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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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어길을 떠나기 직전에 나무숲들 사이로 노란색의 오묘하게 생긴 건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의 이번 여행 일정에도 없었고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곳. 이곳은 바로 「호남기후변화 체험관」입니다.

예비정보가 없었던지라 일단 체험관 안으로 돌진~. 로비에서부터 주변을 둘러보니 환경변화의 경각심을 알려주기 위해 건립한 체험관인가봅니다.

이 건물도 화석에너지가 아닌 태양열과 지열에너지로 건설된 친환경 건물이라고 합니다. 안쪽에는 현재 생산되는 에너지의 수치를 보여주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서 상당히 특이해 보였습니다.

“그럼 정전이 되어도 이곳은 상관이 없는 건가?" 하는 궁금증에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동안 한쪽에서 우리 초딩이는 머리를 싸매가면서 퀴즈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내용도 꽤 볼거리가 있지만 그것보다 더 눈을 끄는 것은 담양의 대나무로 만들어진 소소한 소품들. 천장 전등 아래에 대나무통을 붙여놓으니 불빛이 한결 예쁘게 통로를 비춰줍니다.

그리고 대나무로 칭칭 동여매진 커다란 지구모형에는 세계지도를 비롯해서 기후변화와 구름의 이동을 표현하듯이 밝은 불빛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기후에 대해 배우고 체험하는 공간에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가 놓여있었고 아기자기하게도 그 의자조차도 한땀한땀 대나무를 겹쳐서 만들어 놓았습니다.

옛날 선조들이 농사를 잘 짓기 위해 만들었던 측우기와 혼천의, 해시계도 나무로 섬세하게 만들어져서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도 나름 환경과 관련이 상당한 것이지요.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담양의 유명 자연관람 코스를 직접 가지 않고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체험방도 있습니다.

함정은 자전거 패달을 열심히 돌려줘야 볼 수 있다는 것. 사실은 그리 힘을 들이지 않아도 실제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처럼 영상이 흘러나오기에 아이들과 어르신들도 많이 체험해 볼수 있습니다.

2층의 전망대에는 성능 좋은 망원경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가깝게는 넓은 초원과 메타세콰이어길, 멀리 순창 강천산의 일부까지 뻥 뚫린 시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 아직은 많은 책들이 있지는 않았지만 조용하게 휴식하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서 메타세콰이어 길을 걷다가 쉬고 싶을 때 들리기에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체험관을 나와 다시 메타세콰이어 길을 조금 더 걷다보니 오늘 순창 강천산에서부터 이곳 담양의 죽녹원과 메타세콰이어길까지 비록 다리에 물집이 생기도록 많이 걷기는 했지만 초록여름에 끝을 아주 제대로 즐기는 느낌이 들어 괜히 흐뭇해지네요.

오히려 녹음에 취해 아픈지도 모르고 열심히 여행을 다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곧 가을이 오면 또 가을의 정취를 느끼러 이곳 담양을 한번 방문해보시는 건 어떠실런지요?

주소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 56-5

전화번호 : 061-380-2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