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ida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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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창원 #12 - 시골 마을, 작은 박물관 ‘소사마을’ - (한국여행)
 | Holiday Journal
최종 수정일 : 2017/03/03

여행지역 : South Korea
 | 조회수 : 12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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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에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시골마을 한 곳이 있습니다. 도심에선 조금 떨어진 소사마을이란 곳인데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지만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1960년대 드라마세트장 같은 재미난 곳이 나옵니다. 소사마을에 들어서면 시인 김달진 문학관과 생가, 김씨박물관과 김씨공작소 같은 곳이 나오는데, 구경하러 간다기 보다는 시골 친척집에 가는 느낌으로 살포시 둘러보고 오시면 되겠습니다. 박물관의 주인장인 김씨 아저씨에게 슬쩍 말을 건네면 재미난 이야기가 줄줄 나올 거에요. 어떤 마을인지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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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시내에선 조금 벗어난 곳이라 승용차를 가져오지 않았다면, 찾기가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요. 찾아가는 길을 알려드리면 진해 중앙시장에서 오시면 시내버스 305번, 진해역이나 경화역에서 오신다면 315번을 타고 ‘웅동’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웅동에 내리면 길 건너편에 ‘의창 수협 웅동지점’이 보이는데, 그 건물 왼쪽 골목으로 들어오면 ‘김달진 문학관’이란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이 길을 따라 다리 건너 700미터 정도 걸어 들어가시면 소사마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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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들어서니 제대로 찾아왔는지 알 도리가 없어요. 안내표지판도 없고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그런데 마을 분위기에서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게 제대로 찾아오긴 했나 봅니다. 지나는 어르신에게 소사마을이 어딘지 여쭤보니 여기라고 하시네요. 잘 찾아온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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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거의 다니지 않는 시골 골목길. 특별한 일 없는 시골 생활에서 낯선 이의 등장이 신기한지, 카메라 들고 뭐 찍으러 왔냐며 할머니들이 종종 물어 보십니다. 소사마을이 예뻐서 사진에 담고 싶어서 왔다고 그러니 피식 웃으시네요. 창고 안 살림살이 위에서 쉬고 있던 고양이도 뭐 하러 왔냐며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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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만난 곳은 시인 월하 김달진 문학관입니다. 고도의 정신주의 시세계를 열었던 시인이자 승려인 그는 교사로 일생을 사셨는데, 그의 문학과 불교에 대한 열정을 기념하기 위해 진해에 문학관을 만들고 매해 가을마다 ‘김달진문학제’를 열고 ‘김달진문학상’을 서울에서 시상하고 있습니다. 시 한편 읽어보며 휘 둘러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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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 바로 맞은 편에는 초가집들이 있는데, 이곳은 월하 김달진 시인이 1907년에 태어나 자란 생가에요. 뒷마당 텃밭에는 유채꽃이 만발하고 있던데, 초가집과 참 잘 어울리는 꽃이네요. 아파트에 살 때는 마당에 꽃이 피는 기쁨을 잘 몰랐는데, 시골에 살게 된 후부터는 계절에 따라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참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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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를 나와 옆 골목으로 들어서니 난데없이 시대가 1960년대로 되돌아가 갑니다. 낡은 집 담장을 헐어 만든 ‘예술가사진관’과 ‘부산라듸오’가 옛 정취가 물씬 나네요. 사진관에는 개업 1930년이란 문구가 적혀 있고 진열장에는 색 바랜 사진과 카메라, 부산라듸오 진열장에는 오래된 라디오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누가 왜 이런 골목을 만들었을까요? 창원시 진해구에서 지원하는 공식적인 관광지는 아닙니다. 물론 입장료도 주차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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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 ‘김씨 박물관’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보니 구경할 수 있는 곳인가 봅니다. 안에 들어서면 마당에도 옛 분위기를 내기 위한 그림과 소품들이 있군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5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영화 세트장이 아니라 시골 골목에서 만난 곳이라 더 실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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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은 어디서 났는지 정말 골동품 같은 소품들을 가득가득 전시하고 있어요. 서울 풍물시장을 이곳으로 옮겨놓은 것 같습니다. 어느 괴짜 할아버지가 하나하나 모아두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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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맞은 편에는 ‘김씨공작소’란 간판을 달고 있는 작은 집이 있는데, 앞에 앉아 계신 분이 주인장 김씨 아저씨에요. 여기서 커피도 파신다고 하시니 안에서 한잔 얻어 마셔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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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참 많으신 분이십니다. 저와 여행이야기 영화이야기 많이 나누었는데, 참 재미난 분이시더라고요. 왜 박물관을 이렇게 만드셨냐고 여쭤보니 아버지에게 이 건물들과 땅들을 상속 받았는데, 가족들을 생각하고 기억하고 싶고, 어디가 마을인지 박물관인지 경계없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문턱 없는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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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테이블도 참 재미나네요. 장난감을 넣어 뒀습니다. 박물관이나 세트장 같은 골목길이 아마추어 솜씨는 아닌 것 같은데, 아저씨에게 혹시 전에 무슨 일을 하셨냐고 여쭤보니 <태극기 휘날리며> 전시 기획을 했다고 하시네요. 이외에도 진해의 관광스토리텔링 컨설팅도 함께 하신다고 하시니 역시나 전문가의 솜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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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긴 창문에 앉아 아메리카노 한잔 하니 참 좋네요. 창 밖으로 보이는 초가집은 아까 보셨던 김달진 시인의 생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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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공작소 앞마당도 영화 세트장 같이 해두었어요. 기차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이 마을을 떠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김씨 아저씨와 재미난 대화를 한다고 시간을 너무 소비해버려서, 사실 이날 기차를 놓쳤어요. 덕분에 밤 12시 심야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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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항제 기간이라 버스타고 창원역으로 가는 길도 벚꽃이 만발했어요~ 소사마을은 볼거리가 아주 다양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진해여행에서 꼭 가 보시라고 말씀드리기가 조금 힘들긴 하지만, 이런 옛 분위기 좋아하시고, 김씨 아저씨의 재미난 이야기를 들어 보시려면 한번쯤은 가 볼만 한 곳입니다.


Map

+ 주소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소사로59번나길 4 (소사동)

+ 전화 : 055-552-8608

+ 이용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은 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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