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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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남원 #1 - 좌 안동이 있다면 우 함양이 있다. 고색창연한 개평한옥마을 - (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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แก้ไขล่าสุด : 2017/03/02

สถานที่ท่องเที่ยว : South Korea
 | จำนวนผู้ชม : 10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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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조선시대 양반의 마을을 말할 때, 늘 ‘좌 안동, 우 함양’이란 말을 합니다. 이것은 함양이란 도시가 안동 못지않게 유학자를 많이 배출한 고장이란 뜻입니다. 오늘 가보실 개평한옥마을은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인 ‘일두 정여창’의 고장이고, 마을의 역사가 조선의 역사인 500년을 넘기에 고색창연하지만 살아 있는 현재의 모습 또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 한옥에는 현재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니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의 유쾌한 환대가 인상 깊은 곳이었습니다. 마을 곳곳에는 유서 깊은 고택들이 많이 있는데, 시골길 천천히 걸으면서 구석구석 구경하시며 포근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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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평한옥마을은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에서 약 8km 정도 떨어진 지곡면에 위치해 있습니다. 마을에는 지은지 족히 100년은 넘은 크고 작은 전통 한옥이 60여채가 모여 있는데, 아직 관광지로 이름나 있지도 않고, 이제 막 안내소 등을 만들고 홍보를 시작하려고 하는 비교적 신생 여행지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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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마을에 여행자라고는 저 혼자 밖에 없었는데, 홀로 마을 구석구석 꽃들을 구경하며 걷는 재미가 있네요. ‘개평’이란 이름은 구 갈래의 개천 사이에 마을이 ‘낄 개(介)’자처럼 들어 앉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마을 입구에 있는 개평마을 표지석 좌/우로는 두 개의 개울이 하나로 합쳐지고 그 가운데로 마을이 들어서 있는 모습입니다. 마을과 맞닿은 넓은 들판을 마을 사람들은 ‘개들’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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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을 둘러보는 코스는 별다른 게 없습니다. 이곳저곳 고샅길을 그냥 마음 가는 데로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모든 곳을 다 보게 될 거에요. 개평마을에는 정씨와 노씨 가문이 밀집해서 사는 마을입니다. 지금도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그 후손들이라 문패가 정씨와 노씨가 대부분입니다. 어딘지도 모를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먼저 함양 풍천노씨 대종가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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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의 모습이 참 아름답네요. 문고리도 정답고 문을 잠그기 위해 별도로 설치한 잠금고리도, 아래에 있는 도어락도 재미있네요. 안에 누가 살고 계시나 들어가 볼까요~ 원래 문이 열려 있었는데 촬영을 위해 잠시 닫고 찍었어요. 만약 문이 닫혀 있다면 들어가지 않는 게 예의겠지요? 그런데 이 마을의 집들은 대부분 문을 열어놓고 있었어요. 문이 닫혀 보지 못한 고택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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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을대문을 열고 들어오니 바로 큼직한 사랑채가 보입니다. 이 집은 풍천노씨의 시조 ‘노숙동’이 1820년에 지은 대종가(문화재자료 제343호)입니다. 조선 후기의 건축양식과 기법을 잘 알 수 있는 멋진 고택입니다. 비교적 관리도 잘 되어 있는 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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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를 지나 안채로 들어오니 집이 정말 아늑하고 멋스럽습니다. 안채는 좌우로 건넛방이 있고 앞으로는 사랑채가 있어 자연스럽게 ㅁ자 형태를 하고 있네요. 백발의 할머니가 안채 대청에 앉아 계셔서 “할머니~ 구경 좀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어보니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시며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얼마 전까지 서울에 사시다가 다시 고향으로 내려오셨다는 할머니와 한참을 수다 떨다 나왔어요. 마을 어르신들의 환대가 참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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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어느 한 곳 빼어나지 않은 데가 없네요. 낮은 기와담장도 아름답고 뒤편으로는 산이 있고 아래와 위로는 개천이 흐릅니다. 낮은 언덕 아래로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구비구비 휘어지고 펴져 있는 길의 자태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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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군락지를 따라 마을 뒤 언덕을 오르면 개평마을 전체가 한 눈에 들어 옵니다. 마을과 개울, 그리고 들판과 그 뒤편으로 덕유산의 능선이 리듬있는 풍경을 연출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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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으로 둘러쳐 있는 이곳은 개평리 노참판댁 고가입니다. 요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경기가 세간의 화제였죠. 이곳은 조선 말기 우리나라 바둑계의 일인자였던 사초 노근영선생이 태어난 곳입니다. 호가 사초여서 사람들은 ‘노사초’라 불렀는데, 어려운 사람을 많이 돕고 살았다고 해요. 한때는 심한 가뭄으로 흉년이 들어 임금께 조세를 감면해주도록 상소하여 탕감 받게 된 인근 주민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이 사랑채를 지어줬다고 하네요.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일본의 가다니 8단과 여러 일본 프로기사들과의 경기에서는 백을 들고 만방으로 이겨 프로기사가 없던 시절에 조선 바둑계의 국수로 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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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나와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안에서 할머니가 “어디서 왔어?”