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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에서 가장 유명한 특산물은 '잣'입니다. 가평에 있는 여러 산 중에서도 축령산은 80년 이상 된 오랜 잣나무가 많아 이 지역은 잣을 이용한 요리집이 특히나 많습니다. 그런데 이 잣이라는 게 워낙 비싸다 보니 양을 많이 넣는 음식은 거의 없고, 고명이나 보조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데요, 그 중에서도 이곳에서는 특히 두부요리가 유명합니다. 가평에 왔으니 고소한 잣두부도 한 번 먹고 가야겠죠?
가평에서 유명한 관광지인 아침고요수목원 근처에는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 종종 있는데요, 그 중에서 잣두부요리로 유명하고 식당 분위기도 좋고, 음식 맛 또한 깔끔하다고 알려진 '송원 잣두부 보리밥' 집으로 향했습니다. 실제 맛의 됨됨이가 어찌되는지 저도 궁금하네요.
생긴지 얼마 안 된 건지, 아니면 새로 리모델링 한 건지 아무튼, 전통 한옥을 세련되게 꾸며 놓고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는 식당 안의 분위기는 우선 마음에 듭니다. 이곳은 아침고요수목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맛집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라 식사시간 대에는 손님이 많은 식당이지만, 평일 오후 3시쯤에 갔더니 식당 안은 한가한 모습이네요. 굿입니다!
이곳의 메뉴는 '잣두부 보리밥정식'과 그냥 '보리밥', 이렇게 딱 두 가지인데요. 두부 맛을 보기 위해 왔으니 우리는 '잣두부 보리밥정식'으로 2인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인분에 15,000원입니다.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이렇게 한상 푸짐하게 차려주었네요. 예스러운 그릇에 깔끔하게 담아온 모습이 보기에도 맛있어 보였어요.
잣이 들어 있는 두부를 듬뿍 넣은 두부찌개를 즉석에 보글보글 끓여 먹는 것 인데요. 오늘처럼 추운 겨울날 테이블에서 끓이면서 먹으니 식사를 마칠 때까지 따뜻한 국물요리를 먹을 수 있어 좋네요.
이 두부찌개는 시원한 해물육수에 고춧가루를 풀어 전체적으로 매운 국물요리인데요. 여기에 두툼한 잣두부, 여러 종류의 버섯이 들어가 있어 깔끔하고 시원한 맛입니다.
이곳에서는 이 잣을 넣은 두부를 직접 만드는데요. 두부에 잣 가루가 아닌 덩어리를 그대로 넣어서 부드러운 두부 속에서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아주 괜찮네요. 이 찌개 정말 맛있었습니다.
두 번째 두부 요리는 '잣순두부'입니다. 직접 만든 순두부에 잣을 넉넉히 넣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인데요. 식전요리로 가볍게 입가심하기에 딱 좋아요.
역시 힘 나는 요리 중에는 '고기'가 최고지요. 돼지고기가 잡냄새 없이 식감은 아주 부드럽게 잘 삶아졌는데요. 이 고기에 매콤하게 양념된 잣을 곁들인 무채와 함께 먹는 겁니다. 두부요리에는 돼지고기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상추에 고기 한 점 올리고 매운 무채, 고소한 잣까지 올려 싸먹는 것인데요. 무채 때문에 살짝 매콤하면서 잣의 고소함이 있는 특별한 수육 쌈이었어요. 아주 최곱니다!
가평은 경기도지만 강원도인 춘천과 맞닿아 있어 강원도 전통음식인 메밀전도 쉽게 맛볼 수가 있네요. 쌉싸름한 메밀 맛과 향긋하고 쫄깃한 표고버섯이 잘 어울리는 고소한 메밀전이었어요. 쫀득해서 젓가락으로 잘 잘리질 않긴 하지만 ^^*
아침고요수목원 일대에는 많은 잣두부요리집이 있는데요. 이 식당은 독특하게 쌀밥이 아닌 보리밥과 6가지 나물이 한 접시에 담아 나옵니다. 큰 그릇에 담아 나온 보리밥에 재료의 맛을 살려 무친 담백한 나물을 넣고 비벼먹는 보리비빔밥입니다.
비빔밥은 보통 고추장에 비벼먹지만 보리밥은 강된장에 비벼먹는 게 더 맛있어요. 강된장은 일반된장에 고추장, 각종 채소를 넣고 끓여 여러 가지 재료의 맛이 어우러진 비빔장입니다. 뚝배기에서 조금 지글지글 끓으며 나오는데, 이게 맛이 기가 막히네요.
먹는 법은 큰 그릇에 담긴 보리밥 위에 6가지 나물을 푸짐하게 올리고 강된장 한 숟가락을 푹 떠 넣어 쓱쓱 비비면 됩니다. 뭐, 아무렇게나 먹으면 어떻습니까? 맘에 드시는 것 아무거나 넣고 비비세요!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보리밥과 각기 다른 맛을 지닌 나물들이 구수한 된장과 매콤한 고추장과 잘 어우러진 비빔밥입니다. 다른 반찬은 필요 없이 이 보리비빔밥 한 그릇만으로 맛있고 든든한 한끼식사가 될 정도로 맛있었어요.
늦은 점심이라 많이 배고팠는데 잣두부찌개부터 돼지고기 수육, 메밀전 그리고 보리비빔밥까지 다양한 음식을 배불리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배부르게 먹었어도 음식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해서 부담스럽지 않았답니다.
송원 바로 옆에는 지난 주 KBS 예능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나온 숯불닭갈비집이 있는데요. 이휘재씨와 그의 쌍둥이 아들이 아주 맛있게 먹고 온 닭갈비집이 바로 이곳입니다. 쌍둥이들이 어찌나 잘 먹던지 저도 먹고 싶었는데 다음에 기회 되면 그때는 이곳에서 식사를 해야겠어요.
주소 : 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 949
전화 : 031-585-5571
영업시간 및 휴일 : 오전 10시~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 (명절만 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