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상의 문화유산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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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문화재연구원장 김호상교수님의 글들을 소개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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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혜숙과 혜공스님 생각
 | 문화유산편지
Last Modified : 20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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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불 좌협시보살

설명)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가야리에 소재한 국보 제84호 마애삼존불 중 좌협시 보살로 반가사유상이다. 예배대상의 경건함과 엄숙함이 보이지 않는 백제불상 특유의 자유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국보 제84호. 이 사진으로 나마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온 누리에 즐거움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사진출처) 문화재청 홈페이지



신라사회에서 불교를 대중화시킨 선구자 중에는 승려 혜숙(惠宿)과 혜공(惠空)이 대표적이다. 혜숙은 국선(國仙) 호세랑의 낭도로 있다가 호세랑이 국선에서 물러나자, 그도 물러나 경주 안강지역의 적선촌에서 은거하였다. 진평왕은 혜숙이 훌륭한 스님임을 소문으로 듣고 사람을 보내어 그를 맞아오게 하였으나, 혜숙은 시골에 머물면서 교화(敎化)하다 입적하였다.


당시의 승려들은 왕실이나 귀족을 중심으로 도심내의 거대한 사원에서 귀족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혜숙은 스스로 시골 마을에 숨어 살았던 것이다. 호화로운 사회에서 스스로를 시골 촌민 속에 묻고 교화하면서 살았다는 것은 당시의 사회성과 불교의 위치에서 볼 때 귀족불교의 테두리를 박차고 벗어나 서민 속으로 뛰어든 숭고한 교화행이라 할 수 있다.


신라불교 대중화의 또 한명의 선구자였던 혜공은 천진공(天眞公)이라는 귀족의 집에서 심부름을 하던 노파의 아들로 어릴 때의 이름은 우조(憂助)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영험한 일을 많이 보여주었고, 자라서도 신기한 일들을 하여 주인 천진공이 성인(聖人)이라고 우대하였다. 그가 출가하여 스님이 되고는 법명을 ‘혜공’ 이라 하였다.


혜공은 언제나 조그만 절에 살면서 매일 미치광이처럼 술에 취하여 삼태기를 등에 지고 길거리에서 춤과 노래를 불러 사람들은 그를 부궤화상(負簣和尙)이라 불렀으며, 그가 사는 절을 부개사(夫蓋寺)라 하였다. 그는 영묘사의 화재를 미리 예방하였고,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을 자유롭게 하였으며, 우물 속에서 잠을 자고 나와도 옷이 젖지 않는 등 신기하고 이상한 일이 많았다. 혜공은 말년에 항사사(恒沙寺, 영일 오어사)에 머물렀는데, 그 때 원효스님이 여러 경전을 저술하면서 언제나 그에게 물었다고 한다. 당시 혜공은 가장 덕이 높고 뛰어난 고승이었다. 그는 공중에 떠서 입적(入寂)을 했는데 사리(舍利)의 수가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았다고 한다.


원광과 자장 등의 귀족불교시대에 있어서 작은 절에 살았던 혜숙과 혜공의 생활은 일반민중속으로 들어간 불교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혜공의 삼태기는 서민들, 특히 농부들의 도구이니 이런 것을 등에 졌다는 것은 막벌이를 하는 천민이나 서민들과의 접촉을 뜻하는 것이고, 또 술에 취하여 춤과 노래를 불렀다는 것 역시 골목거리의 모든 서민들과의 접근을 위한 방편이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어느 시대나 어려운 서민들은 늘 우리의 곁에 있지만 그들에 대한 관심은 종교인, 부유한 사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관심을 더욱 가져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당시 귀족불교 속에서도 서민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구원을 위하여 자신의 몸을 던져 함께한 혜숙과 혜공 같은 스님들을 보게 되면 참다운 도움이란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우리들에게 알게 해 주고 있다. 부처님은 원래 혜공과 혜숙 같이 서민들과 함께 어울리고 구원하고자 온 것임을 ‘부처님오신 날’ 을 맞이하여 종교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원문 링크 http://www.kimhosang.com/html/sub2-2.html?page=2&a...


김호상, 문화유산, 경주, 신라, 불교, 혜숙, 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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