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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맛집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가고파식당'이 아닐까 싶네요. 이곳은 여행객의 눈을 사로잡는 근사한 분위기도 아니고 특별한 요리법을 가지고 있는 곳이 아닙니다. 그냥 시장 한 켠에서 할머님 한 분이 홀로 집밥처럼 소박하게 차려낸 밥상이 인기인 곳인데요, 그 따뜻한 밥상을 받으러 저도 가보았습니다.
가고파식당은 합천시장 안쪽에 위치했는데요. 시장 가장 안쪽 그 속에서도 뒤쪽에 있어 찾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 워낙 유명한 곳이니 고생하지 마시고 그냥 시장 상인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가르쳐주십니다.
유명세가 의심될 정도로 허름하고 작은 규모의 식당이더라고요. 그래서 음식 맛이 더욱 궁금해져 재빨리 들어가 주문했어요.
메뉴를 보니 특별한 것은 없고 평범한 한식메뉴인데요. 이 집의 인기메뉴는 오른쪽 사진에 작게 쓰여진 '세트메뉴'입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세트메뉴'를 주문하기 때문에 식당에 들어서면 주인 할머님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몇 명입니까?" 딱 한마디 물으시고는 지글지글 ~음식을 만들어 주십니다.
손님이 아무리 많아도 할머님 혼자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조금은 기다려야 하는데요, 기다리는 동안 식당을 둘러보니 따뜻한 연탄난로가 있는 작은 방이 어릴 적 외할머니네 놀러 온 기분입니다.
세트메뉴 중 가장 처음 나온 오징어파전입니다. 일반 식당에서 한 장에 만원씩 파는 크기의 파전을 만들어 주셨네요.
두툼한 파전에 파와 오징어를 푸짐하게 넣어 달걀물을 풀어 고소하고 바삭하게 부쳐낸 맛있는 파전이었습니다.
맛있어 보여 사진을 빨리 찍고 먹으려는데 젓가락이 제각각 이네요. 불평 한마디 할만한데도 왠지 저의 외할머니 댁에 놀러 온 것 같아 이것도 허허~ 웃어넘겨지네요.
제 각각인 젓가락을 대충 주어 들고 드디어 한입 먹어봤는데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파전입니다. 쫄깃한 오징어도 인심 좋게 넉넉히 넣어주셨네요.
두 번째로 나온 돼지고기볶음입니다.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하라고 팬 통째로 나왔는데요, 투박하지만 멋보다 맛을 챙겨주는 할머님 마음이 전해지네요.
얇게 썬 돼지고기를 매콤하고 달콤짭조름하게 볶았는데요, 고기도 푸짐~ 채소도 푸짐하게 넣어 주었네요.
세트메뉴의 마지막 요리인 '김치찌개'입니다. 맛있는 묵은지에 돼지고기를 넣고 푹~익힌 평범하지만 자꾸 떠먹게 되는 감칠맛이 있는 엄마가 끓여주신 그 맛의 김치찌개였어요. 아주 맛있습니다.
찌개에도 돼지고기 아낌없이 팍팍 넣어 주셔서 이날 고기로 배 든든히 채웠답니다.
할머니가 퍼준 밥을 보고 웃음이 배시시 나오네요. 왼쪽의 밥은 남성용 고봉으로 볼록~ 튀어나오게 많이 담은 밥이고요, 오른쪽은 여성용으로 남자보다 조금 적게 납작한 밥으로 나왔습니다.
물론 모자라면 공기밥은 그냥 더 주시더라고요. 할머니가 무심히 요리하는 것 같아도 손님별로 맞춤서비스도 되어 있네요. ^^*
오징어 파전, 돼지고기 볶음, 김치찌개, 묵은 김치, 공기밥 이렇게 해서 17,000원자리 2인용 세트메뉴입니다. 종류는 간단해도 양은 푸짐하고 맛은 화려하지 않고 소박해도 깊은 손맛이 느껴집니다.
저희가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지 직접 담근 마늘장아찌도 서비스로 주셨네요. 역시 맛은 Good~ 새콤달콤 아삭하니 이것 또한 밥도둑이었습니다.
'가고파식당'은 겉모습부터 음식 맛까지 어느 하나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하고 소박한데요. 그러나 그 속에는 화려한 식당에는 없는 어릴 적 할머님이 차려준 집밥의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까지 한끼 따뜻하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 가고파 식당입니다.
주소 : 경남 합천군 합천읍 합천리 473-1(합천시장내)
전화 : 055-932-8880
영업시간 및 휴무 :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명절휴무
