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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이천, 광주 #8 - 남한산성 - (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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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 2017/02/28

Travel regions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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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한산성' 남문(지화문) 주변 짧은 산책코스


서울을 방어하던 요새는 북쪽의 개성, 남쪽으론 수원, 서쪽으로는 강화, 그리고 동쪽으로는 광주 남한산성이 있습니다. 남한산성은 해발 500미터의 산에 성곽길이 총 11.76km에 걸쳐 성벽이 늘어서 있는데요, 석축으로 쌓아 트래킹이 가능한 가장 긴 코스는 현재 7.7km(3시간 20분) 구간이 형성되어 있어요. 오늘은 그 중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성로터리에서 남문(지화문)을 지나 숲길을 따라 다시 산성로터리까지 걸어오며 주변 풍경을 구경하는 약 1시간 가량의 짧은 코스를 소개해드릴게요. 참고로 산성로터리에는 주차장과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트래킹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출발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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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은 백제시대에 처음 축성되었다가 이후 조선시대까지 계속해서 개축 및 유지보수 되며 서울을 방어하는 국방의 핵심이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쌓아서 각 시대별로 성을 쌓는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 내부에는 우물이 80군데가 넘고, 연못도 45곳이나 되는 등 유사시 충분히 자급자족을 하며 방어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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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로터리에서 남문까지는 15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데요, 지나는 길 옆으로는 남한산성비석군이 있군요. 이 비석들은 산성 안에 있던 모든 비석들을 한 곳에 옮겨 모아둔 건데요, 백성들을 잘 돌봐온 지역 관리들을 추념하기 위해 백성들이 훗날 세운 비석들이라고 하네요. 한자로 되어 있어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 뜻만 생각하고 지나갑시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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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5분 가량 약간의 오르막길을 걸으면 남문(지화문)을 만나게 됩니다. 남한산성에는 동서남북에 4개의 문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남문은 가장 크고 웅장한 중심문인데 지금도 사람들의 출입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병자호란을 피해 도망 온 인조가 남한산성에 들어설 때 바로 이 문을 통해서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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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빠져 나와 바깥에서 쳐다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이곳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성남시가 한 눈에 훤히 내려다 보이는데요, 불과 350여년 전 조선의 16대 왕 인조는 청나라 군사에게 항복하며 신하들을 데리고 삼전도(지금의 송파)에서 무릎을 꿇는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으로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가슴 아파할 필요는 없겠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카메라에 예쁜 풍경을 담으면서도 절대 역사를 잊어버려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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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안쪽으로 기울어진 성벽이 푸른 나뭇잎 그림자가 드리워서 참 아름답게 보이네요. 수원화성의 성벽과는 또 다른 멋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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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의 성벽은 전시상황에 딱 맞게 성벽 주변 나무들을 다 베어버리고 방어에 최적화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남한산성은 깊은 산속에 있어 그런진 모르겠지만 성벽 안팎으로 아름드리 나무그늘이 드리워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조금만 떨어져서 본다면 성벽이 있는 줄도 모를 정도인데요, 덕분에 성벽을 따라 걷는 건 시원하고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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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벽은 7.7km를 이어 계속 걸어가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는데요, 숲 속 능선을 따라 지어졌기 때문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제법 가파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원화성보다 2km 정도 더 길지만(수원화성 둘레는 5.7km) 시간은 1시간이 더 걸리는 3시간 20분 정도 걸어야 완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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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중간중간에는 나무로 만든 휴식공간이 곳곳에 잘 마련되어 있어 잠시 나무그늘에서 쉬었다 가기에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시원한 레몬차 한 잔에 카메라 렌즈를 깨끗이 닦고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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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산성로터리로 돌아가는 길은 성벽에서 내려와 숲길을 따라 내려가 보겠습니다. 성벽 바로 아래에 천주사지 방향으로 가는 숲길이 있는데요, 거기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내려오면 만해기념관을 지나 로터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길 위로 나뭇가지들이 길게 드리워서 시원하게 걸을 수 있어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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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을 걷다 보면 무궁화 군락지도 만나고 계단 사이로 핀 봄 꽃들도 환하게 웃고 있는데요, 무궁화는 여름에 피는 꽃이라 아직 피진 않아서 아쉽네요. 7월에서 늦어도 10월까지는 꽃이 피어 있으니 그땐 만발한 무궁화 꽃을 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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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코스를 맞추기 위해 성벽을 따라 계속 걷지 않고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숲길을 따라 내려오게 됩니다. 숲길은 언뜻 보면 포장이 되어 있질 않아서 길이 아닌 것 같이 보이는데요, 자세히 보면 사람이 다니던 길인지 금방 알 수 있어요. 현장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지도가 있다면 지형을 보고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 길로 내려오다 보면 남한산성에 사는 주민들이 일궈놓은 밭고랑 사이를 걷기도 하고, 길 옆 개천을 따라 걷기도 하는데요, 오랜만에 시골풍경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물론 7.7km를 모두 걸어보시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에요!


