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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 20078296

속초, 양양 #19 - 청초호, 카페나인 - (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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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 2017/02/28

Travel regions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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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초호 주변 (엑스포타워)


속초 해수욕장과 해변자연박물관을 둘러보니 이미 오후 시간이 다 흘렀습니다. 이제 우리 속초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속초가 품은 호수인 「청초호」 주변을 산책하며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속초시는 이 청초호를 중심으로 둘러싸듯이 발전되어 있어서 도시의 어느 곳에서라도 몇 블럭만 벗어나면 청초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속초시의 모든 곳의 경치가 좋다는 방증이지요.



경치도 경치이거니와 내륙지방에서 태어나 자라온 저에게는 이 청초호가 담수 호반이 아니라 아바이마을에서 보았듯 바다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이른바 고여 있는 바다라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철새들의 휴식처로 사용되고 있지만 바다로 나가기 위한 요트들의 선착장을 비롯해서 어선들도 이 청초호 내에 많이 정박해 있고, 주변에 횟집들도 많은 편입니다.



비록 운행 횟수는 적지만 봉포 코스(16,000원 / 1시간 30분소요)와 조도 코스(8,000원 / 45분소요), 그리고 낙산사 코스(14,000원 / 1시간 10분소요) 등 3개의 코스를 운영하는 엑스포 유람선의 선착장도 이곳에 있지요. 유람선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www.sokcho-pleasureboat.co.kr)나 전화(033-631-1212)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초호는 배들의 천국인가 봅니다. 요트와 어선, 그리고 유람선으로도 모자라 주변 공원의 작은 놀이동산에는 바이킹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은 요트도 바이킹도 아닌 미니바이크. 1시간에 2만 원이라는 비용으로 빌릴 수 있는 이 바이크는 전기를 사용하는 덕분에 소음은 없지만 호수 주변에 수두룩하게 돌아다니고 있어 한적하게 길을 걷는 데 조금 방해를 합니다.



호수 주변으로는 작은 추모비들도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20여 년간 양양지역 두메산골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을 진료해 영동 북부지역의 '슈바이처'라는 칭송을 받아온 故 이기섭 박사의 추모비.



얼마 전까지 세월호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 했지요. 이곳에도 한 배의 선장인 유정충 씨의 추모 동상이 서 있습니다. '하나호'의 선장인 이분은 세월호와 대비되게 좌초된 어선의 탑승 인원 21명을 모두 구출하고 홀로 배를 지키다 유명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추모비를 건립했다고 하네요.



이런 추모 동상을 비롯해서 청초호 남쪽지역은 많은 구조물들이 서 있습니다. 이른바 사회적 약자층을 위한 편익시설인 「청초호 녹색 나눔숲」.



공원 안에는 청초호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벤치들을 비롯해서 재미있고 추억이 될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비록 하이원 리조트의 인형들과 함께지만요.



이쯤에서 속초 등대에서 보았던 속초의 두 호수 '영랑호'와 '청초호'의 전설을 한 번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 옛날 속초에는 황룡과 청룡 두 마리의 수호용이 있었지요. 두 용의 헌신적인 수호에 감동한 하늘은 용의 승천을 허락하였고 청룡은 승천하였으나 황룡은 이무기에게 속아 승천하지 못했고, 그 슬픔에 황룡은 눈물로 밤을 지새웠고 이 눈물이 고여 도시의 북쪽에 있는 '영랑호'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지역 주민들은 하늘에 마을의 수호신이었던 청룡을 지상으로 보내주거나 그 현신을 보내주어 늘 평화로운 마을로 만들어 달라는 청을 하게 되고, 이에 하늘은 “청초호의 밤을 밝히면 하늘길이 열리리라!"라는 답변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부터 주민들은 매년 1월 청초호에 불을 피워 하늘길이 열리기를 소망했다고 하지요. 그런 전설과 역사적 기록을 통해 그 명목을 잇고자 현대에 이르러도 1월이면 이곳 청초호 인근에서 '속초 불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오묘하게 생긴 탑은 그 불축제를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



가운데의 넓은 광장에는 파이프오르간처럼 생긴 관들로 높은 탑이 서 있고, 어…? 광장의 바닥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미국 허리우드 스타의 거리(Walk of Fame)처럼 광장 바닥에는 유명 배우들의 손도장과 친필 시그니처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름만 보아도 알만한 가수들의 손도장이 대략 50여 개는 될 듯 보였지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포미닛' 같은 아이돌 그룹을 비롯해서 '인순이', '이문세', 'GOD' 등등 다양한 가수의 손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나름 음악계에 몸담고 있는 초딩이는 그 중에서 조수미의 손도장에 손을 대어봅니다. “얼~ 딱맞네. 이제 비밀의 문이 열리는 겨?"



바람과는 달리 비밀의 문은 커녕 원래 올라가 보려고 했던 「속초 엑스포타워」로 올라가는 문조차 보수공사 때문에 잠겨 있습니다. '쩝…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보수공사는 2015년 2월 16일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그 이후에나 전망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하긴 원래 전망대의 풍경보다 이 엑스포타워 자체를 보기 위해서도 많이들 이곳을 방문한다고 하지요. 73.4m 높이에 100여 명을 수용 가능한 이 전망대는 꼭대기에 오르면 푸른 동해바다, 설악산 울산바위와 대청봉까지 조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마치 동전을 켜켜히 쌓은 듯한 모습의 이 엑스포타워는 특이한 선형의 상승 구조 덕분에 태양의 반사 각도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연출하지요. 시시각각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 속초 엑스포타워는 청초호의 상징이자 속초의 상징 건물이기도 합니다.



