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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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1 | 20064671

가평 #1 - 눈 내린 경기도 가평 '잣향기 푸른 숲' 걸어보기 - (한국여행)
 | Holiday Journal
Last Modified : 2017/04/13

Travel regions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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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평여행 코스의 첫 번째는 '잣향기푸른숲'입니다. 몇 년 전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가 개통했고, 서울/경기에서 춘천까지 이어지는 ITX-청춘열차로 인해 가평역으로 한 번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매우 우수한 여행지가 되었습니다.


잣향기푸른숲은 해발 450~600미터에 위치해 있는데요, 수령이 80년 이상의 잣나무가 빼곡히 심어져 있는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에 있습니다. 잣나무 서식지로는 국내에서 최대인데요, 피톤치드 가득한 숲체험과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있는 산림휴양공간입니다. 저와 함께 눈 내린 한적한 이 길을 걸어보고 몸과 마음을 치유해보아요.




매표소를 지나 걸어 올라가는 길이 참 아름답습니다. 주변으로 잣나무가 가득하고 나무로 만든 예쁜 길 옆으로 눈이 소복이 쌓여 있군요. 도시에 내린 눈을 밟는 느낌과 숲에 쌓인 눈을 밟는 느낌은 완전히 다르네요. 뽀드득 빠드득 거리는 소리가 참 좋습니다.



그런데 원래 이곳은 입장료가 있는 곳인데요, 겨울이라 그런지 지금은 입장료 징수를 하지 않더라고요. 겨울엔 건강체크도 할 수 있고 명상, 황토방체험 등을 할 수 있는 힐링센터를 운영하지 않아 그런 것 같네요. 봄이 되면 아마 다시 입장료 징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입로를 정리하면서 벤 잣나무를 한쪽에 치워두었는데 하트모양의 단면이 참 예쁘네요. 겨울에 캠핑 가려고 준비 중인데, 업어가서 도끼로 쪼개고 싶네요. 잣나무는 '잣' 열매가 열리는 고산지대 나무인데요, 키가 30미터 이상 자랄 정도로 곧게 뻗어 자랍니다. 전국에서 최대 규모인 이곳 축령산 잣나무숲은 가평 8경 중 제7경인 '축령백림(祝靈柏林)'으로 불립니다.




몇 일 전 눈이 와서 발목까지 올 정도로 눈이 쌓였네요. 잣향기푸른숲은 사방이 산에 둘러 쌓여있는 위치에 있어서 눈이 한 번 오면 잘 녹지 않는 것 같네요.




언덕을 조금 올라오니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이곳에는 축령백림관과 목공방이 있는데요, 목공방은 가족끼리 모여 작은 테이블과 의자 등을 만드는 목재소품 체험을 할 수 있고요, 축령백림관 안에는 잣 관련 특성화 전시관입니다.




바깥은 숲 속이라 약간 쌀쌀했는데 축령백림관 안에 들어오니 우선 따뜻해서 좋군요. 입구에는 우선 잣나무숲에 자라는 동식물 표본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박제해놓은 동물들이 많아서 마치 작은 동물원에 온 것 같네요.




청솔모와 고라니 그리고 너구리도 보이네요. 고라니는 이날 실제 숲에서도 직접 만났어요. 얼마나 재빠른지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어디론가 사라져서 담진 못했지만…




이곳은 잣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기구들과 그 과정을 전시하고 있군요. 아이들과 함께 오면 할 이야기도 많고 좋겠습니다.




우리가 먹는 잣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잣을 먹이로 하는 다람쥐 캐릭터로 설명을 하고 있네요. 귀여워서 좀 더 자세히 보게 되는 효과가 있군요.




잣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잘라 쌓은 담벼락이 참 아름답네요. 잣열매, 일명 잣솔방울로 포인트를 주니 금상첨화군요. 개인주택에서 작은 구획은 이렇게 연출해도 좋을 것 같네요.




잣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받기 위해 숲 속으로 조금 더 걸어보겠습니다. 그런데 앞에 바위 옆으로 나무가 자라있는데 가지가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것 같은데요?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온통 고드름이 맺혀 있어요. 눈이 내리고 녹으면서 나뭇가지가 얼음으로 코팅된 것 마냥 예쁜 모습을 하고 있네요. 이런 건 처음 봤어요. 신기하네요.




