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함과 맛을 겸비한 비빔밥 식당 '소녀방앗간' 서울숲시작점

| 서울먹거리

Last Modified : 2020/06/01

Travel regions :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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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을 아시나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약 35만평 부지의 테마공원입니다. 원래는 서울 경마장과 체육공원 골프장이 있었습니다. 이곳을 주거업무지역으로 개발하려다가 뉴욕의 센트럴파크, 런던의 하이드 파크를 본따 도심 속 녹지로 조성했다고 합니다.

넓은 잔디밭과 어린이 놀이시설 등이 있어 가족단위와 데이트로 방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강 주변, 서울 중심부에 이렇게 수목이 우거진 곳이 흔치 않으니까요. 서울숲 역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어쨌든, 이 서울숲으로 인해 준공업단지였던 성수동 골목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릅니다.

서울숲 부근의 성수동은 공장지대였는데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퇴보하던 중, 서울숲이 조성되면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성수동 아틀리에 거리'로 불리며 많은 맛집과 카페까지 오픈해 새로운 이색거리로 거듭났습니다.

구도심에 새로운 감각이 더해졌다는 의미인 뉴트로(new와 retro의 합성어) 감성이 묻어나는 성수동거리에 있는 '소녀방앗간'을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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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방앗간은 비빔밥 식당인데요. 일단 입구에서부터 옛감성이 물씬 풍깁니다. 성수동에 있는 대부분의 카페와 식당들이 신축건물이 아닌 구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입주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서울의 근현대시대의 건축양식이나 인테리어를 살려서 꾸민 곳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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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는 오늘의 메뉴와 반찬이 소개되어 있습니다.(매일 구성이 바뀐다는 걸 알수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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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실내공간이 펼쳐집니다. 테이블수가 넉넉한 편이지만 주말에는 대기를 각오하고 와야하는 인기 맛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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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철에 채취한 뽕잎, 취나물 등 산나물과 최근 도정한 쌀을 이용한 산나물 비빔밥을 중심으로 2~3가지 비빔밥이 요일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산과 들에 나는 것 중 먹지 못할 것이 과연 있을까요? 우리가 흔히 보는 민들레만 해도 나물로, 차로 마실 수 있지요. 우리 선조들의 삶은 정말 자연친화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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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으면 취나물 차를 가져다 줍니다. 취나물을 차로 우려마시는 건 처음였는데 맛을 보니 구수한 향이 입맛을 돋궈주더라고요. 곡물의 구수함과는 또다른 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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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켠에는 이곳에서 사용하는 차와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코너가 있습니다. 이번 방문에는 구매하지 않았지만 돌아서고 나니 취나물 차의 향이 삼삼하네요. 모두 자연산이거나 유기농 원재료를 사용해서 인지 가격대가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원재료를 얻는 수고나 가공하는 수공을 봤을 때, 또 몸에 유익함을 따져보면 아주 고가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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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역시 정갈해보이는 오픈주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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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쪽의 테이블 벽면에는 나물들에 대한 사진과 이야기들이 갤러리처럼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곳의 글, 그림, 사진 들은 정겨운 어르신같은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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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상차림입니다. 왼쪽이 참명란비빔밥, 오른쪽이 산나물비빔밥입니다. 기본찬 3가지와 장국까지 깔끔한 1인식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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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란과 저염 명란젓, 실파와 김가루, 참기름이 들어간 참명란 비빔밥은 고소한 계란과 바다의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식감을 잘게 썬 실파가 아삭하게 살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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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찬들도 튀는 맛 없이 슴슴하면서도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외부 음식이 많지 않은데 소녀방앗간은 어르신부터 아이들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근대,소라,우렁이 들어간 무침이 독특했습니다. 메추리알 장조림도 자꾸 젓가락이 갑니다(아이들과 간다면 이 반찬이 가장 인기있을 것 같아요.) 깍뚜기 역시 무의 달큰함과 개운함덕에 밥먹는 중간중간 쉼표가 되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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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비빔밥입니다. 기본적으로 간이 되어 나오지만 혹시 싱겁다면 같이 나오는 젓갈을 살짝 넣으면 됩니다. 기본찬이 어느정도 간이 있어서 반찬과 같이 먹으니 제게는 적당하더라고요. 젓갈로 간을 해서 그런지 육지향이 가득한 산나물과 젓갈의 바다향이 어우러지는 오묘한 맛입니다. 물론 튀지 않고 둘다 은근한 맛이라 씹으면 씹을수록 맛의 변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