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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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순천 #9 - 아이에겐 색다른 경험, 어른에겐 곱씹는 추억, 순천드라마세트장 - (한국여행)
 | Holiday Journal
最後修改 : 2017/03/02

旅行地区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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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여행에서 제가 누구에게나 꼭 추천하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순천드라마세트장인데요, 이곳에는 아이들에겐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이 시대를 살아온 어른들에겐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 살던 곳이 이곳과 비슷한 곳이어서 한동안 친구들 생각에, 지금의 나보다도 더 젊었던 내 부모님 생각에 젖었던 곳입니다. 4년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는데, 요즘은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더군요. 어떤 곳인지 내려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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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순천드라마세트장을 거쳐가지 않은 시대극이나 영화는 아마 없을 거에요. 정말 많은 작품들이 이곳에서 촬영되었죠. 영화나 드라마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작품 속의 그곳을 만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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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옛날 서울 변두리 세트장이 나오네요. 이곳은 상당히 큰 부지에 실제 옛날의 건물들과 골목을 사실감 있게 잘 구현해 놓았습니다. 크게는 세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순천읍 세트장, 서울 변두리 세트장, 서울 달동네 세트장, 이렇게 세 곳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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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에 제가 살던 동네의 번화가도 이와 비슷했던 것 같네요.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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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곳에 있는 많은 아이들이 70-80년대 교복을 입고 있어요. 전 수학여행 온 아이들인 줄 알았는데 가만 보니 20대는 넘어 보이는데요? 어찌된 영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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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을 이곳에서 빌려주는군요. 교복 대여는 1인당 2천원입니다. 이거 아이디어 참 좋네요. 옛날 세트장에 옛날 옷을 입은 사람을 고용하는 곳은 많이 봤습니다만, 실제로 관람객이 돈을 내고 옷을 입고 자발적으로 세트장의 한 부분이 되어주는 거잖습니까? 관광객들에겐 멋진 추억을 선사하고, 드라마세트장에서는 인건비 절감하고 운영비 충당하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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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최근 영화에서 본 것 같지 않나요? 영화 ‘허삼관’에서 자주 등장했던 도랑이네요. 이곳은 1950~60년대 순천읍내를 가로질러 흐르던 '옥천냇가'를 재현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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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기억나십니까? 영화에서 허삼관이 살던 집이었죠. 아이들이 재미있는 설정으로 사진 찍고 있네요. 교복도 하나씩 착착 빌려 입고 기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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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에선 옛날 음식들을 팔고 있어요. 국밥도 팔고 어묵도 팝니다. 한쪽에선 설탕을 녹여 눌러서 거기에 별이나 하트 모양 등을 찍어 핀으로 모양 따라 파내는 놀이도 할 수 있네요. 이걸 부산에선 ‘쪽짜’라고 불렀는데 서울에선 ‘뽑기’라고 부르더군요. 설탕가루 이게 뭐라고 기를 쓰고 모양을 따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땐 10원이었는데 지금은 천원입니다. 물가가 100배가 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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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80년대 댄스팝송이 흘러나오던데, 어딘가 봤더니만 ‘추억의 음악실’이었군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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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음악실 안에서는 모녀가 춤을 추고 있는데 정말 아름다워 보입니다. 딸은 엄마와 함께, 엄마는 딸과 함께 알록달록 티셔츠에 백바지를 찔러 입던 그 시절로 돌아갔을 겁니다. 누구나 나이 들어 현재가 남루하다 느끼는 만큼 그 시절이 한층 더 눈부셨다고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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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하나 올라오니 달동네를 재현해 뒀네요. 제가 어린 시절 살던 동네는 모두 이랬죠. 여긴 서울 봉천동을 모티브로 제작된 세트장입니다. 아파트보다 더 복잡한 미로로 되어 있는 달동네에서는 어느 집에 누가 살고 직업은 뭔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옆집 아저씨가 술 드신 날은 어김없이 아주머니와 싸움하던 병태네,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돌아와 밤만 되면 이상한 소리를 해대던 민수 아재, 단칸방에 여섯 식구가 사는 광화네, 지붕 안에 쥐가 살고 비만 오면 물이 떨어지던 우리집,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그립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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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제법 그럴싸하게 만들어 놓았죠? 워낙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지지리도 못살던 시절이라 옆집에서 밥을 짓고 있으면 찾아가지 않는 게 예의였어요. 제 식구 먹을 쌀도 부족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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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가운데는 언제나 우물가가 있었죠. 여기도 있군요. 우물가에서 친구 이름을 크게 부르면 코에 콧물을 한 가득 매달고 뛰어 나오던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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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꼭대기에 작은 교회가 하나 서 있네요.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으니 항상 판자촌 꼭대기엔 교회가 하나 있었던 것 같네요. 지금 제가 사는 시골에도 높은 곳에 교회가 하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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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식구가 조금 많이 사는 집인가 보네요. 근데 이곳도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으세요? SBS드라마 <사랑과 야망>에서 정애리(어머니)와 조민기(백태준), 그리고 이훈(백태수) 가족이 궁핍한 시절을 보내던 그 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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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가로 젊은 청춘들이 데이트 중이군요. 요즘 아이들에게 교복 빌려 입고 데이트하는 게 유행이 된 것 같더라고요. 이곳에 젊은 아이들은 대부분 교복을 입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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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아마도 저만 기억하고 있는 집일 거에요. 제가 좋아하던 KBS드라마 <사랑비>에서 윤희(윤아 분)의 하숙집이 바로 이곳이었죠. 비 오는 날, 인하(장근석 분)가 저 창문 앞에서 윤희에게 일기장 숨겨서 미안했다고 사과했었죠. 오른 쪽 작은 창문 두 개 있는 방이 윤희의 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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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동네 입구엔 꼭 구멍가게랑 복덕방, 그리고 쌀집이 있었죠.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참 못살았었습니다. 쌀통에 쌀이 없었던 날도 부지기 수였고, 맨날 쉰 밥 한 그릇으로 김치 넣고 멀건 죽을 끓여 김치국밥을 끓여 온 가족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내 어머니 연세가 서른쯤이었을 텐데, 어머니에겐 그 시절이 참 징글징글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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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연인들 데이트하기 참 재미있는 곳이네요. 이곳은 몇 년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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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재기 발랄함에 웃음이 나옵니다. 지들이 꽃집 앞의 꽃이 되었어요 ㅎㅎㅎ 귀엽네요. 세트장에 만들어 놓은 오래된 건물 구경도 재미지지만 교복 입은 아이들의 엉뚱한 행동도 재미있네요.



극장에는 최신 개봉작으로 <러브스토리>를 상영하고 있어요!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곳임은 틀림 없네요. 아이에겐 색다른 경험, 어른에겐 곱씹는 추억을 선사하고 싶다면 순천드라마세트장으로 꼭 들러보세요. 순천여행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겁니다. 추천합니다.


Map

+ 주소 : 전라남도 순천시 비례골길 24

+ 전화 : 061-749-4003
+ 관람시간 : 9시 ~ 18시 (17시까지 입장가능, 연중무휴)
+ 입장료 :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 1천원


순천, 드라마세트장, 순천드라마세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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