의 매력에 빠져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될 거에요. 생소하더라도 다른 곳에서는 절대 먹어볼 수 없는 태백만의 요리를 먹는 것도 여행의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Map

+ 주소 :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265-70번지

+ 전화 : 033-552-3257
+ 영업시간 및 휴일 : 오전 11시~ 오후10시, 명절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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