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상의 문화유산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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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문화재연구원장 김호상교수님의 글들을 소개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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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기술로 문화재를 복원하자!
 | 문화유산편지
최종 수정일 : 2016/12/21

여행지역 : South Korea
 | 조회수 : 16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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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얼굴무늬 수막새(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설명) 사람의 얼굴을 막새기와에 사용한 것으로 도톰한 입술과 위로 들린 입꼬리, 얕은 볼, 살짝 내민 눈동자가 서로 어우러져 해사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얼굴형상으로 만들어 지붕 끝자락 기와에 올렸던 이유는 집안으로 들어오려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기와는 일제강점기에 영묘사 터에서 출토되었다고 전하며, 당시 일본인 다나카 토시노부(田中敏信)가 구입하여 보관하다 1972년 10월에 국립경주박물관에 기증한 문화재이다. 기와의 제작연대는 삼국시대로 추정된다.

사진출처) 국립경주박물관 자료실


‘신라의 미소’, ‘천년의 미소’라고 알려진 얼굴무늬 기와가 출토된 영묘사(靈廟寺)의 창건연대에 대해서는 [삼국유사]에 선덕여왕대로 기록되어 있다. 영묘사의 위치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경주시 사정동에 위치해 있는 현재의 ‘흥륜사 터’가 ‘영묘사 터’라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현재에도 이곳에서는 다양한 ‘영묘사’라는 이름의 문자기와들이 지속적으로 발견되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묘사에는 많은 설화가 전해져오고 있는데 다른 절에 비교해 유독 선덕여왕과 관련된 설화들이 많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선덕여왕의 세 가지 지혜로운 일 가운데 하나인 여근곡(女根谷) 전설은 그 대표적 설화로, 영묘사의 옥문지(玉門池)에서 개구리가 우는 것을 보고 백제의 군사가 여근곡에 숨어 있음을 짐작하여 백제군의 기습을 막아 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설화는 [대동운부군옥]에 기록된 지귀(志鬼)의 설화이다. 지귀는 신라의 활리역 사람으로 선덕여왕의 아름다움을 사모하여 근심하며 울고 지내다가 모양이 파리해졌다. 여왕이 불공을 드리려고 절로 행차하실 때 그 소식을 듣고 절로가 탑 아래에서 왕을 만나 보려고 기다리다가 잠시 잠이 들어버렸다. 지귀의 사연을 전해들은 선덕여왕은 팔찌를 빼어 지귀의 가슴에 얹어두고 궁궐로 돌아갔다. 잠시 후에 잠이 깨자 지귀는 간절히 번민하더니 이윽고 마음의 불이 일어나 그 탑을 돌다가 탑을 불태우는 불귀신으로 변했다.

그러한 인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문무왕 때만 해도 영묘사에서는 세 차례나 화재가 있었고 성덕왕 2년에도 역시 화재가 났다. 그러나 영묘사는 그때마다 재건되어 조선 성종 12년(A.D 1481) 까지 존속되어져 왔다. 이를 두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신라시대의 사찰이 한둘이 아니지만 다른 것은 다 허물어 없어졌으나 홀로 이것만은 어제 만든 것처럼 완연하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문화재에 대한 복원은 정확한 고증을 통하여 원형을 복원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건축당시의 설계도를 비롯하여 정확한 근거를 찾아 원형을 완벽하게 복원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영묘사가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 까지 끊임없이 보수되고 재건축되어졌다는 사실을 되돌아 볼 때 문화재에 대한 복원은 그 시대의 기술과 문화적인 수준을 통하여 새롭게 재현으로 복원되어지는 것도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물론 폐허 속에서 옛것이 지녔던 깊이와 아름다움을 찾는 충분한 여유를 두어 지금 있는 그대로의 문화재를 후손에 넘겨주는 것도 문화유산을 사랑하는 하나의 바람직한 방법임은 분명하다. 다만 현재적 관점에서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어지는 문화재에 대해서는 그대로의 보존이라는 조금은 무거운 중압감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생각으로 재현이라는 관점에서의 접근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원문 링크 http://www.kimhosang.com/html/sub2-2.html?page=5&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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