라고 물으십니다. “동네가 너무 예뻐 마을 구경하러 왔어요. 할머니 건강하세요. 빠이빠이~”라고 손을 흔드니 할머니도 화답을 해주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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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옥마을을 다녀봤습니다만, 이렇게 자연스러운 곳을 만나긴 쉽지 않습니다. 흙과 돌을 섞어 만든 담장에는 이끼가 끼고 기와를 이고 있는 지붕에서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집 앞 대나무 밭에는 닭들이 이리저리 모이를 쪼고 있고 담장 옆 텃밭에서는 새싹이 돋아나고 있어 정다운 시골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근데 저 닭들 일자로 줄 서 있는 것 같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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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도 솟을대문만 봐도 예사롭지 않은 분의 집 같죠? 이곳은 ‘일두고택’이란 곳입니다. 함양의 대표적인 인물을 들라 하면 일두 정여창이 있습니다. 원래 경남 하동 사람이지만 처가인 이곳에 와서 살기 시작하면서 함양사람이 되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이어 볼까요? 그런데 솟을 대문 처마 아래로는 다섯 명의 효자와 충신을 배출했음을 알리는 5개의 정려패가 걸려 있네요. 효자와 충신, 그리고 열녀는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포상제도라 조선시대 사회제도의 일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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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을대문을 들어서니 높은 축대 위에 다부지게 올라 앉은 ‘ㄱ’자 모양의 사랑채가 보입니다. 일두고택은 명당자리라고 소문이 나 있는데, 전형적인 경상도 양반집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KBS드라마인 ‘토지’에서 최참판택으로 나왔었고, MBC드라마인 ‘다모’에서는 어린 채옥의 생가로도 사용되었던 곳이에요.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기억이 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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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처마 아래에는 엄청나게 큰 ‘충효절의(忠孝節義)’라는 글이 눈에 띕니다. 흥선대원군이 썼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아직 정확한 고증은 하지않았다고 하네요. 한지가 겹겹이 붙어 있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한지가 여러 겹인 이유는 글자가 바래거나 종이가 헤어지면 그 위로 한지를 덧대어 똑같이 필사해서 여러 장의 한지가 붙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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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창은 비록 연산군시절 ‘무오사화’로 곤장 100대를 맞고 함경도로 유배되었고, 다시 1504년 ‘갑자사화’때 부관참시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조선 성리학사에서 ‘김광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과 함께 동방오현(東方五賢)으로 칭송되는 대단한 인물이었습니다. 이 집의 이름은 '정여창 고택', '일두고택', 문화재 등록 당시 소유주의 이름을 딴 '정병옥 가옥' 등은 모두 이곳을 가리키는 같은 말입니다. 사랑채 오른 쪽으로 난 곳으로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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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담장 너머에는 안사랑채가 하나 더 있군요. 손님이 많이 찾거나 자손이 많은 집안이었나 봅니다. 중앙에 보이는 일각문을 지나면 왼편으론 안채가 있고 정면으로는 사당이 오른쪽으로는 별당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일각문(一角門)’하면 어떤 의미가 있는 문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냥 대문간(솟을대문 양쪽으로 붙어 있는 행랑채 같은 곳)이 따로 없이 양쪽에 기둥만 하나씩 세워 낸 문을 총칭해서 그렇게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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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가 참 포근하게 생겼군요. 마당에는 금잔디가 빼곡하게 심어져 있고 뒤로 삐죽 튀어나온 사랑채와 왼편의 아래채 덕분에 자연스레 ‘ㅁ’자 형태를 띠고 있어요. 조선시대는 남녀가 유난히도 유별했던 시대였나 봅니다. 여성들만 기거하던 안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대문, 일각문, 중문 이렇게 3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네요. 안채 마당에는 우물이 하나 있는데, 개평마을에는 총 다섯 개의 우물 외에는 일절 만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시절 초등학교에 우물을 판 후로 이 마을이 급격히 기울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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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골목에서 만난 ‘하동정씨 고가(古家)’. 앞마당의 나무와 금잔디가 참 곱네요. 이 마을은 원래 경주김씨와 하동정씨가 먼저 터를 잡았던 곳인데, 15세기에 들어 풍천노씨가 들어와 함께 살았다고 합니다. 현재 대부분은 하동정씨와 풍천노씨만 거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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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평한옥마을에는 530년 전통의 솔송주가 유명해요. 솔잎으로 담근 술인데 마을 어귀에 시음할 수 있는 곳도 있으니 이곳에 가셨다면 꼭 한번 맛보고 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개평한옥마을은 다른 한옥마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곳입니다. 상점이라곤 솔송주 시음하는 곳 딱 한 곳만 있고, 그 어떤 곳에서도 상업적인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아직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라서 그런지 마을 사람들도 모두 친절하고 상냥합니다. 부디 이곳에 가시는 분들은 조용히 돌아보시고, 혹여 길에서 마을 분들과 만나면 웃는 얼굴로 대하면 항상 그만큼의 보답을 받을 수 있을 거에요. 부디 이 마을이 고색창연한 느낌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우리가 좀 더 신경 써야겠습니다.


Map

+ 주소 :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길 38

+ 전화 : 055-960-5756

+ 입장료, 주차료 : 무료



함양, 개평, 한옥마을, ケピョン, 韓屋村, Gaepyeong, Hanok, Vill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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