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상의 문화유산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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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문화재연구원장 김호상교수님의 글들을 소개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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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는 일년마다 오는 봄부터 시작된다.
 | 문화유산편지
最後修改 : 2016/12/13

旅行地区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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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변산바람꽃(2012년 3월 신라문화진흥원 야생화답사팀 촬영)

설명) 이른 봄 남해안과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피기 시작하며 복수초와 함께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낙엽이 쌓인 틈을 비집고, 뾰족이 올라와 주위보다 너무 틔지 않으려고 그저 흰색으로만 표현했다. 손대면 부러질 것 같은 연약한 꽃대가 바람에 굳건히 견디는 모습이 가상하여 바람꽃이라 명명했는가 보다. 그리스신화에 아프로디테가 눈물을 흘리며 아도니스가 흘린 피에 신주(神酒)인 넥타르를 뿌려주니 거품이 일어나며 한 송이 핏빛 꽃이 피어났다. 바로 바람처럼 피었다가 바람처럼 시들어버리는 바람꽃. 그리스어 아네모스(바람)에서 비롯되었다. ‘변산’이라는 이름은 1993년 전북대학교 선병윤 선생이 변산반도에서 채집해 한국 특산종으로 발표하였기 때문에, 학명도 발견지인 ‘변산’이 그대로 채택되었다.

출처) 아래의 당시(唐詩) 2편은 임창순, 1999, [唐詩精解], 소나무, pp.324~327.인용



宴城東莊(장안성 동쪽 별장에서 잔치하며) - 최민동(당나라 시인)

一年始有一年春 한해 가면 다시 한 해의 봄이 오는데,

百歲曾인百歲人 인생 백년이라지만 백년 산 사람은 별로 없었다.

能向花前幾回醉 꽃 앞에서 취할 수 있을 때가 얼마나 있겠는가?

十千沽酒莫辭貧 가난하다 핑계하지 말고 있는 대로 술사라.


“한해가 지나고 보면 또 그 이듬해 봄이 돌아온다. ‘인생 백년’이라고들 하나 실제로 백 살까지 산 사람은 극히 드물다. 또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일이 생겨 언제 죽을지 모르니, 정말 마음 놓고 꽃 앞에서 즐겁게 술 마실 수 있는 날들이 몇 번이나 되겠는가? 그러니 주인은 만전을 들여 좋은 술을 사서 즐겁게 마시고, 가난을 핑계하지 마라.” 라며, 주인에게 술을 내오도록 재촉하는 시이다.


아래는 이에 주인이 화답하는 시다.


奉和同前(손님의 앞 시에 화답함) - 최혜동(당나라 시인)

一月主人笑幾回 한 달에 주인은 몇 번이나 웃는가?

相逢相値且銜杯 서로 만났으니 또 한잔 하자.

眼看春色如流水 눈에 보이는 봄 경치는 흐르는 물 같아,

今日殘花昨日開 오늘 시든 꽃은 어제 피었던 것이다.


“주인인 당신은 한 달에 몇 번이나 유쾌하게 웃으며 지내는가? 아마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러니 모처럼 친구들과 함께 모인 이 자리에서 맘껏 마시며 즐기자. 우리 눈앞에 전개되는 저 아름다운 봄 경치를 한번 보라! 흐르는 물처럼 잠시도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시시각각으로 변화해 간다. 심지어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저 시든 꽃잎은, 어제 피어서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바로 그 꽃인 것이다. 우리 인생도 쉬 늙기는 이와 마찬가지이니. 모름지기 기회가 있을 때에 즐겁게 지내고 괜히 늙은 후에 후회하지는 말자.” 라고 화답하고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술과 관련된 일화나 술과 관계를 맺은 애주가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당나라에서는 시선 이백(詩仙 李白)과 시성 두보(詩聖 杜甫)를 비롯하여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그렇게 술을 탐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들의 천재성을 몰라준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시류에 잘 어울리지 못하여 울분 속에 살았던 그들이 술기운을 빌리거나 술에 빗대어 표현한 속마음이 시와 문학이 되어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우리만큼 우리나라는 1인당 술 소비량이 많음으로 인하여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비용을 치르기도 하지만, 그래도 술 없이 못사는 사회가 한국사회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오죽했으면 “술 상무”라는 용어가 생기고 모든 로비에 술 접대가 빠지지 않으며 명절 선물에 술 선물이 아직도 꾸준히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의 술과 관련된 문화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져갈 것으로 생각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회분위기의 변화로 주폭이 점점 줄어져 간다는 것이다.


우리선조들은 술을 편하게 부담 없이 즐기며 마셨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잠깐의 여유를 가지고자 술을 마셨다. 그러나 홍수나 가뭄 등의 자연재해로 곡식이 부족하여 기근이 들거나, 나라에 대상(大喪)이 있어 자숙할 때에는 술을 줄이기도 하였다.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적절한 음주는 내면의 슬픔을 달래주고 기쁨을 배가 시켜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폭탄주와 무분별한 과음으로 인해 끝없는 실수를 낳기도 하고,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인해 평생 암흑 속에서 살아가게끔 하기도 한다. 2013년 신년부터는 우리 조상들처럼 적절한 곳에서 상황에 따라 적당히 마시며 매너 있는 음주문화를 고취시키고 잘못된 음주문화에 대해서는 자성을 시도해 보는 해가 되기를 나부터 문화유산편지 가족들부터 실천해 보도록 합시다.


지난 한해 거칠고 많이 부족한 문화유산편지를 틈틈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부터는 계획대로 주변 분들의 글들도 함께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웃음과 행복이 가득하신 한 해 되시길 기원드림니다. 김호상 올림



원본글 http://www.kimhosang.com/html/sub2-2.html?page=10&...


김호상, 문화유산, 음주문화, 최민동, 최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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