Map

+ 주소 :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 전화 : 031-743-6610
+ 주차료 : 1일 1천원, 입장료는 무료



백 년 만에 복원된 광주 '남한산성 행궁'


남한산성은 한국의 역사 중에 뼈아픈 기억이 많은 곳입니다. 1636년 청나라가 조선을 공격한 병자호란 때는 인조가 한양을 버리고 이곳에서 47일간 항전을 하다 결국 무릎을 꿇는 역사도 있었고,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조선 왕실의 종묘사직 위패를 봉안하는 건물도 있는데다, 일제에 항전한 연합의병부대의 거점이기도 해서 철저하게 파괴당했던 곳이에요. 치욕적인 역사의 현장이라 누구도 복원할 생각을 안 했다가, 최근에 와서야 10년간의 복원과정을 마치고 일반에게 공개된 지는 불과 몇 년이 안됩니다.


조선에는 행궁이 각 지방에 20여개가 지어졌어요. 행궁은 왕이 한양을 떠나 성 밖의 다른 도시에서 머물 때 임시로 거처하는 곳을 말하는데요, 이 건물들의 용도는 능행, 전란, 휴양 등을 목적으로 합니다. 수원화성행궁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장조)의 융릉을 능행하기 위함과 휴양을 위한 목적으로 지었다면, 남한산성행궁은 전란을 대비해서 지어졌습니다. 좀 전에 말씀 드린 대로 실제 전란에서 이용되기도 했고요. 자,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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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입구인 '한남루'입니다. 원래 궁궐의 법도는 정전까지 들어가기 위해서는 삼문이라 하여 3개의 문을 통과하게 되어있는데요, 이곳에는 외삼문과 중문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정조시절에 한남루를 다시 만든 겁니다. 그런데 최근 복원할 때 한남루 앞 기둥을 받치는 8개의 받침돌들이 사라지고 다른 곳에서 쓰고 있던 걸 돌려받아 복원했다고 합니다. 앞에 있는 돌기둥들은 인근 초등학교에서 돌려받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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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엔 입장료가 있어요.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와 만64세 이상의 노인은 무료입니다. 자세한 관람시간과 기타 사항은 글 아래에서 다시 언급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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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루를 들어오니 마당엔 봄이 가득합니다. 민들레 홀씨들이 터질 듯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네요. 가끔 코가 간질간질하지만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아서 봄을 알고 터뜨리는 게 기특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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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찾은 날, 일본에서 정장을 차려 입은 귀중한 손님들께서 오셨나 보네요. 외삼문 앞에서 설명을 같이 듣고 싶어도 알아 들을 수 없으니 빨리 지나가야겠네요. ^^* 그런데 외삼문 올라가는 계단이 중간은 높고 양쪽은 낮게 되어있죠? 조선이란 사회는 예의범절을 극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던 사회였는데요, 삼도 가운데는 어도(御道)라고 하여 임금만 지나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가운데 길로 걸어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곤장 100대를 맞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30대만 넘어도 죽을 수 있기 때문에 거의 사형이나 다름없는 형벌이라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전 보란 듯이 가운데 어도로 걸어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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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문을 통과하면 곧바로 중문으로 들어서는 공간이 있는데요, 축대의 긴 담장 앞에서는 남한산성 행궁의 근대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19세기 미국인 선교사들이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도 있고, 이곳을 구경 온 일반 시민들의 가족사진도 있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 드는 멋진 전시회였어요. 이곳을 복원할 때 이 사진들도 큰 역할을 했을 거란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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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인상에 남는 한 가족사진. 