나무에서 지난 가을에 떨어지지 않은 이파리들도 같이 얼어 붙어 마치 예쁜 유리공예 작품을 보는 것 같네요. 나뭇가지에 눈이 녹아 흘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물레방아가 보이네요.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은 축령산 자락 물줄기가 이 물레방아를 돌리는데요, 돌아가는 소리가 참 아름다울 것 같네요. 소리도 풍경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설치했나 봅니다.




잣나무 군락지라 그런가요, 길 가에 잣열매가 그냥 있어요! 처음엔 큰 솔방울인가 싶어 주워봤더니 이건 일명 잣솔방울이라 부르는 열매가 맞군요.




조금만 털었을 뿐인데 안에 열매가 우두둑 떨어집니다. 이빨로 깨물어 보니 싱싱한 잣열매가 맞네요. 이걸 제가 먹겠다고 가져가 버리면 청솔모나 다람쥐가 겨울에 먹을 게 별로 없을 것 같아 길 옆에 잘 놓아 두고 다시 걸어 올라 갑니다. ^^*




조금 더 걸어오니 화전민마을을 재현해 놓은 곳이 보입니다. 1960~70년대에는 축령산 이곳에 실제로 화전민이 너와집을 짓고 살았는데요, 그들의 집과 귀틀집, 숯가마 등을 당시 그대로 재현해 놓고 관람할 수 있게 해두었더군요.




이 초가집은 '귀틀집'이라 부르는 화전민들의 대표적인 가옥입니다. 통나무를 우물정(井)자 모양으로 귀를 맞춰서 쌓아 올렸다고 귀틀집이라 부르죠. 사이 사이에는 진흙으로 벽을 만들고 벼농사를 지을 수 없는 산간에서는 지붕을 두꺼운 나무껍질인 굴피 등으로 너와를 만들어 올렸다고 하네요.




지붕 아래로 눈이 녹아 큼직한 고드름이 주렁주렁 열려 있습니다. 요즘 도시에서는 이 고드름을 잘 볼 수 없지만 예전엔 누구 집을 가든지 집 마당에서 흔히 볼 수 있었죠. 대기가 오염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이걸 깨서 입에 물고 다녔던 기억도 있습니다.




화전민마을 한 쪽에는 숯가마터도 있군요. 숯가마는 연료가 귀했던 시절에 숯을 구워 겨울에 난방용으로 사용했습니다. 화전민은 밭 농작물을 팔거나 이 숯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고 하는데요, 화전민들이 생활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너와집 앞에는 겨울이 오기 전에 패놓은 장작들이 잔뜩 쌓여 있네요. 요즘 도시인들은 장작은 캠핑할 때나 사용하는 재미있는 놀이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당시는 이게 없으면 겨울을 보낼 수 없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일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겠죠.




산간마을에 살던 화전민은 귀틀집과 마찬가지로 볏짚을 구할 수 없어 초가지붕을 올리진 못하고 소나무나 전나무 등으로 너와를 떠서 기와의 형태로 올렸어요. 요즘은 너와를 뜨는 기술자가 없어 원형을 지키기가 참 힘들다고 하네요. 어렵게 재현해 놓은 이 집을 보는 것도 이젠 고맙네요.




곳곳의 길을 따라 걸어가면 잣나무 수십만 그루가 빼곡히 심겨 있는 숲길을 만날 수 있는데요, 수령이 60-80년 된 나무들이 날씬하게 뻗어 있습니다. 1945년 해방을 전후로 심어 놓은 묘목들이 이제 울창한 숲을 이뤘습니다. 잣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다른 나무에 비해 효과가 우수하고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고 합니다. 다양한 나무의 등산로도 있지만, 잣향기푸른숲에는 1km 정도의 아이들 코스와 3km의 중고생과 연인코스, 그리고 4km 이상의 성인코스까지 다양하게 있으니 피톤치드를 맘껏 받고 오세요.


참고로 잣나무는 중국에도 일본에도 있지만 그 원산지는 바로 '대한민국' 입니다. 영어로도 'Korean Pine' 이라고 불립니다.


Map

주소 : 경기도 가평군 축령로 289-146(행현리 922-1)

전화번호 : 031-8008-6769, 6771

운영시간 : 09:00 ~ 18:00 (동절기 오후 5시까지)

운영요일 : 월 ~ 일요일(화요일 휴장 / 단, 화요일 또는 수요일이 공휴일이면 개장)

참여방법 : 홈페이지 예약 (http://farm.gg.go.kr/) / 전화예약 : 031-8008-6769

체험료 : 무료 (단, 목공체험 프로그램은 재료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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