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상의 문화유산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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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문화재연구원장 김호상교수님의 글들을 소개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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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산과 백결선생
 | 문화유산편지
最後修改 : 2016/12/02

旅行地区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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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주 낭산 전경


낭산(狼山)은 신라도읍의 중심에 위치하며, 하늘에서 바라보면 표주박처럼 생긴 해발 104m 높이의 자그마한 산이지만 신라의 진산(鎭山)으로 많은 유적지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낭산의 남쪽 구릉에는 선덕여왕의 왕릉이 있고, 그 아래로는 사천왕사터와 망덕사터가 있으며, 그 앞으로는 남산이 길게 병풍처럼 펼쳐져있다.


실성왕 12년(A.D 413) “가을 8월에 구름이 낭산에서 일어났는데, 바라보니 누각과 같았고 향기가 가득 퍼져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았다. 왕이 말하기를 이는 틀림없이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노는 것이니 응당 이곳은 복 받은 땅이다 라고 하였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라인들에게 있어 낭산은 신성한 곳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신라 자비왕 때의 음악가로 알려진 백결선생도 이 낭산 아래 살았다고 전하는데, 그는 대단히 가난하여 옷을 백 번이나 기워 입어 마치 비둘기를 거꾸로 매단 것처럼 너덜너덜한 행색이었다고 한다. 그는 거문고를 가지고 다니면서 무릇 기쁨과 성냄, 슬픔과 즐거움 그리고 마음에 편치 않은 일들은 모두 거문고로 폈다.


어느 해 연말에 이웃 동네에서 곡식을 방아 찧었는데 그의 아내가 절구공이 소리를 듣고 말하기를 “다른 사람들은 모두 곡식이 있어 방아질을 하는데 우리만이 곡식이 없으니 어떻게 해를 넘길까?”하고 한탄하여 말함에 아내를 위하여 거문고로 절구공이 소리를 내어 위로해 주었다고 한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본다면 백결선생은 가장으로서 의무감을 져버린 무책임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어느새 자리 잡아 버린 물질적 풍요로움에서 느끼는 상대적 빈곤 속을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아내의 걱정을 잠시나마 덜어주려 방아타령을 불러주는 그의 마음에서만은 각박한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뭉클함을 느낄 수 있다. 절대적인 빈곤이 아니면 가난은 마음에서 오는 상대적인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원문 링크 http://www.kimhosang.com/html/sub2-2.html?page=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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