엑스포타워 뒤편에는 마치 커다란 군함처럼 생긴 건물이 길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재 「강원도 국제관광정보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엑스포 건물이지요.



3개동에 이르는 커다란 크기를 자랑하는 건물이지만 우연히 관광객들에게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곳인가 봅니다. 하나같이 불이 꺼진 채 문이 잠겨져 있네요.



그나저나 이곳에 오기 전 '엑스포 기념관'이라는 이름이 낯설었습니다. '속초에서 엑스포를 한 적이 있었나?'. 기념관 건물에 적혀 있는 99라는 숫자를 보니 15년 전에 개최한 관광 엑스포였네요. 나도 모르게 그런 행사를 하다니…그리고 15년 뒤에라도 보려고 왔거늘 문을 꼭꼭 잠궈 놓다니…



엑스포 전시관이나 전망대 내부를 둘러보지 못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청초호의 아름다운 석양을 보니 그 정도쯤은 용서해 줄 수 있습니다. 노란 햇빛이 청초호 호숫물에 반사되어 반짝거리고 뾰족하게 솟은 엑스포타워 뒤쪽으로 펼쳐진 설악산의 능선들은 유난히 높고 길게 이어진 것 같았지요.



이번에 방문한 청초호 주변은 비록 남부지역에 국한된 곳이었지만 서쪽과 북쪽에는 철새 도래지와 석봉 미술관 등등 다양한 풍경과 볼거리가 있고, 속초 낙조 넘버원이라고 해도 될 만큼 이곳에서의 석양은 설악산에서 보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가 저물 때면 가벼운 마음으로 청초호 주변으로 나와 작은 나무벤치에 앉아 편안히 속초의 석양을 즐기기에도 참 좋은 곳이니 언젠가 한 번은 이곳에서 설악산으로 넘어가는 태양의 모습을 꼭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Map

주소 : 강원도 속초시 엑스포로 75

전화번호 : 033-637-4504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 : http://www.gti.go.kr



카페나인 – 여행을 마치며



1박 2일 동안 배낭을 메고 설악산도, 낙산사도 그리고 여러 해변과 등대도, 무작정 걷다 보니 여행이 끝나가는 이제야 다리에 힘이 슬슬 풀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돌아다녔는데도 속초에는 아직도 드라마 세트장뿐만 아니라가 보지 못한 영랑호 등등 많은 관광지들이 남아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미 여행 둘째날의 저녁. 해는 벌써 반이나 설악산 능선 뒤로 숨어 버렸고 그 순간 덜컥 겁이 나는 것은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사실…아~ 이 월요병~!!



이제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청초호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어제 우리가 처음 내렸던 시외버스터미널 앞에 도착했지요.



버스를 타기 전, 터미널 주변의 작은 카페에 들러서 따뜻한 커피로 몸을 좀 녹여야겠습니다. 마침 터미널 주차장쪽에서 「café nine」이라는 커피숍을 발견했지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분위기. 먼저 가장 깊은 곳, 편안한 의자에 자리를 잡고 따뜻한 라떼 한 잔과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보통 4000원대인 커피들은 아무래도 지방의 커피숍 치고 그다지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편안한 목소리로 인사를 빼놓지 않았고, 주문한 커피를 테이블까지 직접 가져다 주기도 하는 등 직원들은 상당히 친절했습니다.



그리고 벽면이 월넛색의 나무로 되어 있는 실내 공간과 어둡지 않은 노란 불빛은 왠지 따뜻하고 편안함이 느껴져서 잠시나마 우리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딱이었지요.



특이하게도 커피 전문점인 이곳의 후문은 다름 아닌 옆에 있는 김밥집 입구. 오호~ 저기서 간단하게 밥을 먹고 이곳으로 바로 넘어올 수 있겠네요. 신기하여라~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니 이제 그나마 기운이 납니다. 아니~ 이곳저곳 돌아다닌 열정 때문인지 편안한 의자를 버려두고 밖에 있는 파라솔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는 차분히 앉아 관광 안내 책자들을 보며 지난 1박 2일간의 속초 여행을 되돌아보았지요.우리나라의 다른 산들과는 느낌이 사뭇 다른 설악산과 그 바로 아래에 검푸른 동해바다가 펼쳐진 속초시 여행.



그러고 보니 몇 해 전부터 매년 겨울이면 동해바다를 찾는 것이 어느 새 버릇이 되어버렸지요. 비록 이번에는 조금 이른 11월에 방문을 했지만 한여름의 뜨거운 바닷가와는 다른 때로는 조용하면서도 때로는 차갑고 거친 모습의 겨울의 동해바다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런 매력에 이곳 속초는 설악산이라는 더 큰 볼거리도 함께 있기에 이곳은 말 그대로 거물급 여행지이자 강원도 최고의 관광지지요. 다만 먹거리 투어로도 손꼽을 만큼 유명한 속초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먹거리를 맛보지 못했다는 것…대신 앞에서 말한 풍경들 덕분에 눈과 마음은 너무도 가득 가득히 아름다운 기억들을 담아가고 있다는 것은 훨씬 더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은 3-40분 거리의 고성 통일전망대나 강원도의 역사 도시인 강릉도 함께 둘러보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우리에겐 또 다음 여행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여행이란 낯선 풍경도 즐기고, 추억도 가져오고, 지역의 맛집에 들러 살도 찌우고, 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주는 즐거운 일입니다. 여러분도 이번 주말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굳이 이곳 강원도 속초가 아니더라도 여행을 한 번 떠나 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


Map

주소 : 강원도 속초시 동명동 261-98

가격정보 : 아메리카노 3,000원 / 라떼류 4,000원 / 에이드류 4,500원 / 과일쥬스 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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