이 사진은 6.25 한국전쟁이 터지기 2달 전, 당시 광주문화원장님이셨던 남재호씨(아랫줄 왼쪽 검은 교복 입은 장남) 가족이 수어장대 앞에서 담은 사진인데요, 아버지는 남한산성 숭렬전 참봉어른이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안겨 있는 아기는 훗날 커서 행궁이 있는 관할지인 광주시 중부면 면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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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문을 들어서면 커다란 건물인 외행전(外行殿)을 만나게 됩니다. 외행전은 행궁의 중심건물인 정당(正當)이라고도 하는데요, 왕이 공식적인 업무를 보는 사무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자호란 때는 청군이 홍이포(대포)를 쏘아 외행전 기둥을 맞췄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건물 앞 6개의 기둥에는 시(주련)가 적혀 있는데요, 좋은 글귀나 남에게 자랑할 내용들을 써서 붙여 뒀습니다. 눈썰미가 있으신 분들은 보셨겠지만, 처음 들어선 입구인 한남루 기둥에서 이 주련들이 적혀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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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행전 우측으로는 일장각이란 작은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광주부 유수가 살던 집입니다. 내부는 당시를 재현해 놓았는데 전형적인 조선시대 선비의 방과 대청에서 선비가 생활하던 평상과 죽부인도 있군요. 저도 이렇게 선비처럼 한 번 살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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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각에서 계단을 한 번 더 올라오면 왼쪽으로 내행전으로 들어가는 좁은 입구를 만납니다. 우측에는 유수의 집무실인 좌승당(坐勝當)이 있는데요, 좌승(坐勝)이란 앉아서 이긴다는 뜻이니 이길만한 계책을 써서 적을 물리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곳을 전란을 대비해서 만들었다는 걸 여기서도 알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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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왕이 생활하던 내행전(內行展)입니다. 제가 한 번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건물에 '전(展)'자가 들어 있으면 왕과 왕비, 그리고 대비만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이란 뜻입니다. 내부에는 왕이 사용하던 방과 마루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으니 한 번 휘~ 둘러보면 재미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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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왕이 잠을 자고 생활하던 곳이라 건물을 빙 둘러 높은 담이 쳐져 있는데요, 부속 시설들도 모두 담 밖으로 설치해서 폐쇄적인 배치구조를 가지고 있네요. 왕에게 전해줄 물건을 들고 저 좁은 문으로 드나 들었을 당시의 신하들을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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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행궁 가장 끝에 있는 후원인데요, 지금은 잡초만 자라는 마당이지만 당시는 이곳에 있는 '이위정'이란 정자에서 활도 쏘고 여가를 보낸 곳이라고 하네요. 아마 이곳에는 꽃 길도 있고 산책로가 작게나마 만들어져 있었겠죠? 저잣거리를 함부로 나갈 수 없는 왕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휴식이 아니었을까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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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행궁 주변으로는 산성 산책로도 있고, 구석구석 공원이 잘 꾸며져 있습니다. 따뜻한 봄날 더 없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니 남한산성 한 바퀴 돌아보고 행궁도 구경하고, 그리고 근처 소박한 식당에서 오리고기에 막걸리 한 잔 걸치고 가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대중교통으로도 접근하기 수월하고, 주차료도 하루 1천원으로 저렴하니 큰 돈 쓰지 않고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이랍니다.


Map

+ 주소 :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남한산성로 784-29

+ 전화 : 031-777-7500
+ 입장료 : 어른 2천원, 청소년 1천원 (나머지 무료)
+ 주차료 : 1일 1천원
+ 관람시간 : 오전 10시 ~ 호후 6시 (11월~3월은 오후 5시까지)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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